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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

서교 펜션으로 가는 길에서 하예정은 심효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효진아, 나 오늘 할머니 모시고 바람 쐬러 가. 가게 하루만 너한테 맡길게.”

심효진이 웃으며 대답했다.

“알았어. 할머니 즐겁게 해드려. 가게는 내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어차피 내일이 주말이라 가게도 문을 열지 않는다. 굳이 연다면 하예정이 가게 안에서 출고를 다그칠 것이다.

통화를 마친 후 심효진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예정이 결혼생활이 점점 더 다채로워지네.”

“누나.”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환하던 심효진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다.

그녀는 안으로 들어오는 김진우를 바라보며 하찮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진우야, 누나가 저번에 한 말 귓등으로 흘려들었어? 가게로 찾아오지 말랬잖아. 너랑 예정이는 불가능하다고!”

며칠 안 본 사이에 김진우는 훌쩍 초췌해진 모습이었다. 다크서클도 심하고 수염까지 삐죽삐죽 자라났다. 22살 젊은 남자의 생기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사촌 동생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심효진도 매우 속상했다.

사랑의 상처는 이토록 혹독한 법이었다.

김진우는 수년간 하예정을 짝사랑해왔기에 당장 포기하는 건 실로 어려운 일이었다.

“누나.”

김진우가 고통스러운 얼굴로 말을 꺼냈다.

“나 며칠 동안 가게에 찾아오지 않으려고 애써 참아봤는데 견디기가 너무 어려워. 마음을 가라앉히면 예정 누나가 저절로 생각나. 나 예정 누나 너무 사랑하나 봐. 이젠 어떡해? 누나 나 좀 도와줘!”

김진우는 심효진의 양쪽 어깨를 꽉 잡고 애원 섞인 말투로 말했다.

“나 누나 동생이잖아. 누나 말곤 날 도와줄 사람이 없어.”

심효진은 자신의 어깨를 꽉 잡은 김진우의 손을 내려놓으며 정색한 표정을 지었다.

“김진우, 누나가 몇 번을 얘기해? 예정이는 이미 결혼했어. 유부녀를 아무리 사랑해봤자 이 사실은 절대 바뀌지 않아. 그러니까 네가 마음 접어. 예정이는 너랑 안 어울려. 널 사랑할 리도 없고.”

이어서 그녀는 또 사악한 눈빛으로 김진우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너 감히 뻔뻔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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