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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아...”

청아는 승호의 몸 위에서 벌떡 일어나 옆에 있는 옷으로 몸을 다급히 가렸다.

승호도 그제야 경찰을 발견하고 다급히 서서 옷차림을 정리했다.

하지만 경찰은 그를 보는 체도 하지 않고 지하실에 있는 수영장으로 걸어갔다.

수영장 옆에서 언뜻 봤던 내가 떠올랐는지, 승호는 다급히 경찰을 막았다.

“아무리 경찰이라도, 이렇게 가정집에 무단침입하는 건 불법 아니에요? 어느 소속이에요? 신고할 거예요.”

경찰은 싸늘한 눈빛으로 승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때 경찰청장으로 돼 보이는 다른 경찰 한 명이 안으로 걸어 들어오더니 승호에게 말했다.

“허승호 씨 맞으십니까? 정현섭 경장입니다. 허승호 씨가 권시율 씨를 악의적으로 살해했다는 제보를 받고 왔습니다. 시체가 집 수영장에 있다는 제보를 받아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경찰의 말에 놀란 허승호는 다리가 후들거려 그대로 주저앉을 뻔했지만 소파를 짚고 겨우 버텼다. 그러면서 억지로 웃음을 머금고 입을 열었다.

“뭔가 착각하신 거 아닌가요? 아내가 제 여동생을 수영장으로 민 걸 혼내려고 수영장에 가두고 겁 좀 준 것뿐이에요. 안 그래도 아내가 도망쳐서 찾고 있던 중이에요.”

눈앞의 광경에 나는 하늘을 날아갈 것만 같았다.

대체 어떤 착한 사람이 나를 도와 신고 전화를 했는지? 허승호가 벌받게 해줘서 그 사람에게 너무 고마웠다.

‘허승호를 죽이지 못하는 게 내 한이었는데.’

정 경장은 승호를 옆으로 밀어 버리더니 곧장 지하실로 향했다.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가 확인하고 나서 정말 결백하시다면 풀어드릴 겁니다.”

승호가 겁먹은 모습을 보니 나는 신이 나서 수영장까지 같이 들어갔다.

이곳은 내 시체가 있는 곳이자, 내가 영혼이 되고 나서 처음 돌아온 곳이기도 하다.

시체의 악취가 너무 강한 탓에 수영장 문이 열리자마자 사람들은 쪼그리고 앉아 구역질을 해댔다.

결국 정 경장은 마스크를 끼고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내 시체를 보는 것이라 그런지 이제는 예전처럼 두렵지 않았다. 나는 아예 시체 옆으로 다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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