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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8화

고개를 든 고윤희는 놀라서 그 자리에 굳어져 버렸다.

비좁은 동굴 입구 바깥 쪽에 정장을 입고 검은색 구두를 신은 남자가 서 있었다.

날카롭고 차가운 인상을 가진 남자였다.

키는 180cm 정도로 보였는데 건장한 체구를 가졌다.

싸움을 경험해 본 적도 없는 한진수였지만 남자가 만만한 상대라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저 사람이… 그 사람인가요?”

한진수가 물었다.

고윤희는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바깥을 바라보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니요. 저 사람은 구경민이 아니라… 그 사람 경호원이에요.”

한진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어쩐지 체격도 건장하고 싸움을 잘할 것 같더라니….’

그들이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로 지낸지 벌써 3일이 지났다.

물론 배가 고픈 상태가 아니라도 이 남자에게 잡히면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다.

눈앞의 남자는 고윤희도 아는 사람이었다.

그의 이름은 주광수, 구경민 신변의 능력 있는 경호원이었다. 구경민이 그를 찾는 일은 별로 없었지만 그를 불렀다는 건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뜻했다.

고윤희는 3년 전, 주광수의 아내가 아이를 낳았을 때 문안을 간 적도 있었다. 경호원 일을 하는 사람들은 외부인에게 자신의 가족을 알리지 않는다. 그래서 주광수가 아이 아빠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았다.

혼자 문안을 간 그녀는 주광수와 그의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구 대표님이 보내서 왔어요. 그 사람은 요즘 바빠서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제가 대신 왔어요. 너무 눈에 띄게 행동하면 두 사람의 신변 안전에 별로 좋을 것 같지도 않고요.”

부드러운 말투와 온화한 표정, 겸손한 행동.

이게 고윤희에 대한 주광수의 첫 인상이었다.

그녀는 갓 태어난 아이를 위해 많은 신생아용품을 선물했다.

옷부터 장난감까지 없는 게 없었다.

심지어 아기 기저귀까지 준비했다.

그때 주광수의 아내는 무척 고마워하며 고윤희에게 인사했다.

“사모님, 뭘 이렇게 많이 준비하셨어요? 정말 너무 감사해요.”

고윤희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이를 키워본 적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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