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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1화

그녀는 남편에게 시집와서부터 30여 년 동안 줄곧 남편의 사랑을 받고 지냈다. 아직도 남편의 눈엔 아내인 그녀가 제일 소중한 존재이다.

장소민이 한참 침묵하다가 말을 이었다.

“왜? 엄마가 너 음식 하는 거 보고 네 마누라 게으르다고 잔소리할까 봐 그래? 출장 다녀와서 바로 회사 돌아가는 건 제쳐두고 며칠 내내 독감에 걸렸다가 인제 겨우 호전됐는데 어떻게 너한테 요리를 시켜? 엄마가 너더러 아내를 너무 아낀다고 뭐라 하는 건 아닌데 그래도 도가 지나치면 못써. 그러다 버릇 나빠져서 제멋대로 굴 수 있어. 나중에 잘난 척하며 밖에서 설쳐대다가 여기저기 사고 치고 다니면 어떡해?”

전태윤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

“알았어, 예정이 험담 안 할게. 네 표정 좀 봐, 엄마가 몇 마디 했다고 바로 정색하는 거야? 지금 그렇게 변했다는 게 아니라 미리 충고만 했을 뿐인데 너 자꾸 심각한 표정 지을래?”

장소민은 하예정이 전씨 일가가 재벌 가문인 걸 알게 되어 팔자가 폈다고 괜히 흥분할까 봐 걱정됐다. 만에 하나 신분 상승했다고 밖에서 사고라도 치면 결국 전태윤이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뒷수습할 테니까.

아들에게 몇 마디 주의를 환기했을 뿐인데 잘생긴 얼굴이 확 어두워졌다.

“엄마는 예정이랑 함께 지내보지 못해서 그 애 인품을 잘 몰라요. 하지만 제 안목은 잘 아시잖아요. 예정이는 절대 신분이 높아졌다고 사람들을 하대할 성격이 아니에요.”

하예진 자매는 부와 권력을 모두 거머쥔 이경혜 이모가 나타나도 마냥 겸손할 따름이다. 상류층 사람들만 그녀들이 이경혜의 외조카란 사실을 알 뿐, 외부인들은 전혀 모른다.

아 참, 주씨 일가는 알고 있다.

주형인의 부모와 누나는 지금쯤 후회가 사무치게 밀려올 것이다.

전태윤의 압박으로 그들은 곧 직장을 잃게 된다.

그때 되면 주씨 집안 사람들은 더더욱 후회할 것이다.

“믿어, 엄마는 당연히 믿지. 방금 한 말 두 번 다시 안 할게.”

장소민은 아들이 화내는 걸 원치 않았다.

“너 컨디션 좋아 보인다, 살도 조금 찐 것 같네? 예정이가 잘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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