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혜는 허연후를 째려보았다. “전 화해를 조건으로 내기하고 싶지 않아요.” “만약 지혜 씨가 고선재 그 자식한테 자신 있다면 저랑 내기하는 걸 두려워할 리가 있을까요? 지혜 씨, 제가 그 누구보다도 더 지혜 씨한테 잘해준다는 걸 알아야 해요.”한지혜는 차갑게 웃었다. “그렇네요, 저한테 잘해준다면서 하마터면 저의 모든 것을 망칠 뻔했죠.” “그건 허가은이 벌인 일이지 제가 한 일이 아니에요, 착한 사람 모함하지 마세요.” “하지만 허가은은 연후 씨의 동생이잖아요. 게다가 제가 가짜 임신인 걸 연후 씨가 허가은과 말하지 않
허연후는 얼굴을 한지혜의 가슴팍에 파묻고 가볍게 문질렀다. 뜨거운 입술은 알게 모르게 그녀의 부드러운 그 부분을 스쳤다. 한지혜가 입은 끈 원피스는 안 그래도 가슴골이 살짝 알리는 디자인이었는데 허연후가 얼굴로 문지르니 그녀의 어깨끈은 이미 아래로 흘러내려 그 아래의 속살이 나왔다. 그곳을 빤히 뚫어져라 쳐다보던 허연후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뜨거운 눈빛으로 한지혜를 바라보며 말하는 허연후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무게감 있고도 매혹적이었다. “지혜 씨, 뽀뽀해도 돼요?” 한지혜는 허연후가 말하는 뽀뽀가 단순한 뽀뽀가 아님
말을 끝마친 뒤 그녀는 조금의 주저도 없이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생각할수록 이상함을 느꼈다. 바로 이때 허연후가 갑자기 말문을 열었다. “방금 들은 소식인데요, 고선재가 지혜 씨의 회사와 계약하려 하다고요. 그런데 회사에 손에 꼽힐만한 남자 주인공이 없어서 고선재를 전적으로 밀어주려고 둘이 연합하여 이번 사건을 이용한 것일 수도 있어요.” 한지혜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전 계약을 중지하겠어요.” 허연후는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제가 말했었죠, 지혜 씨 회사 사장 악독하기 그지없다고.
허연후는 고통에 안색이 창백해지고 미간이 찌풀어졌다. 두 손으로 아랫도리를 부여잡고 몹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한지혜는 약간 당황했다. 그녀는 방금 너무 놀란 나머지 힘 조절을 하지 못하였고 당시 허연후의 그곳도 살짝 올라온 상황이었다. 잘못 하면 진짜 그곳의 명줄이 끊길 수도 있다. 한지혜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매우 아파요?” 허연후는 고통스러워 침대 위에 엎어져 있었고 숨소리 또한 가냘팠다. “당연하죠. 무슨 일이 있어도 남자의 거기는 차면 안 되다는 거 모르세요? 그리고 혹시라도 거기에 무슨 일이 생겨서 자식을
그녀는 눈을 꼭 감았다. 속으로 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하자고 중얼거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허연후는 그제야 한지혜를 천천히 놓아주었다. 귀여운 그녀의 모습에 허연후는 참지 못하고 그녀의 입술에 입맞춤하고 웃으며 말하였다. “지혜 씨, 이후에도 지금처럼 얌전하면 안 될까요?” 한지혜는 눈을 끔뻑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아졌어요?” 허연후는 씩 웃으며 말했다.“괜찮은지 아닌지 느껴지지 않나요? 아니면 직접 검사해 주실래요?” 말을 끝내기 무섭게 허연후는 바지를 벗으려는 동작을 취하였다. 놀란 한지혜는 얼른 눈
말을 마치고 한지혜는 뒤돌아 나갔다. 그녀는 남한테 휘둘리는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그녀의 가족들까지 피해를 보게 하였기에 절대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단지 연기하는 것을 즐길 뿐 인기와 명예 따위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한지혜는 줄곧 연예계의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더러운 수작을 극혐오했다. 만약 안 그랬으면 한지혜는 배우로 이미 세간에 이름을 날리고도 남았을 거다. 방금 회사에서 나오자, 아버지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받으니 핸드폰 너머로 자애로운 한건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딸
한지혜는 곧장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커다랗고 곧게 뻗은 피지컬의 남자애가 서 있었다. 그는 190cm의 키에 심플한 흰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잘생긴 얼굴에는 햇빛처럼 찬란한 미소와 함께 입가에 보일 듯 만 듯한 작은 보조개도 있었다. 그녀를 보자 고인우는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하고는 그녀를 친근하게 불렀다. “지혜 누나.” 한지혜는 흥분하여 그를 아래 우로 훑어보았다.“내가 알고 있던 동생 맞아? 키가 엄청나게 커졌네. 게다가 여전히 잘생기고. 딱 봐도 대학교에서 인기가 많을 상일네.”
고인우는 허연후의 기세에 눌리지 않고 그를 지나쳐 한지혜의 곁으로 다가가 낮게 물었다. “지혜 누나, 진짜 누나 남친이에요?” 한지혜는 허연후를 노려봤다. “헛소리하는 거야. 우리 얼른 밥 먹자. 배고프겠다.” 말을 마치고 고인우에게 젓가락 한 벌을 주면서 앉으라는 시늉을 하였다. 그리고 그에게 생선 한 조각을 집어주면서 친절하게 말했다. “네가 이 가게의 요리를 좋아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마침 여기에 새로운 분점을 열었어. 한번 먹어봐봐. 전에 먹던 거랑 같은 맛이야?”고인우는 한입 먹어보더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송학진의 차가운 태도에 화가 난 강한나는 눈시울을 붉히고 입술을 깨물며 경호원을 바라보고 말했다.“내 발로 나갈 테니까 비켜요.”말을 마친 강한나는 도도한 걸음으로 이곳을 떠났다. 많은 사람이 뒤에서 그녀에게 손가락질하며 수군거렸다.모든 것이 끝나고 송학진은 차서윤을 데리고 방으로 돌아와 예복을 갈아입었다.송학진은 차서윤의 붉어진 눈을 보더니 그녀의 뺨을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서윤아, 이제 내가 있으니까 누구도 감히 널 괴롭히지 못할 거야.”송학진은 차서윤이 이십여 년간 저런 아버지 밑에서 보내다 겨우 그
차경훈은 한순간 얼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차서윤이 모든 증거를 모으고 있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차경훈은 울며 빌었다.“서윤아, 아빠가 그때는 정신이 없었어. 앞으로 안 그럴 테니까 고소만 하지 말아줘. 제발 부탁이야.”차서윤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고소뿐만 아니라 부녀지간의 관계까지 끊을 거니까 앞으로 다시는 내 인생에 끼어들지 마세요. 더는 꿈에서조차 보기 싫으니까. 우리 이젠 죽을 때까지 연락하지 말죠.”차서윤의 말에 경호원은 차경훈을 강제로 현장에서 끌고 나갔다.차서윤의 완강한 태도에 겁을
그 말을 들은 차서윤의 눈에서 눈물이 줄 끊어진 구슬처럼 양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송학진의 볼에 입맞춤하고 눈물을 머금은 채 결심을 내렸다.“감사해요. 근데 저는 학진 씨가 다른 사람들의 오해를 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 마음속의 흉터를 모든 사람에게 공개해야 한다 해도 학진 씨를 위해서 뭐든 할 거예요.”말을 마친 차서윤은 신부 들러리로부터 핸드폰을 가지고 송학진에게 건네줬다.“제 핸드폰과 스크린을 연결해 주세요.”그 말은 들은 송학진은 차서윤이 무슨 일을 하려는지 어느 정도 짐작이 갔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이렇게 행복한 순간에 그녀에게 무수한 악몽을 남겨준 악마 같은 남자를 보자 차서윤은 지금 자신의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분노와 슬픔이 있었고 지금 이 상황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감옥에 있어야 할 차경훈이 왜 멀쩡하게 결혼식장에 나타난 것일까.송학진이 재빨리 다가와서 그녀를 품에 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로해 줬다.“괜찮아. 내가 사람을 불러서 저 사람을 감옥으로 돌려보낼게.”그가 매니저에게 눈치를 보내자 매니저는 사람을 불러와서 송학진을 제압했다. 경호원들에게 잡힌 차경훈은 그들의 손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네가 안고 자고 싶다면 될 일이야? 네가 그러다가 이모부한테 쫓겨 나오면 내 잘못 아니다.”둘째와 셋째는 아빠와 천우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고 신바람이 나서 쉴 새 없이 옹알이했다.육문주는 셋째를 끌어안고 볼 뽀뽀를 하며 행복한 얼굴로 말했다.“그래도 딸이 좋아. 역시 우리 보배 딸이 제일이야. 너희 오빠 한번 봐봐. 고작 3살밖에 안 됐는데 아빠 엄마는 안중에도 없고 와이프를 입에 붙이고 살잖아.”셋째는 아빠의 따뜻한 품에서 웃음꽃을 피우고 입을 비죽이며 뭐라 말했다. 아기의 귀여운 모습에 심장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자리로 돌아간 송학진은 차서윤을 아래 우로 훑어보고 관심 어린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그렇게 위험한 상황에서는 나한테 연락해야지. 내가 걱정했잖아. 날 남편이라고 생각하는 거 맞아?”미간을 찌푸린 채 잔뜩 화가 나 보이는 송학진을 차서윤이 빙그레 웃으며 달래줬다.“걱정하지 마세요. 강한나 씨를 만났을 때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꼈어요. 식사하는 내내 자꾸 저희를 보면서 친구들과 뭐라고 소곤거리더군요. 그 사람들이 무슨 수를 쓸 것을 먼저 예상하고 화장실로 간 거예요. 둘째 도련님이 다가올 때 먼저 스프레이를 뿌리고
“지금 무슨 소릴 하시는 거예요? 전 그런 적 없어요. 바람피우다가 송 대표님한테 잡혀서 저한테 덮어씌우려는 수작인 것 같은데요. 그만하시죠.”차서윤은 장사연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더니 젖 먹던 힘까지 짜내서 그녀의 뺨을 후려치고 매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저 남자를 이용해서 저를 망가뜨리고 제가 바람났다고 학진 씨를 불러올 수작이었죠. 이런 수작에 제가 넘어갈 줄 알았어요? 제가 바보로 보여요?”말을 마친 차서윤은 화가 가시지 않는지 장사연의 나머지 반쪽 뺨을 후려쳤다.“제가 학진 씨와 결혼한 게 마음에 들지 않는가
강한나와 친구들은 시간이 됐다 싶어 화장실을 찾아가서 문이 잠겨있다며 호텔직원을 불러 모았다.그 소식을 들은 송학진도 아림을 데리고 화장실이 있는 쪽으로 달려왔다.무슨 영문인지 화장실 앞에 사람이 많이 모여 있어서 마음이 놓이지 않은 송학진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에요?”어떤 여자가 비꼬는 말투로 대답했다.“딱 보면 알리죠. 파렴치한 남녀가 지금 바람피우는 거죠. 정말 이상한 여자가 다 있네요. 방 하나 예약하면 될 일을 굳이 화장실에서 저러잖아요.”“더 스릴 있으니까 그러는 거죠. 저는 이런 장면 많이
강한나가 4년을 기다려 기다려온 것은 송학진이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때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이 허망한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그 소식이 가짜라 생각했고 송학진이 다른 여자를 좋아할 리가 없다고 자신을 위로했다. 강한나는 송학진과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외국에서 돌아왔는데 한차례 모욕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오늘 아침에 발생한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뺨이라도 처맞은 것처럼 얼굴이 얼얼했고 가슴이 아파 났다.그녀는 독기를 품은 눈빛으로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말했다.“내 남자는 영원히 내 것이야. 누구도 빼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