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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김씨 일가는 심효진 고모의 시댁이다. 심효진은 어릴 때부터 고모가 그 집안에서 겪은 모진 고통을 직접 목격해왔다. 심씨 일가는 집 철거로 어마어마한 보상을 받아 벼락부자가 되었다. 가게도 꽤 많이 세를 주어 자산이 무려 200억에 가까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모는 재벌가에 시집가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러니 하예정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심효진은 친구를 비하하는 게 아니라 솔직하게 현실을 얘기했을 뿐이다.

“예정 누나는?”

“남편이랑 데이트하러 갔어.”

김진우는 순간 사색이 되었다.

곧이어 그는 방안 곳곳을 수색하며 하예정의 종적을 찾아 헤맸다. 심효진은 그가 실컷 찾도록 내버려 두었다.

하예정을 찾지 못한 김진우는 그제야 사촌 누나의 말을 믿었다. 예정 누나는 진짜 가게에 없었다.

그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여 가게를 떠났다.

심효진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동생이 하루빨리 단념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사랑 때문에 바보처럼 극단적인 행동은 하지 말길 바랐다.

두 사람 사이에 낀 심효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깊은 감정의 늪에 빠진 동생도 안쓰러우면서 또 한편으로는 친구를 지켜줘야 했다. 김진우가 하예정의 결혼생활에 끼어드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가 없다.

서교 펜션.

전태윤과 할머니는 전씨 일가의 어르신과 도련님의 신분으로 찾아온 게 아니었기에 다른 사람들처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매표소로 향했다.

이 펜션은 대외적으로 운영하는 곳이라 입장권을 사야 들어갈 수 있다.

전태윤은 입장권을 끊어 하예정에게 건네더니 그녀의 품에서 주우빈을 안아왔다.

“우빈이 내가 안을게.”

하예정이 힘들면 안 되니까.

“우빈이 유모차 가져와서 안에 앉혀야겠어요. 유모차 밀면 훨씬 간편할 것 같아요.”

전태윤은 곧바로 차 키를 숙희 아주머니께 건넸다. 아주머니는 차에서 주우빈의 유모차를 내렸다.

검표를 마친 후 그들 일행은 펜션으로 들어갔다.

펜션에 들어서자마자 하예정은 이곳의 수려한 풍경에 확 사로잡혔다. 그녀는 안으로 걸어가면서 물었다.

“여긴 원림 식인가요?”

“맞아. 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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