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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

구경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윤희는 차갑게 변해버린 구경민의 얼굴을 바라보며 다급히 말했다.

“미안해, 경민 씨.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안 되는데. 앞으로 조심할게. 다신 안 할게.”

구경민은 아무 말도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고윤희는 눈치가 빠른 여자다. 그녀는 구경민의 손에 들려있던 수저를 내려주고 두 팔로 구경민의 목을 감싸며 말했다.

“내가 말 잘 못했으니 오늘 벌 받아야지. 어때?”

구경민이 물었다.

“정말 나 사랑해?”

“....”

그녀는 머리를 푹 숙이고 한참 지나서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랑해. 사랑해서 사랑한다고 말했어. 이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어쩌면 이러면 지금의 행복이 사라질 줄 알면서도... 하지만 경민 씨 걱정하지 마. 나 부담 주려는 거 아니야. 나 성인이야. 어린애 아니야.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어. 언젠가 내가 지겨워졌는데도 말하기 미안하다면 나한테 그렇게 말해줘. 인테리어 다시 해야 하니까 잠시 다른 곳에서 지내다가 돌아와. 이렇게 하면 돼. 그럼 내가 조용히 나갈게. 다시 돌아오지 않을게. 응?”

구경민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고윤희의 이런 안쓰러운 모습은 자꾸만 구경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구경민은 고윤희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최여진이 자리하고 있었다. 구경민은 최여진이 열여섯 살 때부터 5년을 짝사랑했던 첫사랑이다.

5년이나 말이다.

구경민은 그녀를 위해 목숨을 내놓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여진은 구경민을 버리고 해외로 갔다. 구경민은 더는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게 되었다.

구경민은 비록 고윤희를 사랑하지 않지만, 그녀를 아꼈다.

아껴줄 수 있는 만큼 지독히도 아꼈다.

구경민은 몸을 뒤집어 고윤희의 몸에 올라탔다.

고윤희는 깜짝 놀랐다.

“경민 씨... 화... 화난거야?”

“자기라고 불러!”

구경민은 나지막하지만, 강한 어조로 말했다.

고윤희는 이내 목소리를 바꿔 애교스럽게 말했다.

“자... 자기야!”

구경민은 고윤희의 입을 맞추고 사랑을 나눴다.

하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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