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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광명 아파트에 도착한 두 사람은 곧장 하예진의 집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고 수많은 이웃들이 하예진의 집 문 앞에 모여들어 구경하고 있었다.

“주형인 이 나쁜 자식아, 당장 내 아들 돌려줘. 당신네 집안사람들은 정말 못돼먹었어! 평소에는 우빈이를 장난감 취급하면서 데리고 놀다가 애가 울면 나 몰라라 하잖아.”

“우빈이 벌써 29개월이에요.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사람이 애한테 옷 한 벌, 장난감 하나라도 사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인제 와서 우빈이 보고 싶다고요? 우빈이 보고 싶다고 할 때 제가 언제 못 만나게 하던가요?”

시부모와 형님은 하예진이 주형인을 때리지 못하게 그녀를 꽉 잡았다. 하예진은 마치 미친 사람처럼 발버둥 치며 욕설을 퍼부었다.

조금 전에 이미 시댁 식구와 한바탕 싸웠는지 머리가 잔뜩 헝클어졌고 목소리도 갈라졌지만 여전히 그들을 벗어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퍽퍽!”

주서인은 가차 없이 하예진의 뺨을 두 대 내리치고는 욕설을 퍼부었다.

“우빈이는 주씨 가문의 손자야. 내 동생이랑 이혼하면 우빈이는 당연히 우리가 데려와야지. 우리가 우리 주씨 가문의 손자를 데려가는 건 자유야. 더 시끄럽게 울었다간 혓바닥을 잘라버릴 줄 알아.”

형님에게 뺨을 맞은 하예진은 더욱 미친 듯이 날뛰며 벗어나려 했다. 주경진과 김은희가 그런 하예진을 통제하기 버거워하자 주서인이 냉큼 그들을 도왔다.

할머니와 숙희 아주머니가 인파를 뚫고 문 앞에 도착한 순간 마침 그 장면을 목격했다. 할머니는 너무도 화난 나머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안으로 뛰어 들어갔고 숙희 아주머니가 그녀의 뒤를 따랐다.

할머니는 젊었을 적 정보통이라 불릴 정도로 대단한 분이었다. 비록 퇴직한 후 더는 손을 쓴 적이 없지만 몸이 강경하여 주먹과 발을 휘두르면 일반인보다 훨씬 강했다.

그녀는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무릎으로 하예진의 가슴팍을 누르고 있는 주서인을 발로 걷어차더니 주경진과 김은희도 연거푸 걷어찼다. 그 바람에 세 사람 모두 순식간에 바닥에 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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