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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전태윤은 흐뭇한 얼굴로 위층에서 내려왔다.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가볍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것까지 들을 수 있다.

혼인신고하고 지금까지 긴 시간 동안 그는 드디어 하예정의 진짜 남편으로 거듭났다.

전태윤은 주방에 들어가 옷걸이에 걸린 앞치마를 내려서 허리에 두르고 냉장고를 열어서 식자재를 꺼냈다. 이제 곧 만들 몇 가지 요리의 식자재들이다.

우선 아내가 몸보신용으로 마실 국을 끓여야 한다.

국에 필요한 식자재를 다 손질한 후 끓는 물에 투하하고는 밥을 지었다.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박 집사에게 전화했다. 박 집사가 전화를 받자 전태윤이 낮은 목소리로 분부했다.

“집사님, 사람 시켜서 신선한 새우를 보내오세요. 냉장고에 신선한 해산물이 별로 없네요.”

다른 채소는 있든 없든 상관없지만 하예정이 제일 좋아하는 새우는 무조건 있어야 한다.

“도련님, 사모님이랑 아직 식사 안 하셨어요?”

박 집사가 살짝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숙희 아주머니더러 먼저 돌아와서 저녁 준비를 하게 했어야죠.”

“늦게 먹어도 괜찮아요, 나 아직 배 안 고파요. 예정이도 회사에서 디저트 몇 개 먹었어요.”

“그럼 다행이네요. 지금 바로 신선한 새우를 보내드릴게요. 30분쯤 걸릴 겁니다.”

전태윤이 알겠다며 대답했다. 새우는 금방 익어 나중에 투하해도 되니 일단 다른 요리부터 만들면 된다.

오랜만에 요리하는 전 대표께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각종 식자재를 손질했다. 그는 가장 잘하는 요리를 몇 가지 만들어 사랑하는 아내에게 먹일 예정이다.

전태윤은 지금 이 순간 할머니께 더없이 감사했다.

그의 할머니는 다른 재벌가와 다르게 아홉 손주에게 전부 음식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셨다.

훌륭한 셰프로 거듭나 장차 아내의 위를 사로잡고 누구보다 입을 까다롭게 만들어 남편이 해주는 음식만 먹도록 할 큰 그림인 듯싶었다. 그렇게 되면 남편을 떠나려야 떠날 수 없을 테니까. 전태윤은 뒤늦게 할머니의 의도가 의심됐다.

그는 주방에서 아내가 먹을 저녁을 정성껏 만들었다. 하예정은 안방의 화장실 욕조에 누워 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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