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683화

어르신은 눈을 크게 부릅뜨며 나무라는 투로 얘기했다.

“왜? 지금 여기 누워있는다고 벌써 자신감이 사라져서 예진이를 남한테 떠미는 거야?”

그리고 노동명이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또 말을 이었다.

“너 예진이를 뭐로 생각해, 대체? 걔 인생을 네가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남한테 떠밀기 전에 먼저 네 사람이 되는 게 우선 아니야? 네 사람도 아닌데 무슨 자격으로 남한테 떠밀어? 네 이놈, 예진이 손도 못 잡아봤지? 너흰 시작도 안 했는데 주제넘게 예진이한테 남자를 소개해 줘라 말아라 하는 거야?”

“여기 아프냐?”

노동명의 다친 다리를 약간 힘을 줘 누르며 어르신이 물었다.

“아... 어르신, 아파요, 아파요!”

다리로부터 전해져 오는 통증은 노동명으로 하여금 이마에 식은 탐이 송골송골 맺히게하였지만 그는 줄곧 꾹 참으며 한 번도 앓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어르신 앞에서는 체면을 차릴 필요가 없어 어리광 부리듯이 솔직하게 아픔을 호소했다.

“아픈 줄 아는 건 좋은 일이야. 감각이 있다는 거잖아. 감각이 있으면 불구 될 일 없어. 물론 근육이나 뼈가 다치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 퇴원하고 나서 재활센터를 찾아 열심히 재활 하도록 해. 네가 옛날처럼 씽씽 날아다니는 모습을 꼭 다시 볼 수 있을 거라 난 믿는다.”

노동명은 괴롭고 슬픈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르신, 난 두려워요. 평생 휠체어에 앉아 다녀야 할까 봐서요.”

“지금 의사도 네가 꼭 휠체어 신세가 될 거라고 단정 못 짓는데 왜 섣불리 그런 걱정을 해. 너 불구가 돼서 예진이 고생시킬까 봐 걔를 안 보려고 하는 거구나. 그래서 태윤이까지 병실에 들이지 않고 또 예진이한테 그딴 맘에도 없는 말을 하고. 예진이랑 원래부터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그런 형편없는 소리로 걔 마음에 상처 주기까지 하다니. 너 진짜 이대로 예진이 포기할 셈이냐?”

“내가 전에 우리 집안의 그 불효막심한 손주 놈들 때문에 며느릿감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물색하면서 젊고 괜찮은 놈 몇몇 눈여겨 본 게 있다. 내가 손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