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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화

식사를 마친 후.

전태윤이 그릇을 치우고 하예정이 식탁을 닦았다. 그녀는 의자까지 가지런히 정리한 후에야 주방에서 나와 시어머니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녀는 시계를 보며 어머님께 말했다.

“어머님, 차를 마당에 들여오고 오늘 밤은 여기서 지내세요.”

“아니야, 이따가 돌아갈 거야. 내가 집에 없으면 네 아빠가 적응 못 해.”

큰아들이 회사를 전수한 후 그녀의 남편은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 부부가 종일 함께 지냈다. 아내가 집에 없는 건 진짜 적응하기 어려웠다.

하예정은 시부모님의 감정이 너무 부러웠다.

젊은 시절부터 함께 해온 부부가 늙어서도 옆에 있어 주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결국 옆에 남는 건 배우자일 뿐이다.

“어머님, 전에 태윤 씨가 이 별장을 샀다는 걸 아예 몰랐어요. 저한테 줄곧 안 알려줬거든요. 며칠 전에 겨우 말하더라고요. 이 별장은 발렌시아 아파트보다 훨씬 커서 저희 두 사람이 지내기엔 텅 빈 느낌이 들어요. 어머님, 아버님도 오셔서 함께 지내면 안 될까요?”

장소민은 살짝 의외인 듯싶었다.

“너 정말 시댁 식구랑 함께 살고 싶어?”

대부분 젊은 며느리들은 시부모님과 함께 지내는 걸 꺼린다.

며느리가 아니라 제가 낳은 세 아들도 어른이 되니 뿔뿔이 독립하고 본가에 돌아와 그들과 함께 있으려 하지 않는다.

젊은 세대의 삶과 노년의 삶은 엄연히 다르니까.

“네, 저는 괜찮아요.”

장소민이 웃으며 말했다.

“다만 태윤이가 우리랑 함께 지내는 걸 안 좋아해. 우린 그냥 본가에서 지내는 게 나아. 너희 젊은이들 방해하지 않고 말이야.”

장소민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하예정을 탐탁지 않게 느끼는데 함께 지내다 보면 단점들이 더 확대될 것이고 며느리가 더 싫어질 수 있다.

차라리 지금처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낫다. 하예정도 시어머니를 좋게 생각하고 그녀도 종일 며느리의 단점만 따지고 들지 않을 테니 서로에게 좋은 선택이다.

전태윤이 나온 후 장소민도 자리를 뜨려 했다.

“태윤아, 엄마 바래다줘.”

하예정이 자동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 시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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