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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

신세희는 부소경이 유리에게 아빠라 부르라고 시킬 줄은 몰랐다.

그녀는 자조적인 웃음을 내뱉었다.

"뭐예요, 지금 당신 딸이라고 인정하는 건가요?"

부소경이 차갑게 신세희를 바라보았다.

"날 눈먼 장님으로 보는 거야?"

"......"

"아빠라고 해."

다시 신유리를 바라본 부소경이 부드럽게 말했다.

"당신은 내 아빠가 아니야. 당신은 악당이야! 우리 엄마가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이야. 당신은..."

부소경의 검게 멍든 눈을 바라보던 다섯 살 난 아이는 문득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나서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판다 애꾸눈이야!"

"......"

부소경은 딸애의 풍부한 상상력에 감탄했다.

재빨리 딸아이를 품에 안은 채 그 조그마한 머리를 부드럽게 감싼 신세희가 말했다.

"착하지, 저 사람을 화나게 하면 안 돼. 엄마 말 잘 들어야지?"

신세희는 화를 참지 못한 부소경이 딸아이를 차 버릴까 두려웠다.

왜 갑자기 부소경이 유리한테 자신을 아빠라 부르라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다만 그녀가 도망 다니던 시절, 부소경이 끊임없이 사람을 보내 뒤쫓으며 죽이려 했다는 것만 똑똑히 기억하고 있을 뿐이었다. 한 번은 그녀를 쫓던 사람이 직접 그녀에게 이런 말을 꺼낸 적도 있었다.

"도련님은 네가 도련님의 아이를 밴 걸 아셔. 하지만 넌 여전히 뒈져야 해. 설령 네가 배 속의 아이를 낳는다 해도 두 사람 다 죽어야 한다고. 부소경은 자기 아이가 본인과 같은 전철을 밟길 바라지 않으니까. 그 사람은 자기 부인이 낳은 아이만 인정한다고. 밖에서 낳은 사생아들은 절대 살아있을 수 없어!”

신세희는 그때 그 말을 듣고 절망했었다.

다행히 때마침 나타난 서시언이 신세희를 구해주었다.

그러니 부소경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유리에게 아빠라고 부르게 하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부소경의 속 마음은 신세희도 알지 못했다. 그녀의 유일한 바람은 두 모녀가 함께 죽는 것이었다. 다만 유리는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지 않았으면 했다.

잔뜩 겁에 질린 신유리의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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