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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전태윤의 그 한마디에 하예정은 안심하며 활짝 웃었다.

“그럼 내가 가서 어머님 문 열어드릴게요. 만약 어머님께서 내가 집안일을 안 한다고 나무라시면 나도 할 말은 할 거예요. 그때 가서 내 탓 하지 말아요.”

하예정은 여자가 결혼했다고 모든 집안일을 책임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만약 장소민도 정말 김은희가 하예진을 질책하듯이 하예정을 나무라면 그녀 성격상 무조건 시어머니와 논쟁할 것이다.

전태윤이 웃으며 답했다.

“그래, 네 탓 안 할게. 우리 엄마도 네 말처럼 모질게 굴지는 않을 거야.”

설사 장소민이 며느리가 아니꼬워도 기껏해야 아들 앞에서 몇 마디 얘기할 뿐 대놓고 며느리를 박대하진 않을 것이다. 하예정이 도가 지나치지 않는 한 말이다.

하예정은 어머님께 문 열어드리러 나갔다.

장소민은 너무 오래 기다려서 살짝 짜증이 났지만 내색하진 않았다.

하예정은 어머님께 문을 열어주며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래 기다리셨죠, 어머님.”

장소민이 친절하게 되물었다.

“태윤이랑 아직 밥 안 먹었지?”

“네, 아직이에요. 태윤 씨가 지금 한창 음식 만들고 있어요.”

하예정이 마당 문을 열자 장소민이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어머님께 물었다.

“차는 밖에 두려고요?”

장소민이 걸음을 멈추고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

“잠깐 너희 보러 왔어. 금방 갈 테니 차는 밖에 세워두지 뭐.”

아들이 출장 중에 독감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장소민은 몹시 걱정됐다. 이틀에 한 번씩 아들에게 문자를 보내며 며느리가 정성껏 보살피고 있다는 걸 알았다. 며느리가 제 아들을 단속하며 매일 한약 한 컵씩 먹인다는 말에 장소민은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녀는 하예정이 큰며느리가 되는 게 탐탁지 않았다. 전태윤은 할머니께 은혜를 갚기 위해 마지못해 하예정과 결혼했으니 절대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거로 여겼다.

다만 3개월 사이에 그의 마음이 흔들리고 말았다.

하예정에게 이경혜라는 이모가 뒷배가 되어주지만 성씨 일가가 아무리 부자여도 하예정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

장소민은 이경혜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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