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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남편에게 들키자 하예정의 얼굴이 무르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앉으며 휴대폰을 뺏어와 화면을 잠그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말했다.

“심심해서 그냥 아무거나 검색해본 거예요. 술은 어디 있어요?”

전태윤이 술을 두 잔 가져와 한 잔을 그녀에게 건넸다.

“우리 아직 밥을 안 먹었으니 너무 많이 마시진 마. 반 잔만 마시면 돼.”

“이 정도 양이면 서너 모금에 다 마셔버리겠네요. 간에 기별도 안 가겠어요.”

하예정이 구시렁대며 술잔을 받아와 한 모금 맛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전혀 진하지 않았다. 전태윤은 그녀가 바로 취할까 봐 내심 걱정한 듯싶었다.

하예정은 물 마시듯 반 잔의 술을 곧장 들이켰다.

전태윤은 한 모금만 마시고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그는 수줍을 게 없으니 술을 빌려 용기 낼 필요가 없다.

“안 마셔요? 안 마시면 나 줘요.”

하예정이 손을 뻗어 그의 잔을 가져오려 했다. 그의 잔은 그녀 것보다 크고 술도 더 많이 담겨있었다.

전태윤은 긴 팔로 재빨리 잔을 치우고 그녀의 손을 밀쳐냈다. 그는 술잔을 침대 머리맡에 내려놓고 양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다잡으며 가까이 다가가 가볍게 키스했다. 이어서 그녀를 살포시 침대에 눕혔다.

“태윤 씨... 나 조금 두려워요...”

“괜찮아, 나한테 맡겨.”

전태윤이 부드럽게 키스하며 그녀의 긴장한 마음을 녹였다.

다정한 그의 제스처에 하예정도 서서히 긴장을 풀고 그에게 템포를 맞춰갔다.

“띠리링...”

이때 전태윤의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 왔어요.”

“신경 쓰지 마.”

그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여 전화를 받을 겨를이 없다.

“띠리링...”

휴대폰 벨 소리가 계속 울렸고 전태윤은 끝까지 받지 않았다. 결국 상대도 세 번 전화를 건 뒤 포기했다.

알고 보니 성기현한테서 온 전화였는데 그는 전태윤이 출장을 다녀왔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그를 불러내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다만 전태윤은 그의 전화를 받지 않았고 성기현은 휴대폰을 식탁에 내려놓았다.

그의 국을 따르고 주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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