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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세상에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가 있을까!

그녀는 구경민이 평소에 하던 말이 떠울랐다.

“부소경 그 녀석은 요즘 아주 딸바보가 따로 없어! 예전에 단호하고 냉철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도 없다니까. 아무한테도 정을 안 주고 잘 웃지도 않던 놈이 퇴근하면 곧장 집으로 달려가. 딸내미가 보고 싶다고 말이야.”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가 집에 있는데 당연한 게 아닐까?’

“가요, 이모. 엄마가 밑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고윤희가 준비를 마치고 나오자 신유리는 그녀의 손을 끌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어젯밤 엄마에게서 예쁜 이모와 백화점 쇼핑을 갈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신유리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이 너무 좋았다.

물론 유치원에도 친구가 많았다.

하지만 엄마의 친구라면 자신에게도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핑크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아이와 고윤희가 아래층 거실로 내려왔다.

고윤희는 구경민과 함께 나갈 때면 항상 정숙하고 단아한 차림을 고수했다.

유독 오늘만 신유리의 성화에 못 이겨 어린애들이나 입을 법한 귀여운 차림을 했다.

여자 나이 서른넷이면 적지 않은 나이건만, 구경민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서 스트레스도 없이 지내다 보니 그녀는 신세희와 또래 나이로 보였다.

한편, 신세희는 거실에서 구경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구경민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을 건넸지만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신세희는 들어주는 편에 속했다. 거실에서 고윤희를 기다린 지도 시간이 꽤 흘렀지만 구경민이 질문하고 신세희는 대답을 간단하게 해주는 정도였다.

“어제 사격 연습 안 힘들었어요?”

“괜찮았어요.”

“건축 설계도는….”

신세희가 물었다.

“설계도가 왜요?”

“일은 순조롭죠?”

“네.”

구경민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무릎을 탁 치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부소경이랑 두 사람이 평소에 어떻게 지내는지 상상이 가네요.”

신세희도 미소를 머금고 대답했다.

“사실 평범해요.”

지금 부소경과 함께 있을 때면 신세희도 전보다 말이 많아졌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지낼 때도 말수가 너무 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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