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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고윤희는 행복했다.

진심으로 행복했다.

구경민의 집에서 지내게 된 밤, 그녀는 이불속에서 펑펑 울었다.

여태 누구도 그녀를 사람으로 대한 적이 없었다.

고윤희는 왜 부모님이 굳이 그녀를 이 세상에 데려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랑을 주지도 않을 거면서 왜 그녀를 낳았는지 알 수 없었다.

고윤희는 부모님에게 왜 자기에는 사랑을 주지 않는지 따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부모님은 구구절절한 이유와 핑계를 늘어놓았다.

고윤희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윤희야. 우리는 너한테 생명을 주고 하루 세끼 밥도 먹여주잖아. 그러면 너는 엄마 아빠한테 고마워해야지 이런 걸 따져서 되겠어? 넌 대체 누굴 닮아서 이렇게 속이 좁은 거야?”

고윤희는 울면서 물었다.

“언니 오빠, 그리고 동생들은 다 자기 방이 있는데 왜 난 아무 데서나 자야 해요?”

“널 빼면 다 쌍둥이잖아?”

고윤희의 어머니도 옆에서 한마디 했다.

“네 언니 오빠는 애교도 많고 너처럼 삐딱하지도 않아! 그리고 엄마 아빠한테 아이가 아홉인데 어떻게 모두 똑같은 사랑을 주겠어? 우리도 어쩔 수 없어. 다들 쌍둥인데 너만 혼자니까 엄마 아빠는 먼저 쌍둥이들부터 챙길 수밖에 없지.”

고윤희의 아버지도 계속 말했다.

“엄마 아빠는 아홉 명의 아이 중에서 여덟은 잘 보살폈지만. 너한테는 관심을 많이 주지 못했어. 하지만 이게 우리 최선이야. 우리도 할 만큼 했어. 열 손가락도 길이가 다 다른데 어떻게 똑같게 해주겠어? 우리가 책임감이 없었더라면 집에 아이도 많은데 널 이미 입양 보냈겠지. 그런데 해외에 입양 보냈다가 혹시라도 입양한 부모가 이혼이라도 하면 넌 버려질 거 아니야?”

고윤희의 엄마도 뒤질세라 한마디 거들떴다.

“지금 이상한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데. 만약에라도 널 그런 집에 입양 보내면 너 얼마나 상처받겠어. 넌 상상도 못 할 거야. 우리가 널 입양 보내지 않고 계속 키우고 있는데 넌 오히려 우릴 원망해? 너 어쩜 그렇게도 양심이 없니.”

고윤희의 부모는 몇 번이고 똑같은 말을 했었다.

그녀는 쭉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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