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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그 꽃가루들은 무대와 관중석에 떨어졌지만 내 몸에는 하나도 떨어지지 않았다.

무대 아래에서 나는 부드러운 얼굴로 청아를 품에 안고 조심스럽게 그녀를 벤까지 호송하는 승호를 바라봤다.

시동이 걸리자 승호는 감동한 듯 청아를 끌어안았다.

“청아야, 고마워. 항상 내 곁에 있어 줘.”

청아는 으쓱한 미소를 지으며 승호를 끌어안더니, 그의 귓불에 입 맞췄다.

그러다가 제가 원하는 대로 붉게 물든 승호의 귀를 보더니 작게 속삭였다.

“그럴게. 항상 오빠 곁에 있을게.”

콘서트가 끝난 지 한참이 지나서야 승호은 나를 찾아야 한다는 걸 떠올렸다.

그는 수많은 인력과 물력을 동원해 회사 직원들에게 선포했다. 나를 찾거나 단서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보상으로 현찰을 주겠다고.

심지어 나를 직접 제 앞에 데려오는 사람에게는 서울 중심에 있는 집 한 채를 주겠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나는 헛웃음이 나와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가끔 승호 뒤에 가서 찬바람을 불었다.

그러다가 아무 반응 없는 그를 보며 맥 빠진 소리를 했다.

“그럴 필요 뭐가 있어? 이미 나를 봤잖아.”

저녁 식사 후, 청아는 술에 취한 것처럼 승호의 품에 기대더니 자기 옷 단추를 풀어헤쳤다.

“오빠, 나 정말 오빠랑 영원히 같이 있고 싶어.”

승호는 그런 청아를 품에 안더니 안쓰러운 듯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럴 거야. 우리는 영원히 같이 있을 거야.”

청아는 승호의 목을 끌어안고 애교 부리는 듯 말했다.

“정말이야?”

승호는 감격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청아의 손을 잡고 부들부들 떨었다.

“청아야, 나...”

“오빠, 사랑해...”

“나도...”

곧 맞닿을 것 같은 두 사람의 입술을 본 순간, 나는 구역질이나 몸을 돌렸다.

두 사람 사이가 단순한 오빠 동생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입 맞추는 걸 보게 될 줄이야.

정말 눈 뜨고 봐주기 힘들었다.

나는 여느 때처럼 스위치 쪽으로 날아가 힘껏 스위치를 눌렀다.

당연히 예전처럼 아무 반응 없을 줄 알았는데, 불이 갑자기 꺼져버렸다.

갑자기 닥친 어둠에 승호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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