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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6화

앞으로 거동조차 불편해지면 자식들이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 영감은 하예정의 결혼식에 참석해야 할지 말지 고민했다. 하예정이 청첩장을 보내주지 않았으니 갈 수 없었고 좋은 날에 분위기를 흐려서는 안 된다고 여겼다.

“할아버지, 가서 얌전히 있다가 얼굴이나 보고 술 한잔하고 오면 되잖아요. 그럼 모두 우리가 하예정과 잘 지내는 줄 알 거예요. 할아버지는 제가 얼마나 힘든지 알잖아요.”

하지명은 가족을 데리고 같이 결혼식에 참석하고 싶어서 하 영감한테 투덜거렸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직 먹고 살 수는 있잖아. 전태윤 도련님이 너의 사업에 손을 썼지만 그 뒤로는 가만히 내버려뒀고 너희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것 같더구나. 그런데도 우리한테 용돈 한 번 쥐여준 적 없고 걸핏하면 퇴직금이 얼마 있냐고 하면서 뜯어먹을 생각만 했지.”

하 영감은 하지명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나랑 네 할머니는 가지 않을 거다. 죽는 게 두렵지 않거든 불청객 신분으로 가보렴. 선택은 온전히 너희들의 몫이니 하고 싶은 대로 해. 난 너희들을 말릴 자격이 없어. 하지만 하예정이 결혼하는 날에 분위기를 흐리면 우리한테 득이 될 게 뭐가 있어? 되레 하예정의 미움만 받을 텐데 말이야. 우리는 이미 업보를 받았으니 앞으로는 더 조심해야 해. 하예정의 남편은 전남편처럼 무능한 남자가 아니라 재벌가 도련님이야. 전태윤 도련님이 화나면 얼마나 무서운지 아직도 모르겠어? 전화 한 통이면 너희들은 당장 짐 싸서 마을로 내려가야 할 거야.”

뭇사람들은 삽시에 조용해졌고 하 영감이 가지 않는 이상 아무도 섣불리 갈 수 없었다. 간다고 해도 얻을 수 있는 게 없었고 되레 자매의 모순만 극대화할 것이다.

하지철은 가지 못한다는 것을 예상했었다. 하지철은 하예정을 무서워했고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누나라고 생각했다.

‘예진 누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 예전에 돈이 얼마 없었을 때도 예정 누나를 무술 학원에 보냈었지.’

“자, 다들 이만 가봐. 오늘은 좋은 날이지만 너희들이 좋아할 날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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