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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전태윤은 대문을 열고 다시 차에 돌아와 시동을 걸었다. 이어서 별장 안으로 몰고 들어가 정문 앞의 공터에 주차했다.

하예정이 묻지 않아도 그가 알아서 설명해주었다.

“우리 부모님과 할머니는 본가에서 지내는 걸 더 좋아하셔. 거긴 떠들썩하지도 않고 다들 수십 년을 살아온 곳이라 이미 적응해서 우리 세대랑 함께 있는 걸 원치 않아. 할머니도 저번에 우리 집에 오셔서 며칠만 지내다가 금세 본가로 돌아가셨잖아.”

하예정이 대답했다.

“어르신들은 원래 다 그래요.”

차에서 내린 후 그녀는 먼저 마당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마당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앞뒤 마당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앞마당은 주로 수영장과 나무, 그리고 작은 정자와 정자 옆의 그네가 배치되어 있었다. 한가할 때 그곳에 앉아 책을 보거나 풍경을 감상해도 괜찮을 듯싶었다.

뒷마당엔 꽃과 나무들 위주였는데 그중에는 관성 사람들이 자주 심는 과일나무, 예를 들어 포도, 감귤, 사과나무 등이 줄지어 있었다.

그리고 또 넓은 공터가 하나 있었는데 하예정은 그곳에서 야채와 딸기 등 과일을 심어도 좋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녀의 말을 들은 전태윤이 웃으며 답했다.

“난 텃밭을 가꿀 시간이 없어. 앞으로 이 집의 여주인은 너야. 꽃이든 채소든 네가 심고 싶은 걸 마음껏 심어봐. 난 뭐든 다 오케이야.”

사실 이 공터는 원예사가 장미를 심으려고 일부러 비워둔 곳이다.

전태윤은 이 별장을 하예정에게 공유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했을 때 그녀가 없는 틈을 타 집사에게 얼른 통보했다. 다들 그의 다른 별장으로 이사 가고 이 별장을 비워두라고 말이다. 그 바람에 원예사가 비워놓은 공터도 하예정이 마음껏 가꿀 텃밭으로 거듭났다.

정자 옆의 그네도 임시로 마련해 놓은 것이다.

하예정이 그네에 앉아 꽃과 풍경을 감상하는 걸 아주 좋아하니까.

“여기서 출근하려면 우리 둘 다 너무 멀어요. 당분간은 발렌시아 아파트에서 지내요.”

하예정은 발렌시아 아파트가 더 편했다.

이 별장은 가끔 휴가를 보내는 셈 치고 와서 지내면 된다.

“우리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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