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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3화

“할아버지도 이제 잘못을 알았을 거야. 할아버지는 그냥 동생이 보고 싶을 뿐이야. 이 일은 유리가 결정하는 게 어때? 만약 유리가 할아버지가 동생을 보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아빠가 당장 할아버지 보고 여길 떠나라고 할게.”

부소경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것이 아이를 대하는 성의고 태도라고 생각했다.

비록 아이가 어리긴 하지만, 그들에게도 존중과 평등이 필요했다.

그 말에 유리는 부소경을 쳐다보았다.

“아빠, 이 못된 할아버지가 아빠의 아빠야?”

부소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척이나 유감스러운 말투였다.

“아빠 맞아.”

유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 나갔다.

“아빠, 아빠는 왜 이렇게 불쌍해?”

말을 이어가던 유리는 그만 눈시울이 빨개지고 말았다.

“아빠, 난 아빠가 너무 불쌍해. 아빠는 나랑 달라. 나는 좋은 엄마 아빠가 있는데, 아빠는 좋은 아빠가 없어.”

“…”

유리의 등 뒤, 서진희는 이미 거실에서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사실 그들은 거실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문을 열러 간 유리가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자, 서진희는 무슨 일이라도 일어났는지 상황을 확인하러 온 것이었다.

유리가 문을 막으며 부성웅의 침입을 막는 모습에 서진희는 단번에 사건의 발단을 알아챘다.

그녀의 말투는 무척이나 무례했다.

“선생님! 손녀가 못 들어오게 막는다고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선생님 손녀랑 며느리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모르시는 것도 아니잖아요! 이런 일은, 설사 손녀가 아니라 다른 어른들에게 닥친다고 해도 달라진 건 없을 거예요! 이렇게 자기 가족을 해치는데, 어른이라고 해도 당신을 가만두지 않았을 거예요! 하물며 아이는요! 유리는 어리고 여려요. 하지만 자기 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죠. 유리는 지금 두려워하고 있어요. 자기 동생이 당신한테 다시 한번 속게 될까 봐. 당신이 자기 동생을 훔쳐 갈까 봐!”

그 말에 부성웅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네네, 진희 씨. 진희 씨 말이 다 맞아요. 다 제 잘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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