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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예정 씨 있는 곳으로 데려다주면 예정 씨가 알아서 챙겨줄 거야.”

소정남은 절친을 한 번 돕기로 했다.

노동명은 미리 그를 일깨워주었다.

“태윤이가 취해서 아무 말이나 해대는데 아까 했던 말을 예정 씨가 들으면 엎친 데 덮친 격 아니야?”

소정남이 대답했다.

“그럼... 서원 리조트에 데려가야겠다.”

노동명도 찬성했다.

바에서 나온 후 노동명은 전태윤을 부축해서 소정남의 차에 앉히고 몇 마디 당부한 후 그들이 떠나가고 나서야 기사에게 전화해 데리러 오라고 했다.

전씨 일가의 리조트로 가는 길에서 전태윤은 때로는 ‘예정아, 사랑해. 날 떠나지 마.’ 라고 주절거리다가 또 가끔은 ‘나보고 어쩌라고? 잘 들어, 난 너 없이도 잘 살아.’ 라며 구시렁댔다.

아무튼 이 몇 마디 말만 곱씹을 뿐이었다.

이는 영락없는 사랑과 자존심의 싸움이었다. 때론 사랑이 지배하고 때론 자존심이 지배하는 혼돈의 상태였다.

한 시간 후, 소정남의 차가 서원 리조트로 들어갔다.

그가 미리 할머님께 전화 드린 덕에 할머니는 문 앞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계셨다.

“할머니.”

소정남이 차를 세우고 할머니께 인사하며 내려왔다.

“늦은 시간에 폐 끼쳐서 죄송해요.”

“이 할미가 미안하지. 이렇게 늦은 시간에 태윤이를 집까지 바래다주고 말이야.”

할머니는 경호원을 시켜 전태윤을 차에서 내리게 했는데 그가 술에 취해 제대로 걷지도 못하자 소정남에게 물었다.

“이 녀석이 술을 대체 얼마나 마신 거야?”

“몇 병 마셨어요. 취해서 아무 말이나 내뱉으니 감히 예정 씨네 집으로 못 데려가겠더라고요. 예정 씨가 괜히 허튼소리 하는 걸 들었다가 화만 더 낼까 봐요.”

“무슨 허튼소리를 했는데?”

소정남은 전태윤이 밤새 해댔던 막말을 할머니께 모조리 알려드렸다.

할머니는 코웃음 치며 말했다.

“얘 예정이 앞에서 절대 그런 말 못 해. 내가 잘 알아.”

“할머니, 태윤이도 마음이 너무 갑갑해서 스트레스 좀 푼 거예요. 내일 술 깨면 또다시 껌딱지처럼 예정 씨 옆에 달라붙을 거예요. 제가 장담해요.”

할머니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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