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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9화

주서인은 멋쩍게 웃으며 우빈이를 두어 번 쳐다보고는 말했다.

“우빈이도 아빠가 필요하지 않겠어?”

“우빈이는 지금도 아빠가 있어요. 나랑 형인 씨가 어떤 사이가 됐던 그 사람은 우빈이 아빠예요. 평생 변하지 않아요, 그건.”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예진아. 난 우빈이가 아빠가 있는 건전한 가정에서 자라야 더 즐겁게 성장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뜻이야.”

“제 생각에 우빈이는 지금 매우 즐거워요. 언제나 그랬어요. 예전에도 형인 씨는 매일 일하느라 바쁘고 다른 여자랑 놀아나느라 바빠서 아이랑 놀아준 적이 별로 없어요. 지금도 그저 가끔 와서 보고 가는데, 예전이랑 다를 게 뭐에요? 우빈이는 아빠가 곁에 없는 것에 이미 습관 됐어요. 저랑 예정이가 아이한테 부족하지 않게 잘 챙겨주고 있어서 저희 우빈이는 걱정이나 고민 없이 충분히 즐겁게 잘 성장하고 있어요.”

주서인은 할 말이 없었다. 우빈이를 핑계 삼는 건 통하지 않았다.

주씨 집안 사람들은 줄곧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었다. 하예진을 수도 없이 설득했지만 결과는 늘 똑같았다.

주형인도 속으로 후회하고 있지만 하예진의 성향을 잘 알기 때문에 그가 마음을 바꿔먹고 그녀를 쫓아다녀도 받아주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었다.

“정말로 형인 씨 위하는 거면 친정집 일을 그만 간섭하세요. 부모님 앞에서도 올케 욕을 그만하시고 그만 이간질 하세요. 그래야 형인 씨도 잘 살 수 있어요. 그게 아니면 올케 백 명을 바꾼다 해도 다 똑같을 거예요.”

“난 언니가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요. 동생이라곤 한 명뿐인데, 나중에 부모님이 연세 드셔서 돌아가시게 되면 친정에서 반겨줄 사람은 형인 씨와 형인 씨 와이프뿐이잖아요. 그렇게 자꾸 올케를 못살게 굴고 올케와 척을 지면 부모님 돌아가시고 난 후에 동생 내외랑 어떻게 지내려고 그러세요? 다 큰 동생네 부부 사이 일에 그렇게 왈가왈부하지 마세요. 부모님까지 부추겨서 며느리 못 잡아먹어서 안달 나 하는 거 삼가시라고요. 이미 동생을 한 번 이혼하게 했잖아요. 그래서 속이 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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