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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9화

그녀는 아름답지만 오만하고 까탈스러운 여자였다.

하지만 구경민의 마음을 오래 붙잡고 있는 사람인 건 사실이었다.

구경민과 함께 자란 여자였고 아무도 그녀의 위치를 대신할 수는 없었다.

고윤희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광수는 마음이 아팠지만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는 경호원이었고 상사의 명을 받고 움직이는 직원에 불과했다.

주광수는 무표정한 얼굴로 동굴 속에 있는 사람들을 쏘아보았다.

순박해 보이는 남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의 품에 안긴 여자는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순수하고 온화하던 그녀의 눈동자에서는 절망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들의 옆에는 남루한 옷차림의 노인도 있었다.

노인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키더니 고윤희와 한진수의 앞을 막아섰다.

노인이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를 데려가게. 나를 데려다가 분풀이로 때리고 죽여도 좋아. 젊은이, 나를 데려가.”

주광수는 그녀의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 그는 그저 고요한 눈빛으로 고윤희를 바라볼 뿐이었다.

고윤희는 눈물을 머금고 주광수를 바라보며 절망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정말 구경민 씨한테 빚진 거 없어요. 그 사람 돈을 가져가지도 않았어요. 그 사람이 준 돈 20억은 그 사람 약혼녀가 가져갔어요. 그 여자한테 맞아서 죽을 뻔하기까지 했다니까요.”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죠? 제발 나 좀 놓아주세요! 나도 살고 싶어요. 다시는 구경민 씨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요. 평생 그 사람을 피해서 살게요. 돈도 필요 없고 그냥 살고 싶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네?”

그녀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렀지만 그녀는 여전히 예의 바른 미소를 유지했다.

“나는 진짜로 구경민 씨의 물건을 건드린 적 없어요. 사실이에요. 아무한테도 그 사람과 아는 사이라고 얘기하지 않을게요.”

애원하면 애원할수록 고윤희는 깊은 절망을 느꼈다.

그녀는 구경민에게 잡혀가서 온몸이 묶인 채, 최여진을 마주하면 최여진은 자신을 절대 살려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안 돼! 그럴 수는 없어! 난 살아야 해! 아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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