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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전태윤은 도련님으로 커오면서 이날 이때까지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꼬집혀본 적이 없다.

‘아파, 아프다고!’

“할머니 깨셨어요?”

하예정이 침대에서 내려오며 그에게 물었다.

할머니가 깨시기 전에 방으로 돌아가려는 모양이다.

“깨셨어.”

“이렇게 빨리요?”

이제 막 달아가려던 그녀가 걸음을 멈췄다.

“그럼 나 이렇게 나가면 할머니께서...”

“우린 부부야.”

전태윤은 그녀가 자꾸 뭔가를 숨기려 하는 모습이 싫었다.

하예정이 웃으며 답했다.

“그래요, 우린 부부니까 당당하게 나가야죠. 할머니도 보시면 기뻐할 거예요. 우리가 결혼 뒤에 줄곧 각방을 써서 나한테 얼마나 핀잔을 두셨는지 모르죠?”

전태윤이 어이없다는 듯 그녀를 쳐다봤다.

실은 그도 할머니만 생각하면 저절로 고개를 내젓게 된다.

물론 지금은 감사의 마음이 더 많다. 할머니의 핀잔이 아니었다면 그도 하예정과 결혼하지 못했을 테니까.

“방에 가서 옷 갈아입을게요. 오늘 뭐 먹고 싶어요? 아침은 내가 차려줄게요.”

“아침 사 왔으니까 할 거 없어.”

하예정은 그를 힐긋 쳐다보다가 밖으로 나갔다.

전태윤은 짙은 표정으로 생각했다.

‘방금 그 눈빛 뭐지? 아침 사 온 게 그렇게 이상할 일인가? 해가 서쪽에서 뜰 정도냐고?’

“할머니, 굿모닝.”

밖으로 나온 하예정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할머니께 인사했다.

“예정이도 굿모닝.”

어르신이 자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배고프지? 태윤이가 아침 일찍 깨어나 찬바람에 비까지 무릅쓰고 관성 호텔에 가서 조찬 포장해왔어. 네가 거기 음식 좋아한다면서?”

하예정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에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

“저 음식 안 가려요. 길거리 토스트나 편의점 음식이라 해도 다 잘 먹어요.”

할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그런 것도 매일 먹으면 질려. 가끔 메뉴를 바꿔야지. 오늘 추워. 얼른 옷 갈아입고 외투도 하나 걸쳐.”

하예정이 알겠다고 대답한 후 무덤덤한 척 방으로 돌아갔다. 방문을 닫자마자 그녀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띠리링...”

이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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