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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시간이 어찌나 빨리 지났는지 눈 깜짝할 사이에 하루가 저물었다.

종일 밖에서 돌아다닌 하예정은 집에 오자마자 샤워를 마치고 바로 곯아떨어졌다.

할머니는 하예정이 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오늘 밤에도 연기를 펼치려 했지만 할머니가 방에 들어갔을 때 하예정은 이미 단잠에 빠진 뒤였다. 신들린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도 보여줄 기회가 사라졌다.

하예정의 방에서 나온 할머니는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는 전태윤을 보고 있자니 분통이 터졌다. 할머니는 전태윤에게 다가가 들고 있던 TV 리모컨을 확 빼앗았다.

“집에 와서는 한마디도 안 하고. 해야 할 일도 안 할 셈이야?”

전태윤은 할머니를 보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집에 왔는데 무슨 얘기를 더 해야 해요? 해야 할 일은 뭐고요?”

오늘 그래도 수확이 꽤 컸다. 온종일 하예정과 손을 잡고 다녔으니 말이다. 하예정도 무슨 일이 있으면 그에게 얘기했고 그에 대한 믿음이 점점 깊어졌다.

손자의 질문에 할머니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할머니, 오늘 종일 돌아다녀서 힘드시죠? 아주머니한테 게스트룸 좀 치워달라고 할까요?”

할머니는 한숨을 내쉬고는 그러라고 했다. 전태윤이 분부하기도 전에 숙희 아주머니는 진작 게스트룸을 깨끗하게 정리했다.

“너도 일찍 쉬어.”

할머니는 당부의 말을 한마디 남기고는 게스트룸으로 갔다. 전태윤은 거실에서 한참 동안 앉아있다가 TV를 끄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간 그는 곧장 소정남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 그래도 지금 통화 가능한지 문자 보내려고 하던 찰나에 네가 전화 왔어. 역시 우린 서로 통해.”

전태윤은 방의 소파에 앉아 덤덤하게 물었다.

“나한테 무슨 얘기 하려 했는데?”

“내일 오전 10시에 소이 카페에서 효진 씨를 기다릴 거야. 형수님더러 효진 씨한테 알려주라고 해줘.”

전태윤이 피식 웃었다.

“이번 소개팅이 아주 많이 기대되나 봐?”

“네가 주선해주는 건데 적극적이지 않고서야 되겠어?”

“알았어. 이따가 예정이한테 말해서 효진 씨한테 알려주라고 할게. 너 잘해야 할 거야. 효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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