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해!그들은 그 즉시 여기로 달려왔다.다행이다, 다행이야!천만다행이야!부소경은 신세희를 품에 꼭 안았다.“소경 씨…” 신세희가 울음을 터트렸다.평생 거의 운 적 없는 신세희가 부소경의 품에 안기자 눈물을 흘렸다.“정말 다시는 당신과 우리 딸을 못 보는 줄 알았어요… 나… 아직 살아있죠?”“살아있어.”부소경이 말했다.“이거 꿈 아니죠?”신세희가 다시 물었다.“아니야.”“대체 어떻게… 어떻게 나를 찾았나요? 제가 보낸 구조 요청 문자를 본 건가요?” 신세희가 물었다.부소경은 고개를 저었다.그는 사실 아무런 문자도 받지 못했다.어젯밤 그는 계속해서 신세희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그녀가 계속 받지 않자 그는 그녀 핸드폰이 꺼진 줄 알았다.“내가 보낸 메세지도 못 봤는데, 여기는 어떻게 온 거예요?” 신세희가 물었다.“직감이야, 왠지 계속 네 걱정이 됐어.” 부소경이 말했다.“소경 씨…”그녀는 그의 품에 힘껏 머리를 파묻었다.이걸 본 신혜린은 여전히 상황 파악을 못하고 소리 질렀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너희 누구야! 감히 여기서 무슨 짓이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신혜린은 평생 부소경을 본 적이 없었다.비록 TV나 유튜브에서 몇 번 봤지만, 대부분 옆모습인 데다가 가까운 거리도 아니어서 신혜린은 부소경을 모른다. 그저 한 사람이 와서 다짜고짜 신세희를 껴안고 있는줄로만 알았다. 게다가 알고 지내던 불곰이 자신의 클럽에서 맞았으니 그녀가 당연히 가만히 있을리 없었다.“네가 신혜린이야?” 부소경이 차갑게 신혜린을 바라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신혜린은 아주 거만하게 부소경을 바라보며 거들먹거렸다. “그래, 내가 신혜린이다. 나 신혜린은 이 현성에서 알아주는 사람이야! 지금 나는 내 육촌 여동생을 교육시키고 있는 거야, 우리 집안 일이라고! 어디서 굴러온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방해하지 않는 게 좋을걸! 빨리 내 여동생 돌려내!”부소경의 품에 안긴 신세희는 상황이 참 웃기고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부소경은 서두르지 않고
신세희의 남편?신혜린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얘는…남편이 없어. 얘는 업소녀야. 밖에서 십몇 년을 굴러다녔는데, 남편이 있을 리가… 너… 너 성이 뭐야?”신혜린은 가슴에서 피를 줄줄 흘리며 물어왔다.하지만 통증이 느껴지진 않았다.그녀는 자신의 생사 문제도 잊고그저 계속 부소경만 쳐다봤다.옆에서 불곰을 밟고 있는 엄 비서, 그리고 부소경의 가슴에 안겨 있던 신세희도 다 알았다. 지금 신혜린은 죽기 직전 잠시 정신이 맑아진 것이었다.“무서워?” 부소경이 부드럽게 신세희에게 물었다.신세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 무서워요. 저는 당신 아내인걸요. 만약에 방금 당신이 오지 않았더라면 내가 이 사람을 물어 죽이려고 했어요.”신세희는 무섭지 않았다.이곳에 갇혔을 때도 두렵지 않았고, 지금 더더욱 무서울 게 없었다.신혜린에게 너무 잔혹하냐고?하나도 안 잔혹해!그녀는 평생 신혜린을 본 적도 없었는데, 이렇게 자신을 증오하다니.심지어 자신을 여기에 가두고, 좋은 가격에 팔아 넘기려 하다니.이런 사람은 죽어도 싸다.신세희는 부소경의 품에서 고개를 내밀어 얼굴이 점점 창백해지는 신혜린을 보며 말했다.“미안해, 신 아가씨, 아니, 언니! 이 쪽은 내 남편 부소경이라고 해!”부소경?신혜린은 순간 멍해져서 물었다. “너… 네가 정말 부소경이야? 신세희가 정말 부소경이랑 결혼한 거였어? 임… 임서아가 날 속인 거야? 걔가 절대 둘이 결혼했을리 없다고… 임서아가 날 속였어!”또 임서아의 짓이었다.그녀는 그 더러운 손을 신세희의 옛 집, 신세희는 알지도 못하는 이 육촌 언니에게로 뻗은 것이었다.부소경의 마음이 순간 더 냉랭해졌다.그는 냉담한 목소리로 엄 비서에게 “이 여자를 묻어!”라고 말했다.엄선우가 즉각 대답했다. “네, 대표님, 잠시후에 처리하겠습니다.”“아니… 묻지 마, 난…살 수 있어, 어서…구급차를 불러. 세희야 부탁이야, 난 너의 언니잖아, 만약 나를 살려준다면 뺏아간 2억을 돌려줄게, 그리고 임서아한테도 연락해 줄게. 걔야,
신혜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콸콸 흐르는 자기의 피를 바라보며 서서히 정신을 잃었다.그녀는 후회하고 있었다.신세희에게 했던 일들이 떠오르면서 후회가 몰려왔다.그 일들로 결국 생명까지 잃게 되었다.신혜린은 이내 출혈 과다로 사망하고 만다.그녀는 자기가 운영하던 반은 클럽, 반은 은밀한 공간인 이곳에서 서서히 눈을 감았다.우습지만, 현실이다.신혜린의 업소는 이내 깨끗이 처리되었다.부소경은 신세희를 부축해 밖으로 나갔다.엄선우는 이미 불곰을 반쯤 죽여놓고는 밖으로 질질 끌었다.그러다가 문 앞에서 그들은 마침 열댓 명의 조폭과 마주치게 되었다.“당신들 뭐야! 신 사장은 어딨어?”한 남자가 물었다.이 사람들은 신혜린이 신세희를 상대하기 위해 부른 조폭들이다.신혜린은 이 조폭들을 시켜 신세희를 침범하게 하려고 했다.부소경은 담담한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죽었어.”“누가, 누가 죽었다고?”그들은 믿어지지 않았다.“신혜린!”부소경이 다시 냉랭하게 말했다.“...”신혜린이 신세희를 침범하게 하려고 부른 조폭들은 너무 놀라 아무 말도 못 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그들은 숨소리도 내지 못하고 눈을 껌뻑거리며 부소경이 신세희를 부축하고 문을 나서는 것을 바라보았다.부소경의 뒤에는 엄선우에게 짓밟힌 불곰이 있었다.불곰도 이 지경이 되었는데 누가 감히 나설 수 있을까?신세희는 부소경의 차에 올랐다.엄선우가 운전하는 차는 호텔로 향했다.신유리는 아직도 호텔에서 잠자고 있었다.두 사람은 신유리를 안고 나와 차에 태웠다.이때 신세희가 다급하게 말했다.“엄 비서님, 빨리 가요. 신혜린한테 납치당해서 말이지, 만약 이런 일이 없었더라면 저는 아마 지금도 그 굴착기를 지키고 있었을 거예요. 저 무조건 그 사람들이 움직이기 전에 엄마 아빠의 산소를 옮겨야 해요.”엄선우는 더 빠른 속도로 운전했다.15분쯤이 지나 그들은 목적지에 도착했다.신세희의 말처럼 굴착기들이 또다시 작업하고 있었다.“잠깐만요! 여기
신 영감은 놀랍다는 표정으로 신세희를 보며 말했다.“세희야, 너 혹시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네 엄마가 죽고 나서 여기 묻혔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야?”신세희는 머리를 끄덕였다.“6년 전에 임지강이 그렇게 말해줬어요. 엄마가 여기 묻혀있다고.”신 영감이 또 물었다.“임지강이라는 사람 혹시 네 엄마 아빠가 결혼할 때 왔던 그 남자야?”신세희는 또 머리를 끄덕였다.“맞아요.”“그 자식 그거 좋은 사람 아니야!”신 영감은 분노하며 말했다.그러고는 또 다른 얘기를 해주었다.“네 엄마의 사촌오빠라고 그러던데, 네 엄마가 여기 시집온 뒤로는 들여다보지도 않았어. 네 아빠가 돌아가셨는데도 안 왔던 사람이야. 그러고 네 엄마가 네 학비 벌겠다고 막일도 했을 때, 얼마 안 되는 월급을 본인은 10만 원만 두고 다 임지강한테 주었어. 네 생활비로. 네 엄마가 얼마나 고생했을까! 임지강이라는 그놈은 뻔지르르해서 네 엄마를 하나도 돕지 않았어.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그 5, 6년이라는 사이에 여기를 서너 번은 왔지. 매번 와서 한다는 말이 너랑 네 엄마가 사고를 쳐서 도망 다니고 있으니 소식이 있으면 우리에게 알린다고 했어. 그 신혜린이라는 여자도 임지강 집안과 얽혀있는 사람이야.”신세희가 신혜린에게 끌려갈 때, 신 영감과 몇 명의 마을 사람들은 신세희의 운명을 걱정했다.하지만 다시 돌아온 신세희를 보고 그들은 알 수 있었다.신혜린은 절대로 신세희를 어떻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말이다.그리고 신영감은 신세희 뒤에 슈트 차림에 차도 있고 비서도 있는 남자를 보고는 신세희가 출세했을 거로 예상했다.신세희는 더는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 같았다.그제야 신 영감은 그녀에게 충격적인 진실을 알려주었다.신 영감은 걱정이 잔뜩 섞인 말투로 신세희에게 물었다.“세희야, 너 정말 네 엄마랑 같이 있지 않았어? 그럼, 이 오랜 시간 네 엄마는 어디 있는 거야? 네 엄마가 네 아빠랑 결혼할 때부터 네 아빠는 몸이 안 좋아 체력이 드는 일은 할 수 없어서 집안일은 다
부소경은 재빨리 달려가 신세희를 끌어안았다.“신세희, 진정해! 진정해!”신세희가 말했다.“어떻게 진정해요. 소경 씨, 저 도무지 진정이 안 돼요! 전 임서아 대신에 감방으로 갔어요! 그 뒤로 엄마를 만날 수 없었어요. 2년이 지나서 나왔는데 엄마가 죽었대요, 임지강이 우리 엄마 유골을 고향에 묻었다고 했단 말이에요. 임지강이 직접 말했어요! 그러고 오랜 시간 동안 엄마가 보고 싶어도 돈이 없었어요. 임신하니까 어쩔 수가 없었어요. 다 내 잘못이에요! 엄마의 유골도 못 찾는데 내가 살아서 뭐 해요?”부소경이 확고하게 말했다.“당신한테 유리도 있고! 나도 있어!”“....”“당신 어머니의 유골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복수라도 해야 할 거 아니야!”부소경은 침착하게 말했다.이 순간, 부소경이 임지강에 대한 원망은 신세희보다 강렬했다.‘6년 전에 임지강이 임서아를 신세희로 위장시키지 않았더라면, 신세희가 이토록 비참해지지는 않았을 거야. 더 화가 나는 건, 신세희 엄마의 유골을 고향에 묻었다고 거짓말을 했어. 임지강,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소경 씨...”신세희는 부소경의 품에 안겨 서글프게 울었다.“당신 왜 날 6년이나 더 힘들게 만들었어요. 내가 어떻게 버텨온 줄 알아요? 당신이 유리를 해치기라도 할까 봐 매일 전전긍긍하며 살았어요. 그래서 나는 엄마한테도 가지 못했어요. 엄마한테 정말 미안해요! 소경 씨, 미워요! 너무 미워요! 미워요!”신세희는 부소경의 가슴을 주먹으로 내리쳤다.부소경은 마음이 아팠다.주위 사람들도 그 모습에 저도 몰래 눈물을 흘렸다.아무도 감히 입을 벌리지 못했다.굴착기 기사도 입을 꾹 다물었고, 신혜린과 사이가 좋았던 사람도 신혜린의 상황에 관해 묻지도 못했다.모두 조용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이때 엄선우가 두 사람에게 다가와 부소경에게 말했다.“대표님, 지금 얻은 정보가 완전한 정보는 아니지만 그래도 사모님한테 말씀드려야 하지 않을까요?”부소경은 신중한 사람이다.확실치 않은 이상 신
부소경은 신세희가 안쓰러워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엄 비서가 임지강과 당신 엄마 사이를 조사했는데 말이야, 6년 전에 당신이 병원에서 우리 엄마 돌볼 때, 임지강이 당신 엄마를 한동안 감금했대,”신세희는 부소경의 손을 잡고 격앙되어 물었다.“우리 엄마 안 죽었어요? 소경 씨, 나 당신 미워 안 해요. 그러니 빨리 말해줘요. 우리 엄마 살아있어요?”부소경은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위로했다.“신세희, 진정해.”“말해요! 말해봐요, 빨리 얘기해줘요, 소경 씨. 얼른요!”신세희는 부소경을 보챘다.부소경은 곧 작업에 들어갈 공터와 굴착기 그리고 모든 스텝과 마을 사람들을 둘러보았다.그러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신세희를 바라보며 말했다.“우선 진정해. 우선 당신 아버지 유골을 모셔가야 해. 상세한 얘기는 호텔로 돌아가서 하는 거로 해. 여기 보는 사람도 많아. 내 말 들어.”신세희는 머리를 끄덕였다.“그래요, 소경 씨. 그렇게 할게요.”부소경은 신세를 부축해 차에 태우고는 이마에 살며시 입 맞춤 하고는 말했다.“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신세희는 머리를 끄덕였다.신유리는 아직도 신세희 옆에서 깊은 잠을 자고 있었다. 신세희는 잠자는 신유리를 보았다.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달콤하게 잠자는 신유리를 보고 신세희는 마음이 안정되었다.그녀는 차창으로 부소경을 바라보았다.부소경은 태어날 때부터 아우라를 가지고 있어 그가 있는 곳이면 사람들은 다들 자기를 죽이기라도 할까 봐 그에게 공손하게 대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했다.신세희는 부소경이 이 모든 걸 깔끔하게 해결할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저 차에서 얌전히 앉아 어린아이처럼 부소경을 바라보았다.그녀는 그런 부소경을 보며 편안함과 안전감을 느꼈다.‘설마.’신세희는 머리를 차창에 대고 엄마가 살아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갑자기 그녀는 첫 운전을 하던 날, 자기의 차에 치인 아주머니가 생각났다.‘그 아주머니 우리 엄마랑 너무 닮았어.’신세희는 그 아주머니를 다시 한번 보고 싶었다.
부소경이 서 있는 모습은 마치 사람들의 참배를 받는 듯 싶었다.신세희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네.”“사모님, 사모님께서 고향에 돌아오시는 줄도 모르고 미리 준비 못 한 점 용서해 주세요.”남자는 연신 사과했다.신세희는 입술을 오므리고는 말했다.“아니에요.”“사모님, 일단 작업은 멈췄고 무당과 유골을 옮기는 전문가들이 곧 올 거예요. 우선 아버님의 유골을 꺼내 좋은 곳에 다시 묻도록 하죠. 사모님이 마음에 드는 곳으로요. 그리고 철거금과 아버님의 무덤이 있는 이 귀한 땅값은 저희가 계산해 보았는데 2억 드리면 괜찮을까요? 아니다 싶으면 더 드릴게요.”“...”신세희는 종래로 누군가를 난처하게 굴지 않았다.그녀는 철거금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그녀의 목표는 오직 엄마 아빠의 유골을 모셔가는 것, 그거 하나뿐이다.더군다나 그녀는 이곳에 대해 좋은 추억이 없었다.그녀의 일가는 이곳에서 기쁨보다 모욕을 더 많이 받으며 살았다.신세희의 아버지는 생전에 그녀의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다.“내가 다리만 이러지 않았더라면 두 사람 데리고 여길 떠나서 아마 영영 돌아오지 않았을 거야. 밖에서 죽는다 해도 절대 안 돌아왔어.”‘엄마 아빠도 이곳에서 모욕 당하는 일상이 얼마나 지겨웠을까? 지금이라도 아빠를 남성으로 모셔 제일 좋은 곳에 묻어 드리면 시간 날 때마다 아빠 보러 갈 수도 있어.’여기까지 생각한 신세희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우리 아빠가 살아계실 때, 이웃집에 사는 둘째 작은할아버지가 아빠한테 제일 잘해 주셨어요. 둘째 작은할아버지는 사람도 성실하니 앞으로 많이 도와드리세요. 철거금은 안 받을게요. 오랜 시간 우리 집을 돌봐주신 둘째 작은할아버지한테 드리는 거로 하죠.”남자는 이내 대답했다.“사모님, 정말 좋은 사람이네요. 그렇게 할게요. 지금 당장 그 분한테 알리러 가야겠어요.”얼마 안 지나, 신 영감이 눈물을 머금고 신세희의 차를 향해 달려왔다.“세희야, 할아버지가 이걸 어떻게 받아?”“둘째 작은할아버지, 그냥 받으셔
임서아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신세희는 또다시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왔다.그녀의 모든 원한과 엄마의 생사, 그리고 오늘 오전에 당한 모욕까지 한 순간에 몰려와 그녀를 독하게 만들었다.“임서아, 죽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말해, 사는 것보다 더 괴롭게 죽게 만들어 줄 테니까!”“하하!”임서아는 더 정신을 놓고 웃었다.“신세희, 나 임서아가 살아가는 이유가 바로 널 상대하기 위해서야! 내가 사실대로 말할게. 너와 네 엄마, 우리 집에 오면 안 됐어. 너와 네 엄마는 네가 12살 때 죽었어야 했어! 두 사람은 살아 있으면 안 됐어! 너와 네 그 못난 촌뜨기 엄마는 이미 죽었어야 했다고!”“닥쳐!”신세희는 또다시 화가 올라왔다.그녀는 너무 화가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다.만약 이 순간 눈앞에 임서아가 있다면 신세희는 기필코 그녀를 죽여버렸을 것이다.신세희는 항상 담담했지 이토록 흥분한 적이 없었다.사흘 전에 서씨 집안 어르신한테 당했을 때도, 한 달 전에 구자현에게 당했을 때도, 더 전에 다들 그녀를 모욕했을 때도 신세희는 모두 담담하게 지나쳐 버렸다.심지어 오늘 신혜린한테 룸에 감금당했을 때도 그녀는 이토록 흥분하지 않았다.하지만 이 순간, 그녀는 이성을 놓아버렸다.“임서아, 내 말 잘 들어! 내가 살아있는 한, 꼭 널 갈기갈기 찢어서 비참하게 죽게 할 거야! 그리고 네 그 인간 말종 아빠한테 전해줘, 내가 언젠가는 임지강의 사지를 찢어버릴 거라고! 임지강 사지를 찢어서 죽여버릴 거야!”신세희는 화가 났다.정말 화가 났다.전화기 저편에서 신세희의 말을 들은 임지강은 저도 몰래 발걸음을 뒤로 옮겼다.그리고 나서 다시 화를 내며 소리 질렀다.“양심도 없는 것! 내가 8년을 키웠는데, 나한테 은혜를 갚지 못할망정 내 사지를 찢어버리겠다고? 양심도 없는 것! 서아야! 신혜린한테 전화해서 내가 시켰다고 말해! 당장 신세희를 죽여버리라고 시켜! 사람 많이 데리고 가야 해,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신세희는 임지강의 말을 똑똑히 들었다.보나 마나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