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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별장 문 앞에 은색 세단 한 대가 세워졌고 누군가가 문 앞에 떡하니 서 있었다.

하예정은 문틈 사이로 그 사람을 바라봤는데 어딘가 낯익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새우를 보내온 사람인 게 아니라 몇 번 뵈었던 그녀의 시어머니였다.

“어머님.”

하예정은 당황해하며 얼른 가서 문을 열어주려고 했지만 키가 없으면 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녀는 미안한 표정으로 시어머니께 말했다.

“어머님, 제가 아직 키로 문을 여는 걸 몰라서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태윤 씨한테 가서 키 받아올게요.”

장소민은 알겠다며 차분하게 대답한 후 더는 초인종을 누르지 않았다.

하예정은 집안에 들어간 후 종종걸음으로 주방에 달려가 전태윤에게 말했다.

“태윤 씨 어머님이 오셨어요. 문을 열어야겠는데 키가 없으니 안 열리네요. 얼른 키 좀 주세요. 어머님 문 열어드려야 해요. 어머님 이틀에 한 번씩 집에 오신다고 했잖아요. 왜 키가 없으세요?”

전태윤이 대답했다.

“내 키는 거실 탁자 위에 올려놨어. 엄마가 까먹고 챙기지 못하셨나 봐.”

“아 참, 밥을 얼마나 지었어요? 어머님 드실 것까지 되는지 모르겠네요.”

하예정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시어머니가 매우 신경 쓰였다.

“이 시간이면 식사 다하셨을 거야.”

하예정이 알겠다며 대답한 후 탁자 위에 놓인 키를 챙기고 밖으로 달려갔다. 문 앞까지 달려가던 그녀는 또다시 주방으로 돌아가며 전태윤에게 말했다.

“그냥 태윤 씨가 마중 나갈래요? 내가 요리할게요.”

남편은 주방에서 바삐 돌아치는데 정작 본인은 한가롭게 있으니 시어머니가 이 모습을 보고 아들을 안쓰러워할까 봐 걱정됐다. 아내가 돼서 남편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고 나무랄 것 같았다.

어떤 시어머니들은 제 아들이 집안일을 하는 걸 용납하지 못한다. 며느리가 전적으로 해야 하고 아들은 손끝 하나 움직여도 아까워서 죽을 지경이다. 며느리는 출근해서 돈도 벌어야 하고 퇴근해서 집에 오면 육아에 집안일까지 병행해야 한다.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시어머니가 부지기수이다.

또 한편 제 사위가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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