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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7화

“얼마 남지 않은 퇴직금을 뜯어내려고 하잖아.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집도 셋째네 집이야. 우리가 셋째의 부모라서 이 집이라도 가져서 이렇게 지내는 거지. 매달 생활비는 자식들이 주는 것인 줄 알았지만 하예정이 우리 자식들한테 월세를 내라고 해서 모은 돈으로 우리가 사는 거야. 나이도 이만큼 먹었으니 눈 가리고 아웅 하지 말고 받아들이면 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발버둥 쳐도 소용없어.”

하씨 노친은 반박하고 싶었지만 하 영감의 말이 전부 사실이었기에 말문이 막혔다.

“악독하다고 뭐라고 하지 마, 십여 년 전에 우리는 뭐 잘 해준 것 같아? 그때 왜 친손녀를 그렇게 미워했는지 몰라. 아들이랑 며느리가 다 세상을 뜨고 미성년자인 두 손녀를 가문에서 내쫓고 재산을 전부 빼앗아서...”

하 영감은 말하면서 눈시울을 적셨고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자식이 하는 말에 흔들리지 말고 우리 둘은 조용히 지내자. 하예정 자매한테 민폐 끼치지 않으면 나중에 우리를 미워하던 마음도 사라져서 거동이 불편해졌을 때 우리한테 도우미 아줌마를 보내줄 수도 있어. 하예정 자매가 이 집을 상속받으려고 왔을 때 다른 손주들이 소름 끼치는 말을 해서 이제는 기대 안 해. 늙으면 젊은이들의 짐이 되어 힘들게 하거든. 저 아이들도 늙어서 미움받지 말았으면 좋겠어.”

하 영감의 말을 들은 하씨 노친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그래, 당신 말대로 할게. 손주 중에서 제일 미워했던 손녀가 지금 제일 잘나갈 줄 누가 알았겠어. 그런데 하예정이 홍씨 가문 사람들은 초대했을까?”

홍씨 가문은 하예정의 수양 외할머니 가문이었다.

하 영감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했다.

“아니, 결혼식 전에 홍씨 가문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하예정이 초대하지 않았대. 홍씨 가문이 그때 두 자매의 편을 들어주지 않고 홍씨 가문에 들이지 않더니 몰래 배상금을 나눠 가졌지. 그런 홍씨 가문을 두 자매가 초대할 것 같아? 홍씨 가문이 셋째 며느리를 키워줬지만 하예정이 재벌가 도련님과 결혼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참석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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