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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신세희는 스스로 겨우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작게 중얼거렸다. 사실은 그저 신음하듯 내뱉은 말일 뿐이었다.

눈앞의 남자를 보면서 신세희는 저도 모르게 바싹 몸을 굳혔다. 6년이나 흘렀다. 그러나 이 남자는 6년 전보다 훨씬 날카로웠고 더 진중했다.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건만 그의 날카로운 기세가 온몸을 찔러왔다.

기고만장하던 송씨 부부는 부소경이 들어오자마자 굽실거리며 아첨했다.

"부... 부 대표님. 이렇게 직접 오시다니요. 사실... 제 허리에는 큰 문제가 없답니다."

더듬거리며 말을 늘어놓던 송씨가 웃으며 부소경을 바라보았다.

송씨의 아내는 그의 기세에 말도 못 하고 바보처럼 고개만 끄덕였다.

다만 그들의 아들인 송성진은 부소경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가 반갑게 부소경을 불렀다.

"부소경 삼촌."

"그래."

부소경의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송성진은 신세희를 보며 거만하게 말했다.

“거지야, 봤지? 이분은 우리 아빠가 새로 사귄 친구야. 남성에서 온 엄청 대단한 분이라고. 만약 신유리가 나에게 무릎을 꿇지 않는다면 우리 삼촌이 유리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송성진이 자기 부모에게 배운 거라곤 오만하고 방자하게 구는 것뿐이었다.

"당신은..."

강정운은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운성의 권력자가 이렇게 눈앞에 있다니. 그는 그렇게나 대단했던 부씨 가문의 사업을 5년 만에 다섯 배 이상 확충시킨 장본인이었다.

"맞아, 운성의 그 부소경."

부소경이 싸늘한 눈빛으로 강정운을 쳐다보았다.

강정운은 저도 모르게 기가 죽었다.

송씨의 뒷배가 부소경이 맞는다면 신세희는 절대 빠져나갈 수 없을 터였다.

강정운은 비록 이곳에서는 내로라하는 사업가였지만 부소경 앞에 서면 한낱 미물에 불과했다.

"부... 부 대표님."

강정운은 신세희를 대신해 몇 마디 변명해주려 했으나 부소경이 말을 잘랐다.

"강 대표. 오늘부로 우리 F그룹에서 당신들의 부동산 회사를 모두 인수할 겁니다."

"어떻게 그런...!"

"이 작은 도시의 별 볼 일 없는 부동산 회사들을 한번 합쳐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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