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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눈앞의 위엄있고 차가운 남자를 본 신유리는 덜컥 겁이 났다.

엄마의 컴퓨터에 있던 그 사람이었다. 자신의 엄마는 고요한 밤이 되면 이 남자의 사진을 보며 혼자 눈물을 흘리곤 했다. 다섯 살 된 신유리는 엄마가 눈물을 흘리는 원인은 이 남자가 무섭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는 엄마가 무서워하는 것에 덩달아 두려움을 느끼는 법이었다.

겁에 질린 신유리는 감히 말도 못 꺼내고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부소경을 뒷배 삼은 송성진이 더욱 발악했다.

"삼촌! 빨리 신유리를 패버려요! 빨리!"

서시언과 신세희는 놀라서 우두커니 서 있었다.

용기를 그러모은 신유리가 불쑥 입을 열었다.

"아저씨, 우리 엄마를 놓아주면 안 돼요?”

"뭐?"

부소경이 물었다.

"우리 엄마가 아저씨를 무서워해요. 아저씨를 보면 울어요. 엄마랑 삼촌을 풀어준다면 아저씨가 저를 때려죽여도 괜찮아요.”

말을 마친 신유리는 잔뜩 겁에 질려 부소경을 바라보았다.

다섯 살 난 아이의 까만 눈동자는 부소경과 똑 닮았다. 만약 이 아이가 F그룹에서 걸어 다닌다면 사람들은 전부 부 대표에게 분윳값을 받으러 왔다고 생각할 터였다.

그러나 잔뜩 흥분해서 신세희를 협박하는 데만 열중한 송씨 부부는 두 부녀를 자세히 보지 않았다.

이 와중에 엄선우는 아주 진지하게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엄선우는 자기 도련님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도련님. 혹시 분윳값 치르러 오신 거예요?”

다만 미처 말을 꺼내기도 전에 신세희가 큰 소리로 외쳤다.

"안, 안 돼요! 부소경 씨, 안 된다고요! 제발 부탁할게요. 아이는 아무 죄도 없어요. 이제 겨우 다섯 살 난 아이라고요. 그 애는 아무것도 몰라요. 서시언 씨도 마찬가지고요. 두 사람을 내버려 두세요. 이대로 멀리 떠나서 다시는 당신 앞에 나타나지 않게 할게요. 당신을 귀찮게 하지 않을게요. 만약 두 사람을 놓아준다면 지금 당장 내 목숨이라도 내놓을게요!"

나는 듯이 달려들어 부소경을 밀치고 신유리를 품에 꼭 껴안은 신세희는 잔뜩 겁에 질린 눈으로 부소경을 바라보았다.

신세희는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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