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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0화

부소경의 말을 듣자, 부성웅의 마음에 참을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너, 네 동생이…”

“죽었죠.”

부소경의 말은 무척이나 깔끔했다.

그는 아직도 반호영이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동생은 죽었다. 그는 반호영과 함께 제대로 된 밥 한 끼도 먹지 못했고, 얘기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고, 그에게 어머니의 생전 사진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렇게 반호영은 죽었다.

지영명의 총에 맞아 죽어버렸다.

그는 무척이나 처참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반호영의 가슴에는 구멍이 났다.

그의 시체는 보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신세희가 출산한 다음 날, 부소경은 반호영의 시체를 화장해 버렸고 그날 바로 그를 어머니의 무덤 옆에 묻었다.

이것이 반호영의 유언이었다.

그는 한편으로 엄마를 무척이나 미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엄마의 품을 무척이나 갈망하고 있었다.

그는 자기가 엄마의 품속에서 오랫동안 잠들 수 있기만을 바랐다.

이런 아픔은 부소경처럼 살면서 눈물을 흘려본 적 없는 사람까지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전 먼저 진문옥을 처리해야만 했어요. 그래야만 어머니와 동생을 찾아가서 그들을 위로할 수 있거든요.”

말을 끝낸 후, 부소경은 발걸음을 돌렸다.

그는 부성웅과 함께 어머니의 무덤에 찾아갈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부성웅의 늙은 몸이 자꾸 그의 뒤를 쫓았고, 늙고 느린 발걸음 때문에 부소경을 따라잡지 못하자, 부성웅은 뜀박질까지 했다.

열심히 뛰는 부성웅의 모습은 먼 곳에 서 있는 엄선우의 마음마저 아프게 했다.

부소경은 차 안에 앉아 엄선우를 불렀다.

“왜 아직까지 차도 안 몰고 그러고 있어?”

엄선우는 그의 말에 대답했다.

“도련님, 아버님이…”

그의 말에 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부성웅은 이미 차 옆까지 다가와 있었다.

“소경아, 나도 네 엄마랑 호영이… 보러 가고 싶은데…”

부소경은 아버지의 처지를 곤란하게 만들지 않았다. 그는 담담하게 말할 뿐이었다.

“타세요.”

차는 도로를 질주했다.

한 시간 반 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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