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희는 넋을 잃었다. 이 순간 그녀는 마침내 부소경이 결국 아이를 데려가고 그녀도 그를 따라 남성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천천히 나를 괴롭히겠다는 건가요?”신세희가 물었다. 남자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러면?” 신세희는 한발 물러선 뒤, 처연하게 웃었다."당신이 날 괴롭히는 건 모두 당연한 거겠죠, 당신 같이 귀한 몸은 운성 전체에 감히 건드릴 수 있는 남자가 몇 명 없는데, 내가 당신의 결혼식을 망쳤으니까요, 아마 이것뿐만은 아니겠죠? 나처럼 감옥에서 나와 여러 남자와 관계가 불분명한 여자가 당신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은 당신에게 아주 치욕스러운 일이니까요. 그러니 어떻게 나를 쉽게 놓아줄 수 있겠어요?” 그러자 부소경이 차갑게 웃으며 대꾸했다.“머리가 좋네! 딸을 이리 내!” “뭐라고요?” “이제부터 네 딸은 내 인질이니 딸아이를 나한테 넘겨!”부소경은 무표정한 얼굴로 신세희를 바라보았고, 약간 온화한 얼굴로 신유리를 바라보았다.방금 안아본 신유리는 꽤나 무게가 나가고 힘도 셌다. 그의 4천만 원짜리 맞춤 제작 구두를 변형될 때까지 밟았고, 그리고 그의 눈도 마찬가지였다. 부소경은 아직도 자신의 눈 주변이 어떻게 검게 변했는지 볼 수 없었고, 이 꼬맹이가 왜 자신을 애꾸눈 판다라고 부르는 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이 그를 이토록 때리고 무시하며 불렀다면 그는 진작에 그 사람을 갈기갈기 조각냈을 것이다. “아이가 무서워할 거예요.”신세희의 말이 끝나자마자 신유리가 말을 꺼냈다.“엄마, 이 악당한테 날 줘, 난 무섭지 않아.” “……”신세희와 부소경 둘 다 말이 없었다. 신세희가 손을 놓기도 전에 부소경은 이미 그녀의 손에서 신유리를 빼앗고는 말했다.“가자!”"지금 당장 당신과 함께 돌아간다고요?”신세희가 묻자, 부소경은 고개를 돌리고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그럼 설마 내가 널 여기 며칠 더 있게 해서 도망갈 방법을 찾도록 놔둘까 봐?” “내 집을 팔아야 해요.”
"뭐 하는 거예요!”신세희는 놀라서 일어났다. "네가 아픈 건 네 일이야! 하지만 네가 내게 빚진 돈을 다 갚기 전까지는 네 몸을 챙겨야지!”부소경의 목소리는 더없이 음산했다. “……”신세희는 대답이 없었다. 얼굴을 돌리자 잠에서 금방 깬 신유리가 보였고, 아이는 그와 그녀 사이에 앉아 있었는데 만약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 이 장면을 본다면 정말 세 식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신유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무슨 생각을 하는 것만 같았다. 부소경은 그 말을 마치고 신세희와 신유리를 한 번 더 쳐다본 후, 다시 뒤로 등을 돌리고 눈을 감았다.그는 아마 좀 쉬려는 듯했고, 신세희는 한숨을 내쉬었다. 신세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가 신유리를 자신의 품에 안으려 하자, 아이가 부소경의 다리 위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는 매우 놀랐다. 하지만 부소경은 눈을 뜨지 않았고, 신유리가 자신의 다리 위로 올라오는 것을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 그는 유일하게 그의 다리 위로 기어오르도록 내버려 두었다.신유리는 부소경이 눈이 뜨지 않은 것을 확인하자 의기양양하게 웃어 보였고, 곧이어 아이는 작은 주먹을 불끈 쥐고는 부소경의 다른 쪽 눈을 세게 내리쳤다.아악! 아유!운전을 하고 있던 엄선우는 백미러로 이 장면을 보고는 참지 못하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신세희의 발바닥에서 서늘한 기운이 솟아올랐다. 부소경은 곧장 똑바로 앉아서 두 팔을 들어 신유리를 한 손으로 껴안아 아이를 넘어뜨리지 않게 한 후 한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감쌌다. 신유리는 매우 통쾌하다는 듯 말했다."이 악당! 내가 기습할 줄은 생각도 못 했겠지! 흥! 이제 두 눈이 다 보이지 않게 됐으니까 앞으로 우리 엄마를 어떻게 괴롭힐지 보자고!” “그게……”“공주님, 눈이 검다고 눈이 먼 건 아니야. 그냥 단지 네 아버지의 눈을 다크서클처럼 만들었을 뿐 그는 여전히 볼 수 있어.” "차나 몰아!”부소경이 소리쳤다. “네, 도련님!”엄선우는 즉시 고개를 돌렸다. 신세희도
그와 동시에 임서아도 신세희를 발견했다. 그 둘은 6년 동안 보지 못했고, 지금의 임서아는 화려하고 눈부시게 치장을 했으며 지극히 사치스러운 냄새가 몸에 배어 있었다. 그녀는 누가 봐도 부잣집 귀녀의 차림새였다. 신세희는 속으로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고 생각하며 비웃었다.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임서아를 바라보았고, 그 눈빛은 임서아를 죽일 듯했다. 6년 전 감옥에 갇혔을 때 신세희는 임 씨 집안사람들을 싫어했지만, 지금처럼 임서아를 원수로 볼 정도는 아니었다.하지만 지금 신세희는 임서아와 그녀의 가족들을 자신의 원수로 여겼다, 그것도 철천지원수 말이다! 과거의 모든 일들을 되돌아보면 임서아는 죄를 지었지만 임 씨 집안은 신세희에게 그 죄를 뒤집어씌워 그녀를 감옥에 가게 했고, 임지강은 신세희를 속여 곧 죽을 남자를 모시라고 했고 그 남자는 부소경이었으며, 그녀가 출소한 뒤에도 임 씨 집안사람들은 그녀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고 계속해서 그녀를 모함했다. 결국 신세희는 자신의 뱃속의 아이를 끝까지 정당한 명분도 가질 수 없게 만들었다. 이러한 원한은 신세희의 마음속에 뼈저리게 새겨져 있으며, 만약 그녀가 나중에 살아 있다면 반드시 복수를 할 것이다! 임서아를 바라보는 신세희의 눈빛에 임서아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꺄악! 귀신이야! 외할아버지, 외할아버지, 저 귀신을 봤어요!” 임서아는 당황해하며 병실로 달려가면서 소리쳤다.외할아버지?신세희는 의아했다, 임서아가 언제부터 외할아버지가 더 생긴 거지? 하지만 그녀는 이런 일에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부소경을 따라 신유리를 데리고 부태성의 병실로 향했다. 부태성의 병실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고, 그중 몇 명은 신세희가 아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조의찬도 있었다. 6년 만에 조의찬은 많이 성숙해졌다, 짧은 턱수염이 있으며 눈썹 사이에도 깊은 주름이 생겼다. 신세희를 본 조의찬은 잠시 넋을 잃었다가 이어서 얼굴에 긴장된 표정이 나타났지만, 병실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조의
그중 한 명은 그녀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말했다.“저 여자야, 바로 저 사람이라고!”“어머나, 도련님이 드디어 저 여자를 찾았구나!”“모든 일의 원흉! 드디어 도련님에게 잡혀왔군! 이젠 절대로 도망가지 못할 거야!” “꼴좋다, 그 당시 수많은 명문 자재들을 망가뜨려 놓은 건 말할 것도 없고, 소경 도련님의 결혼식까지 망쳐놨으니. 이 일로 임서아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도 유산시켰잖아.” “이번에 돌아왔으니 부 씨 집안과 서 씨 집안 모두 저 여자를 가만두지 않겠지, 어떻게 죽는지 직접 보고 싶네!”“부소경 도련님은 분명 저 여자를 능지처참할 거라고.”“능지처참도 저 사람한테는 매우 약해. 두고 보라고, 도련님은 절대로 저 여자를 가만 두지 않을 거니까.” 여러 사람이 신세희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신유리는 이 사람들이 동시에 엄마를 공격하는 것을 보고 놀라서 엄마의 다리 사이에 숨어서 두 손으로 엄마의 다리를 껴안았다.조의찬이 암담하게 물었다. "당신……당신 아이예요?”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신세희가 말했다.“어째서, 내 사촌 형이랑 이렇게 닮은 거죠?” 조의찬을 말을 들은 신세희는 차갑게 웃어 보였고, 조의찬은 순식간에 넋을 잃었다. 부소경이 병실에서 나오지 않은 틈을 타 신세희는 갑자기 구걸하듯 물었다.“조의찬 씨, 우리 오빠가 어느 나라에 갔는지 좀 알아봐 줄 수 있어요? 그리고 우리 오빠의 가족도 무사한지 번거로우시겠지만 한 번 알아봐 주세요. 당신이 돈을 요구한다면 줄 수 있어요. 당신이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으니 좀 알아봐 주시면 안 되나요?” 신세희는 조의찬을 특히나 혐오했지만, 서시언을 위해서라면 그녀는 조의찬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언이가 신경 쓰이는 거예요?”조의찬이 쓸쓸하게 물었다.“당연하죠! 그는 제 오빠예요!”신세희는 눈시울을 붉혔고, 조의찬은 암담하게 대답했다.“그래요, 알아봐 줄게요. 시언이의 소식이 있으면 바로 알려 줄게요.” “고마워요.”신세희는 말을
”다……당신 집에 산다고요?”부소경은 신세희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신유리를 끌고 밖으로 나갔고, 신유리도 말을 잘 듣고 부소경을 따라갔으며 두 사람의 발걸음은 매우 비슷했다. 신세희는 그들의 뒤를 따라가며 매우 멍해졌다. 그녀의 마음은 갑자기 복잡해졌고, 부소경이 어렸을 때 부 씨 집안에서 대접받지 못하며 하숙민 아주머니가 부소경을 데리고 외국에서 평생 망명 생활을 한 것이 생각났다. 이제 그녀의 딸도 이러한 운명에 처해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부녀의 뒤를 따라갔고, 차 옆에 거의 다가갔을 때 측면에서 갑자기 한 사람이 걸어왔다. 그 사람은 50~60대처럼 보였고, 얼굴에는 살이 가득했으며 정수리는 완전히 벗겨져 있었고, 양쪽에 머리카락 몇 가닥만 남아 있었다. 비록 1 대 9 가르마를 하고 있었어도 그의 대머리를 감출 수는 없었다. 늙은 남자는 부소경에게 바싹 다가와 아첨하며 말했다.“도련님, 도……돌아오셨습니까?”부소경은 차가운 얼굴로 늙은 남자를 바라보았다.“당신은?” "저는 C 그룹의 고위 임원입니다, 제 성은 주 씨이니 도련님께서 저를 그냥 주 씨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저는 방금……방금 전 조회장님과 같이 부 씨 집안 어르신의 병세를 보러 왔습니다.” “무슨 일이지!”부소경이 차갑게 물었다. "저는……당신을 위해 일하고 싶습니다."자칭 주 씨라고 하는 늙은 남자가 허리를 굽혀 부소경에게 말했다.부소경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뭐라고?”그는 아직도 신유리의 손을 잡고 있었고, 이 순간 신유리도 미간을 찡그리며 눈앞에 있는 이 아니꼬운 늙은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저는 C 그룹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고 조 회장님은……항상 저에게 집안일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6년 전에 조의찬 도련님께서……이 여자에게 당한 적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부 씨 집안 어르신도 피해를 많이 입으셨죠. 이번에 도련님께서 직접 나서서 그 먼 곳에 가서 이 여자를 잡아와 호되게 처벌하겠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늙은 남자는 정말 노망이 제대로 났다! 그는 방금 그 사람들이 신세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고, 신세희가 이번에 돌아온 것이 사실 부소경에 의해 붙잡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부소경이 이번에는 신세희를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았기에 이 늙은이는 부소경 앞에서 공을 세우기도 하고, 운성의 모든 사람들이 질투하는 이 여자를 가지고 놀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이었다. 노망난 늙은 남자는 신세희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이 천한 계집년이, 난 소경 도련님을 대신해서 일을 처리하는 거라고.”“철퍼덕!”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주의를 살피지 못하고 돌진해 온 신유리에게 밀려 넘어졌다.거의 백 킬로에 육박하는 몸뚱이가 넘어지자 온몸의 살이 마구 떨렸다. 그가 일어나기도 전에 부소경은 엄선우에게 눈짓을 했고, 엄선우는 즉시 이 늙은 남자를 끌고 갔다. “도련님……제……제 도움이 필요 없으신 겁니까?”이미 멀리 끌려 갔는데도 그는 여전히 소리치고 있었고, 부소경의 얼굴은 매우 차가웠으며 신세희가 아무 말도 꺼낼 수 없을 정도였다. 부소경은 계속 신유리의 손을 잡고는 차에 태운 뒤, 신세희 쪽을 돌아보며 말했다.“차에 타!” 그러자 신세희는 묵묵히 차에 올랐다.그녀는 6년 후 많이 변한 이 남자에 대한 감흥이 별로 없었고, 부소경이 차를 몰고 간 곳이 여전히 6년 전 그의 거주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30분 후, 차가 집 앞에 멈춰 섰고, 부소경은 신유리를 안고 차에서 내렸다. 신세희는 그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신유리는 이제 부소경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 듯했다.부소경은 아이를 안았고, 아이는 부소경의 목을 껴안고 있었으며 신세희는 묵묵히 그 뒤를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문이 열리자, 입구에는 마흔 살쯤 된 가정부가 웃으며 그들을 맞이했다."도련님, 돌아오셨군요, 분부대로 흰 목이버섯 수프는 이미 다 끓였고, 아이가 좋아할 만한 디저트는 방금 다 만들었습니다.” 말을 마친 가정부는 신유리를 한 번 보고
부소경은 허리를 굽혀 신세희를 품에 안으며 의미심장한 질문을 했다. "비행기도 타고 자동차도 타면서 그렇게 오랫동안 밖에 있었는데 네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지 않는 건가? 이제는 좀 씻어야 하지 않겠어?” 말이 끝나자 남자는 신세희의 놀람과 몸부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세희를 들고 곧장 자신의 응접실로 향했다. 신세희는 6년 전 그의 침실에 딱 한 번 들어온 적이 있었고, 하마터면 그녀는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가 자발적으로 그녀를 그의 침실로 데리고 오다니? 신세희는 여전히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치고 있다.“부소경 씨, 내가 알아서 씻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나 좀 내려줘요, 나 계속 이렇게 안 내려주면 내가……내가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경찰에 신고해?" 남자는 가볍게 비웃었다. “나한테 몇십억 빚을 진 여자가 우리 집에 있는데, 정말로 경찰에 신고를 한다고? 아니면 지금 네 딸을 깨우고 싶어?” “……””그녀는 더 이상 발버둥 치지 못하고 그가 그녀를 안고 욕실로 들어가도록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그의 욕실은 크고 호화로웠으며, 곳곳에 남성의 냉혹함과 패기가 배어 있었고, 그의 냄새도 배어 있어 신세희는 갑자기 얼굴이 붉어졌다. 그녀는 6년 전, 그때 그녀가 신유리를 임신한 지 겨우 3개월이 됐을 때에 그녀는 일찍이 그와 결혼하려고 시도했었다.사실 그녀는 줄곧 그를 미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마음속 깊이 그에게 매달렸다.다만 이 말은 한 번도 그에게 한 적이 없었고, 예전에 두 달 동안 병원에서 하 씨 아주머니를 돌봤을 때 가끔 그와 함께 있었고, 두 사람이 같이 하 씨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은 신세희가 가장 삶의 기운이 넘치고 따뜻하다고 느꼈을 때였다. 부소경이 그녀를 세면대에 올려놓고, 그녀의 옷을 벗기려고 하자 신세희는 긴장한 두 손으로 남자의 손목을 잡았다.“아뇨……”그녀는 그와 단둘이 있는 것이 매우 익숙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게다가 욕실에 단둘이 있게 되다니. 특히나 그는 여러
제 아이는요? 제 아이는 얼마나 무고한 거예요? 6년 전에 내 뱃속에 있는 아이의 아빠가 당신이라는 걸 알게 되면, 난 내 아이를 위해 쟁취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물론,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당신은 나를 원하지 않았겠죠, 우리는 감정이 전혀 없으니까요. 우선 당신이 그날 밤 나였다는 걸 몰랐다고 말하지 마세요, 설령 당신이 나였다는 걸 알았다고 해도, 당신은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진작에 날 죽였겠죠? 6년 전 남성에 있는 당신들의 눈에는 내가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는 사람 같았겠지만 난 억울하게 당신들의 울타리 안에 들어갔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당신과 조의찬, 그리고 임 씨 집안 이 셋 사이에서 나는 그저 웃음거리일 뿐이었어요.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죠? 난 조의찬을 꼬신 적도, 적극적으로 그 사람한테 접근한 적도 없어요. 하지만 당신들은 나를 놀려먹었고, 나는 그 당시 부모도 없고 뱃속에 아이를 밴 여자였을 뿐인데, 부소경 씨 말해보세요, 제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어요? 당신이 지금 이렇게 나를 비꼬고 있고 당신은 강자이고 난 약자인데, 강자가 약자에게 죄를 씌우는 게 얼마나 쉬운 일이겠어요! 당신은 내가 수많은 남자들을 꼬시고 다니는 천한 여자라고 생각하면 저는 그런 사람이 되는 거예요. 난 도망가지 않을 거예요.” 신세희는 말을 마치자 그의 손목을 잡은 두 손을 놓았고, 손을 놓으면서도 중심을 잡지 못해 세면대에서 떨어질 뻔했다.그러자 그는 재빠르게 팔을 뻗어 그녀의 가냘픈 허리를 감싸 안았고, 다시 그녀를 세면대에 앉힌 뒤 중얼거렸다."못 본새에 입버릇이 늘었구나, 아주 잘도 따지고 드네?” “……”그가 매우 가까이 다가왔고, 그녀는 그의 입에서 풍겨오는 담배 냄새까지 맡을 수 있을 정도였고 처음 맡으면 매우 매캐한 냄새가 났지만 다시 한번 맡으면 매우 난폭하고 매우 공격적인 냄새였다.신세희는 전에도 그에게서 냄새를 맡은 적이 있다.그때 그녀는 그의 몸에서 나는 이런 냄새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