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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평소 타던 롤스로이스는 출장 기간에 기사더러 본가로 몰고 가서 그의 통지를 기다리라고 했다.

“태윤 씨 회사 주차장은 자동차 전시회장 같네요. 웬만한 차종은 다 있잖아요.”

하예정이 차 쪽으로 걸어가며 온갖 고급 차를 구경하며 말했다.

“회사에 임원 층이 많고 연봉이 높다 보니 다들 좋은 차로 바꾸더라고. 알잖아, 남자들 차에 관심 많은 거. 난 집이 더 좋아. 집 사는 게 차 사는 것보다 훨씬 값지지.”

그의 집 차고에도 전시회장처럼 차가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걸 하예정이 알았더라면 지금 그가 한 말을 전혀 믿지 않았을 텐데.

“남자는 차를 좋아하고 여자는 집을 좋아하죠. 집이 있어야 안정감이 있거든요.”

하예정이 전에 열심히 돈을 모았던 것도 우선 집을 사기 위해서였다. 지금 그녀가 타고 다니는 차는 전태윤이 선물해준 것이다.

평소에 그녀는 거의 스쿠터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처형한테는 도착했다고 얘기했지?”

“문자 보냈는데 답장이 없네요. 바쁜가 봐요. 효진이가 말하길 우리 언니가 요즘 엄청 바삐 돌아쳐서 홀쭉해졌대요. 일주일에 5킬로나 빠졌다지 뭐예요. 다이어트 광고 찍어도 될 것 같아요 울 언니.”

일주일에 5킬로라니, 실로 대단할 따름이었다.

하예정은 언니가 하루빨리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랐다. 그렇게 되면 인간쓰레기 주형인이 땅을 치며 후회할 테니까.

“처형은 의지가 대단한 분이야. 다이어트 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니 무조건 성공할 거야.”

하예정도 머리를 끄덕였다.

로얄 팰리스, 그녀가 단 한 번도 와 본 적 없는 곳, 심지어 전에는 부자들 동네라고 단정 지으며 이 별장 구역에 아예 관심조차 없었다.

별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하예정은 줄곧 머리를 갸웃거리고 차창 밖의 풍경만 바라봤다.

전태윤의 별장은 산 정상에 있는데 정상이라기엔 매우 낮은 산이었다.

산꼭대기에 별장이 네댓 채 있는데 면적이 매우 크다 보니 이 구역에서 가장 큰 별장에 속한다.

“어디가 태윤 씨 별장이에요?”

하예정이 옆에 있는 전태윤에게 물었다.

“가장 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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