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모범생이었던 고선재가 한때 싸움 실력으로 학교에서 이름 날렸던 허연후를 당해낼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게다가 고선재는 자신이 혹여나 한지혜를 다치게 할까 봐 걱정되었기에 주춤거리며 반격하지 않았다. 반면 허연후는 품에 사람을 안고 있음에도 싸우는 데에 아무런 지장도 받지 않았다. 얼마 안 가 고선재는 허연후의 주먹에 맞아 땅바닥으로 쓰러졌다. 고선재가 배를 감싸고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에 한지혜는 화가 치솟았다. 그녀는 차가운 눈길로 허연후를 노려보면서 어금니를 깨물고 말했다.“연후 씨, 마지막으로 다시
한지혜는 허연후를 째려보았다. “전 화해를 조건으로 내기하고 싶지 않아요.” “만약 지혜 씨가 고선재 그 자식한테 자신 있다면 저랑 내기하는 걸 두려워할 리가 있을까요? 지혜 씨, 제가 그 누구보다도 더 지혜 씨한테 잘해준다는 걸 알아야 해요.”한지혜는 차갑게 웃었다. “그렇네요, 저한테 잘해준다면서 하마터면 저의 모든 것을 망칠 뻔했죠.” “그건 허가은이 벌인 일이지 제가 한 일이 아니에요, 착한 사람 모함하지 마세요.” “하지만 허가은은 연후 씨의 동생이잖아요. 게다가 제가 가짜 임신인 걸 연후 씨가 허가은과 말하지 않
허연후는 얼굴을 한지혜의 가슴팍에 파묻고 가볍게 문질렀다. 뜨거운 입술은 알게 모르게 그녀의 부드러운 그 부분을 스쳤다. 한지혜가 입은 끈 원피스는 안 그래도 가슴골이 살짝 알리는 디자인이었는데 허연후가 얼굴로 문지르니 그녀의 어깨끈은 이미 아래로 흘러내려 그 아래의 속살이 나왔다. 그곳을 빤히 뚫어져라 쳐다보던 허연후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뜨거운 눈빛으로 한지혜를 바라보며 말하는 허연후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무게감 있고도 매혹적이었다. “지혜 씨, 뽀뽀해도 돼요?” 한지혜는 허연후가 말하는 뽀뽀가 단순한 뽀뽀가 아님
말을 끝마친 뒤 그녀는 조금의 주저도 없이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생각할수록 이상함을 느꼈다. 바로 이때 허연후가 갑자기 말문을 열었다. “방금 들은 소식인데요, 고선재가 지혜 씨의 회사와 계약하려 하다고요. 그런데 회사에 손에 꼽힐만한 남자 주인공이 없어서 고선재를 전적으로 밀어주려고 둘이 연합하여 이번 사건을 이용한 것일 수도 있어요.” 한지혜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전 계약을 중지하겠어요.” 허연후는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제가 말했었죠, 지혜 씨 회사 사장 악독하기 그지없다고.
허연후는 고통에 안색이 창백해지고 미간이 찌풀어졌다. 두 손으로 아랫도리를 부여잡고 몹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한지혜는 약간 당황했다. 그녀는 방금 너무 놀란 나머지 힘 조절을 하지 못하였고 당시 허연후의 그곳도 살짝 올라온 상황이었다. 잘못 하면 진짜 그곳의 명줄이 끊길 수도 있다. 한지혜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매우 아파요?” 허연후는 고통스러워 침대 위에 엎어져 있었고 숨소리 또한 가냘팠다. “당연하죠. 무슨 일이 있어도 남자의 거기는 차면 안 되다는 거 모르세요? 그리고 혹시라도 거기에 무슨 일이 생겨서 자식을
그녀는 눈을 꼭 감았다. 속으로 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하자고 중얼거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허연후는 그제야 한지혜를 천천히 놓아주었다. 귀여운 그녀의 모습에 허연후는 참지 못하고 그녀의 입술에 입맞춤하고 웃으며 말하였다. “지혜 씨, 이후에도 지금처럼 얌전하면 안 될까요?” 한지혜는 눈을 끔뻑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아졌어요?” 허연후는 씩 웃으며 말했다.“괜찮은지 아닌지 느껴지지 않나요? 아니면 직접 검사해 주실래요?” 말을 끝내기 무섭게 허연후는 바지를 벗으려는 동작을 취하였다. 놀란 한지혜는 얼른 눈
말을 마치고 한지혜는 뒤돌아 나갔다. 그녀는 남한테 휘둘리는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그녀의 가족들까지 피해를 보게 하였기에 절대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단지 연기하는 것을 즐길 뿐 인기와 명예 따위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한지혜는 줄곧 연예계의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더러운 수작을 극혐오했다. 만약 안 그랬으면 한지혜는 배우로 이미 세간에 이름을 날리고도 남았을 거다. 방금 회사에서 나오자, 아버지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받으니 핸드폰 너머로 자애로운 한건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딸
한지혜는 곧장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커다랗고 곧게 뻗은 피지컬의 남자애가 서 있었다. 그는 190cm의 키에 심플한 흰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잘생긴 얼굴에는 햇빛처럼 찬란한 미소와 함께 입가에 보일 듯 만 듯한 작은 보조개도 있었다. 그녀를 보자 고인우는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하고는 그녀를 친근하게 불렀다. “지혜 누나.” 한지혜는 흥분하여 그를 아래 우로 훑어보았다.“내가 알고 있던 동생 맞아? 키가 엄청나게 커졌네. 게다가 여전히 잘생기고. 딱 봐도 대학교에서 인기가 많을 상일네.”
차유라와 말다툼이 벌어지려는 찰나 지켜보던 경호원이 다가가 제지하며 말했다.“고의로 대표님 약혼자의 헛소문을 퍼뜨리고 헐뜯는 당신들은 육엔 그룹에서 출근할 자격이 없습니다. 당장 이곳에서 나가세요.”쫓겨나는 여자들을 지켜보던 차유라는 그제야 뭔가를 깨달았다.사실 육천우는 그녀를 용서하는척하면서 이 모든 걸 직접 보면서 마음을 접기를 바란 거였다.차유라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문 채 강당 위에서 다정한 눈빛으로 허나연에게 목걸이를 걸어주는 육천우를 노려보았다.간간이 들리는 축복의 소리에 이가 부서지도록 악물고 있는데 차 교수의
내연녀라는 말에도 허나연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차유라 씨, 이 시점에도 그런 말을 하는 거 보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요?”“허나연 씨, 저의 아빠가 천우의 스승이라는 걸 잊었어요? 천우가 배은망덕한 사람도 아니고 날 뭐 어떻게 할 거로 생각하는 거예요? 천우야, 안 그래?”차유라는 육천우한테 눈길을 돌렸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육천우는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허나연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자기야, 우리 일단 연회에 먼저 참가하고 차유라는 연회
육천우는 손님들 접대하느라 한 바퀴 돌고 나니 머리가 좀 어지러워지자 자리를 찾아 앉아 휴식을 취했다.혼자 앉아 있는 육천우를 발견한 차유라는 바로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천우야, 왜 그래? 술 많이 마신 거야?”육천우는 반쯤 감은 눈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머리가 좀 어지럽네.”“내가 부축할게. 위층에 올라가 좀 셔.”차유라는 복무원을 불러 함께 육천우를 부축해 위층 방으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육천우는 침대에 쓰러져 꼼짝하지 못했고 차유라는 그런 육천우에게 다가가며 불렀다.“천우야, 천우야.”아무리 불러
허나연은 그들의 말에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어머니의 명성을 희롱하는 소리를 듣고 더는 억제 할 수 없어서 홧김에 달려 나가 그 여자의 뺨을 후려쳤다.“누가 감히 뒤에서 우리 엄마를 희롱하고 있어?”“허나연, 내가 틀린 말 했어? 차유라 씨랑 육 대표님이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 걸 알면서 매일 대표님 사무실에 드나들더니 내연녀가 아니면 뭔데?”허나연은 그들을 비웃으면서 말했다.“차유라가 당신들한테 그렇게 말한 거야?”“차유라 씨가 말해줄 필요가 있겠어? 회사 사람들 전부 그렇게 알고 있는데. 해외에 있는 3년 동안 차유라
육천우는 대중들의 환호 속에서 허나연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 주고는 몸을 일으켜 허나연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나연아, 나 이제 키스해도 돼?”이 말은 분명 물음형이었지만 허나연이 대답도 하기 전에 커다란 손은 이미 그녀의 머리를 감싸 쥐고 촉촉한 입술로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 있었다.현장에서는 축하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고 허나연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지만 육천우의 애틋한 마음에 그녀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둘은 얼마 동안 키스를 했는지도 모르고 서아의 목소리가 들릴 때 대서야 키스를 멈췄다.“아빠, 삼촌이랑 이모가 뽀뽀하
육천우의 말을 듣던 허나연은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며 코를 훌쩍거리며 말했다.“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거야? 조금이라도 나쁘게 대했어도 내가 이 정도로 슬프진 않았을 거잖아.”육천우는 허나연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달래며 말했다.“애기야, 울지마. 오빠한테 이거 하나만 대답해 줄래?”허나연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빠가 묻고 싶은 게 뭔지 나도 알아. 천우 오빠, 나 어릴 적부터 오빠랑 붙어 있는 걸 좋아했고 커서도 항상 오빠 옆에만 있었고 후에 사춘기가 되니까 오빠가 너무 간섭해서 자유가 없는 것이 싫
허나연은 의아해하며 고개 들어 까맣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육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떤 이벤트길래 이렇게 비밀스럽게 행동하는 거야?”허나연은 겉으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수도 없이 긴장해 하고 있었고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서 기대하면서도 긴장한 듯 하였다.육천우는 허나연의 눈을 막고 지하실에 있는 극장 쪽으로 향했고 따라가는 허나연의 궁금증은 점점 커져만 갔다.“육천우, 대체 어딜 데리고 가는 거야?”육천우는 극장의 문을 열고 허나연의 눈을 가린 커다란 손을 내리며 사랑이 가득 담긴 목
“오빠 이제 다신 어딜 안 갈 거야. 알았지?”허나연은 붉어진 눈으로 입을 삐쭉 내밀면서 말했다.“거짓말하지 마. 3년 전에 떠나면서 매일 연락한다고 해놓고 가서는 내 연락도 다 무시해 버렸으면서. 나 밤마다 오빠 전화 기다리다 잠들었단 말이야.”허나연은 술땜에 말투가 흐트러졌지만 육천우는 다 알아들을 수 있었고 듣고 나서 그의 마음은 칼로 베는 듯 아팠다.여태껏 육천우는 허나연이 자신을 귀찮아한다고만 생각했고 서로 성장 공간을 가져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해외에 나간 건데 허나연이 이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줄은
허나연은 입을 쀼죽하게 내밀고 육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뭔 생각했다고 그래. 나 혼자서 얼마나 자유스러웠는데.”허나연은 사실 자유스러웠던 건 맞지만 마음은 많은 공허함을 느꼈다.육천우가 항상 옆에서 이것저것 참견하여 허나연은 귀찮게만 느꼈었지만, 그가 해외로 떠나고 나서야 그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다.허나연은 사람들이 없을 때면 항상 조용하게 혼자 육천우랑 함께했던 나날들을 회상했었고, 커플들끼리 꽁냥 거리는것을 볼 때면 항상 옆에 있어 줬던 육천우를 생각했다.이 말을 들은 육천우는 웃으면서 허나연의 머리를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