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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이윽고 차에서 내린 사람들도 하나같이 예사롭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부소경의 눈치를 보며 뒤에서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서시언은 그들은 훑어보았다. 안면이 있는 자들도, 처음 보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모두 곡현에서 꽤 알아주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오늘 약속이나 한 듯 이곳에 모이게 된 것이다.

'모두 부소경에게 잘 보이려고?'

부소경의 세력과 명성이 얼마나 대단한지 똑똑히 보아낼 수 있었다.

부소경은 마치 고고한 황제가 자기 신하들을 굽어보듯이 오만하게 눈썹을 치켜세웠다. 서늘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금은 개인적인 일을 처리 중이니 시간을 내기 어렵군요."

"......"

엄선우가 앞으로 나서며 그들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5분 안에 모두 비켜주시지요."

누군가 용기를 내어 물었다.

"그럼 저희는 언제쯤 부 대표님과 만찬을 함께할 수 있습니까?"

엄선우가 말했다.

"일단 내일 다시 얘기합시다!"

"예. 그럼 저희는 방해하지 않고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언제든 연락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들은 눈 깜짝할 새 자리를 떠났다.

모두 운성에서 온 부 대표에게 조금이라도 아부하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친분을 쌓고 싶어서 안달 났다. 그러나 그들은 동시에 그의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두 떠나자 부소경과 서시언, 신유리만 이곳에 남게 되었다.

신유리는 겁에 질린 채 신세희의 다리를 꼭 붙잡고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항상 장난끼가 다분한 아이였지만 부소경이라는 낯선 사람 앞에서 겁을 잔뜩 집어먹은 것이었다.

부소경은 싸늘한 시선으로 신세희를 쳐다보았다.

"이렇게 집 밖에 세워둔 채로 배상금을 의논하려고?"

신세희는 주위를 쓱 훑어보았다. 이웃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던 그녀가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고 부소경을 들여보냈다.

꽃내음이 가득 풍겨오는 마당에 들어서니 부소경은 어쩐지 꿈을 꾸는 듯 아릿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조용히 신세희를 따라 실내로 발을 들였다.

휑하니 넓은 거실에 가구 몇 점이 놓여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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