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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서현주는 내키지 않았지만 겉으로는 티 내지 않았다. 어쨌거나 아직은 와이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기에 뭐라 얘기할 수도 없었다. 괜히 뭐라 했다가 주형인의 반감을 사고 미래의 시대 식구들도 그녀를 아니꼽게 생각할 수 있다.

주우빈은 인제 고작 두 살이라 철이 없고 자립 능력도 없다. 그녀의 밑에서 자란다면 앞으로 주우빈을 다스릴 기회가 많을 테니 급할 건 없었다.

“문제없어요.”

서현주는 이혼 합의서를 주형인에게 건넸다.

“내가 두 부 프린트해줄 테니까 내일 예진 씨한테 사인하라고 한 다음 한 부씩 가져요. 그리고 월요일에 이혼 신고하러 가요.”

주형인이 웃으며 말했다.

“너보다 더 급한 건 나야.”

“난 급하지 않아요.”

서현주는 웃으며 이혼 합의서를 프린트했다.

그날 밤 두 사람은 결혼 후의 행복한 생활을 꿈꾸며 단잠에 빠졌다.

이튿날, 잠에서 깬 하예정은 전태윤이 화장대에 놓고 간 쪽지를 확인하고는 바로 휴대 전화를 들어 심효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정아, 나 아직 눈도 못 떴어.”

아직 잠에서 깨지 못한 심효진이 두 눈을 비비며 하품했다.

“어젯밤에 늦게 잤거든.”

그러자 하예정이 히죽 웃었다.

“아직 안 깬 것 같아서 문자 보내면 못 볼까 봐 전화한 거야. 태윤 씨가 나한테 쪽지 남겼는데 태윤 씨 동료가 오늘 오전 10시에 소이 카페에서 널 기다리겠다고 했대. 손에 붉은 장미꽃 한 송이를 든 남자를 찾으면 돼.”

“네가 얘기 안 했으면 오늘 소개팅이 있는지도 깜빡할 뻔했어.”

심효진이 두 눈을 뜨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또 소이 카페야? 알았어. 늦지 않게 갈게.”

조퇴하면 되니까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럼 알람 놓고 조금 더 자. 방해하지 않을게.”

“예정아, 너 나랑 같이 안 갈 거야?”

심효진은 매번 소개팅할 때마다 하예정과 함께 갔었다. 하예정의 말투가 삽시간에 무거워졌다.

“오늘 언니가 주형인이랑 이혼을 상의한다고 했어. 하나밖에 없는 언니인데 내가 가봐야지.”

“하긴. 예진 언니 기를 살려줘야지. 더는 주씨 가문 사람들이 괴롭히게 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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