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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전태윤은 혹여나 엄마가 낯을 붉힐까 봐 마지막 요리까지 다 만든 후 부랴부랴 주방에서 나갔다. 그때 고부가 화기애애하게 웃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걸음을 멈추고 잘생긴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역시 예정이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어. 알아서 고부 사이의 분위기를 띄워주잖아. 엄마가 일부러 흠집 못 잡게 말이야.’

“엄마.”

전태윤이 낮은 목소리로 장소민을 불렀다.

“들어오자마자 향이 감도는 걸 보니 우리 태윤이 요리 솜씨 뒤처지지 않았네.”

장소민이 아들을 칭찬하며 하예정에게도 말했다.

“예정이도 분발해야겠어. 더 많이 연습하면 분명 태윤이 뛰어넘을 거야.”

“어머님, 아직 드셔보지도 못했잖아요. 혹시 알아요? 향만 좋을 뿐 맛이 별로일 수도 있어요. 저한테 지면 태윤 씨 매일 요리 시켜야겠어요. 요리 솜씨가 늘면 구정 때 어머님, 아버님께도 구첩반상을 차려드리게 말이에요.”

장소민이 두 눈을 반짝이며 미소 지었다.

“나중에 시간 되면 우릴 위해서라도 태윤이 좀 더 많이 연습시켜야겠어.”

전태윤은 고부 사이의 대화를 주의 깊게 들었다. 장소민은 앞으로 하예정이 요리를 책임지길 바랐고 이에 그녀는 매끄럽게 거절하며 어머님의 심기도 불편하게 하지 않았다.

이때 초인종 소리가 또 울렸다.

“새우가 제시간에 도착했네요. 제가 가서 가져올게요.”

하예정이 또다시 문밖을 나섰다.

그녀가 나가자 장소민이 아들 주변을 맴돌았다.

“엄마, 하시고 싶은 말 있으면 얼른 하세요. 예정이 나가서 못 들어요.”

장소민은 아들이 두른 앞치마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너 이러고 있으니 네 아빠 같기도 하네.”

“당연하죠. 내가 아빠 친아들인데 안 닮을 리가 있겠어요?”

전태윤은 엄마를 소파에 모셔갔다.

“우리 집안의 버젓한 큰 도련님께서, 전씨 그룹의 현직 대표님께서 얼마 만에 음식을 만드는 거야? 여자를 위해서 달갑게 요리를 하다니. 태윤아, 너 다시 보게 된다.”

장소민은 며느리 하예정이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큰아들의 성격 또한 너무 잘 알고 있다.

할머니가 직접 나서서 주선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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