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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구경민의 말을 들은 고윤희는 사실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고윤희는 애써 웃어 보이며 말했다.

“응, 그럴게. 그럼, 임플라논으로 하자.”

구경민은 고윤희를 데리고 임플라논 시술을 받았다.

그날 이후, 구경민은 고윤희를 더 잘 대해주었다.

구경민은 5억에 그녀를 사 간 정씨 집안 사람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었으며 고윤희와 함께 고윤희의 고향 집으로 가서 그녀의 부모님이 혈연 포기 각서에 사인하도록 했다.

고윤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에서 나왔다.

그녀의 부모님과 형제자매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고윤희의 어머니는 고윤희를 향해 애타게 소리쳤다.

“윤희야, 너 엄마 아빠 버리고 갈 거야?”

고윤희는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렸다.

한참 눈물을 흘리던 고윤희는 머리를 돌리고 말했다.

“두 사람의 딸 고윤희는 이제 이 세상에 없어요.”

“....”

“당신들 모두 에어컨 빵빵한 방에서 잠자고 있을 때, 윤희만 베란다에서 잠을 잤다죠. 베란다에서 떨어지기라도 했다면 뼈도 못추렸을거에요.”

“....”

“또, 윤희는 시댁의 지하실에 감금되어 있었죠. 만약 그곳에서 죽기라도 했다면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시체도 다 썩고 뼈도 안 남았겠죠.”

“....”

“또, 윤희의 시동생한테 머리채 잡히고 가차없이 폭행당해서 서울에서 죽을 뻔했어요.”

“윤희야...”

고윤희의 어머니는 눈물을 보였다.

“난 이젠 두 사람의 딸 고윤희가 아니에요. 미안해요! 다시 보는 일 없어요!”

말을 끝낸 고윤희는 뒤돌아서 자리를 떠났다.

“윤희야...”

고윤희의 아버지도 눈물을 흘렸다.

아마 그제야 두 사람은 고윤희도 친자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모양이다.

고윤희는 다시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 말했다.

“드릴 말씀이 있어요. 나 임플라논 했어요. 아마 평생 아이는 안 낳을 거 같아요. 혹시라도 아이가 생기면 나도 그 아이에게 불공평하게 대할까 봐 겁이 나요. 아이가 원해서 태어난 게 아닌데 말이죠. 왜 내가 낳았다고 무조건 나한테 고마워해야 하죠? 언젠가 내가 정말 아이를 가지게 된다 해도 하나만 낳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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