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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5화

“장기적인 영양실조로 피부도 창백하네요. 영양실조에 햇빛도 많이 못 봤는지 골격 연령이 실제 나이보다 다섯 살은 어리게 나왔어요. 피부는 하얗고 부드러워 보이는데 오랫동안 건강이 좋지 않은 데다가 온몸이 상처투성인 거로 보아서는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는 거 같아요.”

“....”

구경민은 한참 머뭇거리다가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일단 치료부터 해주세요. 나머지는 그 뒤에 얘기하죠.”

“그럴게요!”

의사가 답했다.

고윤희는 병원에서 일주일 내내 입원해 있었다.

그사이 발생한 모든 비용은 구경민이 내주었다. 경상이라 병원비용은 많이 들지 않았지만, 구경민은 그녀의 몸에 좋은 영양제품만 해도 몇백만 원어치 사다 주었다.

그리고 그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구경민은 고윤희의 사정을 다 알게 되었다.

구경민은 분노했다. 법치국가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하지만 병상에 누워있는 고윤희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이 세상에는 우리가 상상도 못 할 일들이 많아요. 큰 도시의 대학생들도 유괴되어 몇 년씩 갇혀 있으면서 아이를 가득 낳아요. 뉴스에도 나왔잖아요. 비록 나는 갇혀져 있었지만 다행히도 아이가 안 생겼어요. 그 바보가 나와 결혼하고 바로 죽어버렸어요. 그리고 그 바보의 동생. 그 사람은 바보는 아니지만... 무능해요.”

고윤희는 자기의 기구한 팔자를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깊은 생각을 하던 구경민이 입을 열어 말했다.

“그 집 사람들은 이미 벌 받았어요. 주범과 공범 모두 평생 감방에서 썩을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부모님은 어디 있어요? 집으로 데려다줄까요?”

“싫어요!”

고윤희는 단칼에 거절했다.

“집은 안 돼요. 아픈 데가 나으면 떠날게요. 혼자 살 수 있어요. 그러니 제발 집에는 데려가지 마세요. 아니면...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갈게요. 더는 폐 끼치지 않을게요.”

말을 끝낸 고윤희는 다급히 몸을 일으켜 병실 밖으로 도망가려 했다.

그런데 몇 걸음 못 가 그녀는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구경민은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

“제발요, 놔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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