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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신유리는 잔뜩 겁먹은 눈빛으로 부소경을 쳐다보면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당연하지!"

신세희가 흠칫했다.

심지어 다시 문 앞에 되돌아온 엄선우마저 두 눈을 크게 떴다.

'공주님이 자기 아버지를 한눈에 알아보았단 말이야?'

"당연히 나쁜 악당이지! 우리 삼촌 내놔, 삼촌 어디로 데려갔어! 싸우자, 이 나쁜 악당아!"

부소경에게 힘껏 달려든 신유리가 그를 발로 차며 마구 깨물었다.

겨우 다섯 살 난 아이였지만 생각 외로 힘이 좋았다.

특히 화가 날 때는 힘이 두 배로 세졌다. 신유리는 앙증맞은 발로 부소경의 다리와 발을 계속 걷어찼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몇천만 원을 호가하는 구두가 되바라진 소녀에게 밟혀 잔뜩 찌그러지고 볼품없어졌다.

절망한 신세희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유리는 뼛속까지 부소경을 쏙 빼닮았다. 총명하고 승부욕도 강하고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어린 것이 무서워서 속으로는 벌벌 떨면서도 엄마를 보호하려고 나선 것이다.

부소경은 처음부터 그들을 가만두지 않으리라 벼르고 있을 텐데 유리마저 이렇게 버릇없게 굴다니... 신세희는 오늘 두 모녀가 절대 무사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아무렴 어떻단 말인가.

외롭지 않게 두 사람이 함께 세상을 등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신세희는 부소경을 걷어차는 유리를 말리지 않았다.

부소경이 신유리를 양손으로 들어 올렸다. 그러자 유리는 더욱 신나게 발길질했다. 부소경의 다리는 물론 그의 얼굴을 향해 꼭 쥔 두 주먹을 마구 휘둘렀다.

맙소사!

엄선우는 눈을 질끈 감았다.

남성 사람들은 부소경 앞에서 행여 그의 심기를 건드릴까 재채기도 감히 하지 못했으니 그에게 주먹질하는 건 더 말할 것도 없었다.

6년 사이에 그를 이런 식으로 대한 건 눈앞의 공주님이 유일했다.

역시 부녀다웠다.

엄선우는 몇 년 동안 신세희를 찾아다니면서 한 번도 그녀의 배 속에 있는 아이가 부소경 자식이 아니라고 의심한 적 없었다. 도련님을 따라 이 외진 도시까지 찾아와 신유리를 본 그는 더욱 확신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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