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선은 김상곤을 보자마자 재빨리 아첨하는 얼굴로 말했다. "아이고 남편, 나중에 우리 집도 분명히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거야. 나중에 유나의 회사가 돈을 벌면 벌어다 준 돈은 모두 당신에게 맡길게!”김상곤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 윤우선과 부딪히면 결코 이득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그냥 묵인하기로 한 것이다.하지만 윤우선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김상곤, 내가 너 하나를 못 잡겠어? 지금은 돈이 없어서 이렇게 관리하라고 해도 빈껍데기에 불과하지. 나중에 돈이 있으면 다시 내가 관리할 거야!!! 호호..’ 그녀는 의기양양해서 황급히 김상곤을 달랬다. "여보 좋지? 내일 내가 당신이 좋아하는 새우장 담아줄게!”두 사람이 무사히 위기 상황을 넘기자 유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시후는 너무나도 아쉬워했다. 장인어른은 너무 쫄아서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승기를 놓친 상황이었다. 하긴, 어차피 그의 삶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한바탕 난리가 끝나고, 시후와 유나는 방으로 돌아갔다. 유나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그러자 시후는 급히 물었다. "여보. 왜 그래요?"유나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 때문에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돈을 그렇게...”시후는 유나를 위로했다. "여보, 돈 걱정은 말아요. 내가 더 벌어 올게.”"돈 때문에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때문에 걱정하는 거예요… 정말 답답해!”"어쩔 수 없죠, 어머님이 어떤지 나보다 당신이 더 잘 알고 있을 테니까..”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어쩔 수 없어요.. 엄마가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았다는 것을 아는데.. 분명 아버지 화가 풀리면, 예전과 똑같아지겠죠..”"자, 그럼 이제 그만 생각해요. 일단 유나 씨 일을 잘 처리하고, 집안일은 신경 쓰지 마요. 부모님이 어린 아이도 아닌데, 당신들의 일은 알아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럼 난 가구와 가전제품을
"네.. 그럼 전 씻고 올게요.”......시후와 유나가 모두 누워서 잠이 들 그 순간, 리무진 한 대가 대저택의 마당으로 들어서고 있었다.오송 그룹 최 부자 두 사람은 몇 시간 동안 차에 앉아 있다가, 마침내 고향에 지어진 호화 별장에 도착했다. 오송 그룹 가족들은 모두 별장의 잔디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가족들은 그들의 소식을 이미 듣고 그들을 잘 달래 주어야겠다며 별장으로 모여 있었다. 최우진 역시 어머니를 따라 한쪽에 대기하고 있었다.차에 타고 있던 최우식 대표와 우신은,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을 보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서울에서의 일들은 마치 지옥 같아서, 두 사람 모두에게 고통을 주었다. 이제 고향 집에 돌아온 두 사람은 감개무량할 수밖에 없었다. 차가 정차하고, 문이 열리자 오송 그룹의 집사는 서둘러 앞으로 나와 최우식과 우신을 부축하였다. 그리고 뒤이어 장우주 등 다섯 명을 리무진에서 내렸다. 만신창이가 된 두 사람을 보고 가족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들은 왜 오송 그룹의 장남과 장손이 이렇게 처참하게 변한 것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게다가 그들은 장우주와 다섯 사람의 이마에 새겨진 글자를 보고 아연실색했다! 우진은 그 중의 한 사람의 이마를 보고 화가 나서 배를 걷어차버렸다. "네 놈 이마에 뭐라고 쓰여 있는 줄 알아? 이마에 붙은 살을 모두 파버릴 테니 어서 칼을 가져와!!"그러자 배를 맞은 사람은 울면서 말했다. "도련님, 이건 다 이화룡이 새긴 거예요..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그러자 최우식 대표도 황급히 소리쳤다. "우진아 그만 둬라! 이 다섯 사람을 죽이면 안 돼! 그리고 이마의 글씨도 건드리면 안 된다!”우진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 "왜요?!! 이딴 글이 새겨져 있는데 왜 죽이면 안 되냐고요!!”"LCS 그룹의 대변인이 그들을 다치게 하거나 홀대해서는 안 되고, 저들의 글씨를 지우면 가만 두지 않겠다고 했다!”"LCS 그룹?!" 자리에 있던 사람 모두가 어안
이때의 최 회장은 이미 대저택의 방에 누워 있었다. 이곳은 심전도, 혈압, 혈중 산소 포화도 등 중요한 지표가 시시각각 모니터링되고 있었으며, 심지어 몸이 안 좋아 지면 수액을 맞고 산소를 호흡기도 찰 수 있었다. 틱톡 영상은 확실히 최 회장을 몹시 화나게 했고, 나이가 나이인지라 타격에 견딜 수 있는 능력이 그렇게 강하지 않은 최 회장은 갑작스러운 분노로 인해 심근경색이 올 뻔했다.최우식 대표가 두 아들과 자신의 동생 최강동 등 오송 그룹의 가족들을 데리고 부축을 받으며 최 회장의 방으로 들어왔다. 최 회장은 침대에 누워 화가 난 채로 욕을 하고 있었다. "이런 미친 놈들이 오송 그룹을 욕되게 하다니!! 빌어먹을! 이 개새끼들을 죽이지 않으면 우리 오송 그룹은 앞으로 웃음거리가 될 거야! 내가 만든 강남 재벌가의 이미지도 사라진다고!"최우식 대표는 최 회장의 심박수가 높아지자 급히 절뚝거리며 다가가더니 소리쳤다. "아버지! 이렇게 화내시면 안 돼요!”"이 병신 같은 놈!" 최 회장은 최우식 대표를 보자 화가 나 꾸짖었다. "내가 서울로 가서 누가 내 손자에게 해를 입혔는지 알아 내라고 했더니 오송 그룹의 체면을 다 깎아 먹었어!!!""아버지, 이번에 서울에 간 건 정말.. 이렇게 될 줄은 저도 몰랐다고요! 서울에 혼자서 장우주와 같은 보디가드 다섯 명을 박살내 버릴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줄 누가 알겠어요? 그리고 LCS 그룹이 우리를 이렇게 찍어 누르고 있는데.. 그건 또 어떻게 하고요?”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오른쪽 다리를 가리키고, 또 아들 우신의 오른쪽 다리를 가리키며, 비창하게 말했다. "아버지, 저와 우신이는 다리 한 쪽도 잃었고 우신이는 한 쪽 손도 다 부셔졌어요.. 저희가 정말 이러고 싶은 줄 아세요? 우리가 LCS 그룹에게 찍힌 것 같은데 우리 둘 다 힘이 없다고요!”최 회장은 중얼거렸다. "만약 네가 이미 다쳤다는 걸 보지 않았다면, 너를 내 손으로 패버렸을 거다!”최우식 대표는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부끄러운 듯 소리쳤
우신도 할아버지가 어려서부터 자신을 너무 사랑했다는 것을 알고, 눈물을 흘렸다. 그래도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할아버지 걱정 마세요. 제가 감당할 수 있어요. 오히려 할아버지께서 몸조심하세요!"이룸 그룹과 마찬가지로 오송 그룹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었다. 게다가, 최 회장은 강남에서 인맥이 매우 넓어서, 상계, 정계, 심지어 조폭들까지도 그에게 로비를 했는데, 이것은 최 회장의 발이 넓고 직접적인 친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최 회장이 죽고 나면 이들은 예전처럼 오송 그룹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것이고, 그때가 되면 영향력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 회장은 나이가 들어 일찌감치 최우식 대표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고 뒤로 물러났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원망 받을 일도 없었다. 그래서 오송 그룹 식구들은 최 회장이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랐다. 최 회장의 기분이 조금 안정되자 모두들 재빨리 그의 안정을 빌며 방에서 나왔다. 최우식 대표는 동생 최강동에게 부탁을 했다. "강동아, 집사, 운전기사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휴대폰으로 절대 SNS를 켜지 말라고 해. 그렇지 않으면, 회장님이 또 분노하실 거야!” “알겠어, 형!" 최강동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걱정을 했다. "형, 우신이랑 다리부터 빨리 치료해야 하지 않겠어? 의사가 기다리고 있어!"최우식 대표와 우신의 다리는 아직 치료하지 못했고, 의사들이 그들을 치료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의사의 진찰을 받은 결과, 두 사람의 무릎은 완전히 깨져 완치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의사는 두 사람에게 진단을 내렸다. "최 대표님, 큰 도련님,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데 인공 관절을 맞춘 뒤 수술하는 게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최우식 대표는 급히 물었다. "인공 관절이 얼마나 좋은데요?”의사는 “자신의 신체가 아니라 다소 적응이 안 될 수 있지만, 다리를 절지 않고 굽힐 수 있고, 서 있을 수 있으며 달리기는 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제 오송 그룹에서 일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휴대폰에 SNS어플이 있어서는 안 되며, 발견되면 엄벌에 처한다! 하지만 그룹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하나같이 원성이 자자했다. 자신들은 오송 그룹에서 아르바이트만 했을 뿐, 최씨 집안 사람들도 아니고, 그 동영상을 보아도 별로 불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그 영상을 보니 오히려 통쾌한 느낌이 들었달까..? 오송 그룹에서 일하면 받는 각종 구속과 통제는 굉장히 엄격하여, 모두들 매일 스트레스가 가득한 상태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오송 그룹은 아랫사람에게 늘 가혹했고, 걸핏하면 얻어맞고, 욕먹고, 심지어 꾸중을 듣는 것이 다반사였다. 그래서, 사실 누군가가 이렇게 오송 그룹을 욕하는 것을 보면, 그들은 사실 꽤 통쾌했다!최우식 대표와 최우신이 무릎 치료를 받고 있을 때, 우진은 진료실에서 나왔다. 이때 우진은 뭔가 모순을 느꼈다. 오늘까지 그는 엄청나게 고통스럽게 지내고 있었다. 오송 그룹 둘째인 자신은 한 시간마다 똥을 퍼먹어야 하는데, 이는 온 국민을 웃게 했지만, 그를 몹시 괴롭게 했다. 특히 그 더러운 것을 먹고 의식을 되찾는 순간마다 그는 더욱 죽을 맛이었다. 그런데 조금 전 아버지와, 형의 다리가 부러지는 모습을 본 그는 뭔가 홀가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느낌은 평생 처음 느끼는 것이었지만 뭔가 자신의 마음이 편안해졌다. 마치, 큰길에서 자신만 옷을 입지 않아서 매우 당황했지만, 갑자기 옷을 입지 않는 사람이 두 명 더 생기자 당황스럽지 않은 기분? 홀가분해진 우진은 모처럼 술을 마시고 싶었다.오송 그룹 별장은 부지가 매우 커서 마치 궁궐과 같았다. 안에는 의료, 헬스, 레저 및 유흥 장소도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진은 곧바로 진료실을 나와 술을 마시러 갔다. 직원 전용 화장실 문 앞을 지날 때, 그는 문득 안에서 낯익은 소리를 들었다. 자세히 듣자, 우진은 자신도 모르게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화장실에서 누군가 류광호 부자의 영상을 보고 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운전기사는 맞아서 소리를 질렀지만 감히 대꾸할 엄두도 못 내고 양팔을 내밀고 막을 수밖에 없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그는 엉덩이를 닦을 겨를도 없이 바지를 들고 밖으로 뛰어나갔다.그러자 최우진은 욕을 하며 뒤쫓았다. "개새끼야, 너 어디 가! 오늘 죽여버려!!" 그런데 갑자기.. 우진의 머리속이 아찔해졌다. 이 순간, 우진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그는 자신이 또 발작을 일으켰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곧이어, 최우진은 순간 의식을 잃고, 단번에 변기 속에 남겨둔 똥을 노려보았다. 그는 눈이 반짝였고 두말없이 땅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는 손을 뻗어 대변을 입에 쑤셔 넣었다.직원들은 기사가 바지를 들고 화장실에서 뛰쳐나오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안에서는 최우진이 변기 앞에 쪼그리고 앉아 똥을 퍼먹고 있었고, 직원들은 토하기 시작했다.그러자 한 명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빨리 빨리!! 둘째 도련님을 제압해!! 이런 걸 바로 직접 먹으면 분명 병이 날 거야!" 그러자 사람들이 더러움에 구토를 하면서도 최우진을 화장실에서 잡아당겼다.최우진은 발작하여 사람들이 자신이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을 막자, 일시에 분노하여 욕을 퍼부었다. "이 새끼들아, 빨리 날 놓아줘!! 너희들을 죽일 거야!" 그의 입에서는 악취가 풍겼다. 다른 사람들도 이곳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을 보고 급히 뛰어왔다. 최우진을 껴안고 있던 직원이 큰소리로 외쳤다. "어서 가서 도련님 식사를 가져와!!” 직원들은 누구나 최우진이 발작을 일으키기 시작하면 배불리 먹지 않으면 멈추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들은 서둘러 소독한 무균의 '추가 식사'를 가져다줄 수밖에 없었다. 최우진이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화장실에서 운전기사가 남긴 대변을 먹은 것을 알게 되자, 오송 그룹은 이내 다시 아수라장이 되었다.……서울의 밤.. 옅은 안개가 하늘을 서서히 뒤덮고 있었다. 7인승 승합차 열 대가 류광호의 집 앞에 정차했다. 이 열 대의 차는 모
오송 그룹에서 파견 된 수십 명의 사내들은 다시 차를 타고 서울 곳곳을 누비며 류광호와 류진을 찾아 나섰으나, 두 사람과 관련된 어떤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사실 지금 류광호는 이미 몇 시간 전, 가족들과 함께 서울에서 벗어나 공항으로 빠르게 질주하고 있었다. 어항에서 물고기 한 마리를 잡는 건 쉽지만, 넓다 넓은 호수에서 물고기 한 마리를 정확하게 잡아내는 건 하늘에 별 따기 아니겠는가..?! 류진이 몰고 있는 벤츠가 끊임없이 폭주하는 와중에, 류광호의 휴대폰이 울려 댔다.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류광호의 이웃으로, 두 사람은 사이가 꽤 좋았기에 교류가 잦았다. 류광호는 가족들과 함께 떠나기 전 그에게 자신의 집에 누군가 찾아오는지 여부를 알려 달라고 부탁했었다. 그런데 지금 그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오자, 류광호는 집에 누군가 들이닥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과연, 전화를 받자마자 상대방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광호 형님, 방금 한 70명 정도 되는 남자들이 집을 에워싸고 있는데요?”"70명?!" 류광호는 깜짝 놀라며 "지금도?"라고 물었다."조금 전에 집에서 나왔습니다. 형님 찾으러 가는 거 아니에요?”"그래? 알려줘서 고맙다 정말!”"에이, 뭘요~ 들어가세요~!”전화를 끊자 류광호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역시.. 오송 그룹에서 우리를 죽이려 드는구나.. 70명? 너무 한 거 아니야?”"아버지, 설마 우릴 찾진 않겠죠?"류광호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설마~ 그럴 리가 없어. 이렇게 넓은데 바로 우리를 찾겠어? 우리가 내일 가장 빠른 비행기로 말레이시아로 넘어가면, 분명 못 찾아. 도착해서 일단 개명부터 하고, 저택생활 하면서 지내면 오송 그룹은 포기할 거다.”"아버지, 우리가 말레이시아에 도착하면 매번 이화룡에게 확인 안 받아도 되니까, 이마에 새긴 글씨도 없앨 수 있겠죠?”"그럼!" 류광호는 이마가 말라 굳은 흉터를 손가락으로 만지작대며 말했다. "그 놈에게 복수할 기회가 없음이 안타깝지..”.....
송영예의 아버지 송천명은 아들의 옆에서 조용히 송 회장을 지켜보다가 아연실색했고, 송영예보다 지금 상황이 더 답답했다. 원래 세자들이 가장 두려운 것은 바로 자신의 아버지인 임금이 오래 사는 것이지 않겠는가? 조선의 왕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통치한 것으로 유명한 영조는 약 50여년을 통치했다. 영조는 오랫동안 정치를 한 데다가 엄격한 아버지였기에 그의 아들 사도세자는 울화증에 걸리기도 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송 회장은 마치 영조처럼 현재 이룸 그룹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으니 송 회장이 오래 살면 살수록 송천명은 기쁘기는커녕 괴로움이 커져 갔다. 만약이라도 그가 십여 년을 더, 아니 이 십여 년을 더 살게 된다면, 자신은 이미 7,80대가 될 텐데 그룹의 회장이 될 기회가 있겠는가? 까딱 잘못했다가는 자신이 아버지보다 더 빨리 세상을 떠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송천명은 이런 미래를 생각하자 가슴이 갑갑해왔다.한편, 할아버지의 건강과 정신력이 좋아진 것을 옆에서 지켜보던 민정은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송 회장이 이렇게 오랫동안 운동을 하고 나서야 조금 피곤한 기색을 보이자, 민정은 급히 준비한 수건을 건네며 말했다. "할아버지, 아무리 건강이 좋아지셨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무리하시면 안 되어요. 그러니 오늘 밤은 여기까지 하시고 내일 또 운동하셔요!”"그래! 그러마!" 송 회장은 흥분한 듯 고개를 끄덕였고, 수건을 받아 땀을 닦으며 말했다. "하아.. 내가 어찌 이렇게 몸이 좋아질 수 있으리라 생각을 했겠어.. 이런 기회를 얻게 되어, 정말 은 선생님께 감사할 뿐이다..” 그러자 송 회장은 다시 민정에게 말했다. "민정아, 은 선생님과의 일은 잘 되어가느냐? 좀 서둘렀으면 하는데..?! 그게 지금 나의 가장 큰 소원이다.. 내가 죽기 전에 꼭 네 손을 잡고 결혼식장을 행진하는 은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싶구나..”민정은 이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빨개졌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그 일은 심사숙고하셔야 할 것 같아요~!”"뭘 심사숙고해?
김지우는 계속해서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썼다. 비록 그녀의 평소 성격이 다소 괄괄하고 거친 면이 있었지만, 오늘과 같은 일은 그녀가 평생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일이었다. 그녀는 두 눈으로 제이크 한의 시체를 목격했고, 시후의 외숙모가 독살당한 장면을 보았으며, 자신의 팀원들이 끔찍하게 죽어가는 것을 지켜봤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멘탈이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왜냐하면 고은서는 여전히 공연을 하고 있었고, 자신은 팀의 책임자였기 때문에 모든 일을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고은서를 만나는 순간, 그녀는 지금까지 억누르고 있던 감정이 한순간에 터져 버렸고,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고은서는 김지우의 모습에 놀라며 급히 물었다. "VIP 구역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시후 오빠가 있는데, 무슨 큰일이 일어날 수 있겠어? 내가 듣기로 '호랑이 매니저'라는 별명이 붙은 언니가 이렇게 울고 있다니?!"김지우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넌 몰라... 공연 중에 괴한들이 들이닥쳐서 많은 사람들을 죽였어... 심지어 제이크 한 경감도 죽었다고...""뭐?!" 고은서는 눈이 커지며 급히 물었다. "무슨 일이야?! 시후 오빠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괜찮으셔?!"김지우는 급히 답했다. "그들은 괜찮아, 다만 Samson 그룹에서 한 여자가 독살 당했어..." 그 후, 김지우는 그녀가 알고 있는 모든 상황을 고은서에게 그대로 전달했다.고은서는 이를 듣고 놀라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자기의 공연 중에 이런 심각하고 끔찍한 공격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고,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이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후와 Samson 그룹 가족들이 대부분 안전하다는 소식을 들은 고은서는 안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독살당한 여자가 시후의 외숙모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조금은 안도할 수 있었다. 그 다음, 그녀에게 든 첫 번째 생각은 바로 시후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직접 묻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김지우가 알고 있는 것은 정말 일부
사실 김지우는 지금까지 피해를 입은 스태프들의 뒤처리를 계속하고 있었고, 기분이 매우 우울했다. 하지만 시후와 유나가 VIP 이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그들에게 인사를 나누고 작별을 하러 온 것이었으며, 임무를 마친 후에도 그녀는 긴장을 풀지 않았다. 그녀는 곧바로 무대 뒤로 가서 고은서에게 상황을 설명해야 했기 때문이다.한편, 공연장 밖에서는 창재가 보안 직원에게 간절히 부탁을 하고 있었다. "저는 혜리 씨를 정말로 알고 있어요!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서, 급한 일입니다! 제발 혜리 씨에게 제 이름을 전해주세요. 저는 창재라고, 한인 타운의 삼겹살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혜리 씨가 분명히 저를 알 거예요!"보안 직원은 그의 말을 비웃으며 불쾌하게 말했다. "됐어, 오늘 밤 얼마나 많은 팬들이 거짓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당신 이야기가 제일 별로야! 혜리가 어떻게 당신 같은 식당 직원이랑 알게 되겠어?"창재는 급하게 말했다. "저는 정말로 진실만 말하고 있는 겁니다! 만약 제가 하나라도 거짓말했다면 하늘이 제게 벌을 내릴 겁니다! 그러니 제발 전해주세요, 그냥 이름만 전해주시면 되는 겁니다!"보안 직원은 그를 밀쳐내며 짜증을 내며 말했다. "됐어, 더 이상 헛소리하지 마. 당신 말도 안 믿어. 설사 믿는다 해도, 나 역시도 혜리와 말을 할 자격도 없어. 당신 정말 날 너무 높게 보는 거라고!"창재는 그 말을 듣고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는 이제 깨달았다. 이렇게 해서 혜리를 만날 방법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갑자기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녀가 이 공연장에서 공연을 했지만, 여기에서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공연이 끝난 후, 그녀는 분명히 자신의 팀과 함께 차를 타고 이곳을 떠날 것이다. 그래서 그의 최선의 선택은 그녀의 차가 나오기를 기다려서, 그 차를 막아 세우는 것이었다. 차가 멈추면, 그는 그녀의 주의를 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삼촌은 구출될 것이다! 생각이 떠오른 그는 곧바로 공연장 VIP 통로의 출구로
공연 현장에는 수만 명의 팬들이 모여 혜리의 글로벌 투어의 첫 번째 공연을 열광적으로 지켜보았다. 공연은 완벽에 가까운 수준으로 진행되었고, 팬들은 완전히 몰입하며 그녀의 무대를 즐겼다.유나는 시작한 지 수십 분 정도의 공연을 놓쳤지만, 이후 1시간 넘게 이어진 흠잡을 데 없는 공연 덕분에 이전의 아쉬움을 완전히 잊었다. 공연은 예정된 종료 시간보다 30분 늦게 끝났다.그 이유는 현장에 있는 팬들이 끊임없이 ‘앵콜’을 외치며 추가 공연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혜리는 다섯 번이나 무대에 다시 올라와 다섯 곡을 더 불렀지만, 팬들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앵콜을 외쳤다.하지만 공연이 팬들의 열정에 따라 계속해서 끝없이 이어질 수는 없었다. 다섯 번째 앵콜 무대 후, 혜리는 무대 아래로 깊이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고, 이내 공연장의 조명이 모두 켜졌다. 스태프들은 음향 시스템을 통해 오늘 밤 공연이 종료되었으니 질서 있게 퇴장해달라고 공지했다.팬들은 조명이 모두 켜지고 종료 안내가 나오면 공연이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팬들은 매우 질서 있게 퇴장을 시작했다.이때 시후는 유나에게 말했다. "여보, 우리도 가요. 지금 나가면 많은 사람들이 나오기 전에 차를 뺄 수 있어서 편할 거예요. 조금만 더 있으면 수만 명이 다 밖으로 나올 텐데, 그럼 분명히 교통 체증으로 엉망일 될 거예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애교스럽게 말했다. "여보, 꼭 기억해요. 다음 공연도 나랑 같이 가줘야 해요....""알겠어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다음 공연은 모레 보스턴에서 열리죠? 꼭 같이 가줄게요!"유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시후의 팔을 잡으며 웃었다. "그럼 우리 먼저 가요."두 사람이 VIP 룸을 나섰을 때, VIP 구역에서는 이미 피의 흔적이나 냄새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유나의 눈에는, 이곳은 처음 왔을 때와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엘리베이터 홀에 도착했을 때, 마침 김지우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늘이 혜리의 콘서트가 열리는 날이라는 것을 떠올린 창재는 서둘러 앞치마를 벗고 가게에 있는 손님들에게 말했다. "제가 급히 볼 일이 생겼습니다. 여러분, 자유롭게 식사를 하시고 마지막에 나가시는 분이 문 좀 닫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급히 가게 문을 나서 택시를 잡아타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그는 공연장에 간다고 해서 반드시 혜리를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그에게 남은 유일한 방법이었다.....그 시각.Samson 그룹은 경호원들과 배유현, 원서훈의 호위를 받으며 무사히 AB 빌딩에 도착했다. 배유현은 Samson 그룹 사람들을 빌딩 안으로 안내한 후 안산에게 말했다. "회장님, 여기까지 모셔드렸습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저에게 연락 주세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배유현 양, 고맙소!"배유현은 서둘러 말했다. "별말씀을요.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안산은 다시 입을 열었다. "아 참, 배유현 양. 조금 전 차 안에서 내 개인 비서와 연락을 했어요. 그와 그의 팀이 지금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으로 오고 있어요. 수고스럽겠지만, 그 시신과 유품들을 잘 보관해주세요. 내 사람이 도착하면 당신과 연락할 겁니다.""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배유현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뉴욕에 도착하면 바로 저에게 연락을 달라고 해주십시오.""그래요!" 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우리는 이제 올라가겠습니다."그 때, 엘리베이터 홀 입구에는 이미 보안 검색 장비가 설치되어 있었다. 안태풍은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말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우리 모두 철저한 보안 검색을 마친 뒤에 위층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방금 엘리베이터 점검도 완료했고, 이상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신중을 기해서 보안 검색 후 두 명씩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눠서 올라가시죠."안태풍의 신중함에 대해서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모두들 지금은 안전이
이중열의 말은 창재에게 마치 이별의 말처럼 들렸다. 그에게 있어 지난 10여 년간 이중열은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고, 마음속 유일한 가족이었다. 그래서 이중열이 체포되는 모습을 보자 창재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에 잠겼다.하지만 이중열은 창재가 슬픔에 잠기지 않기를 바랐다. 경찰 류수오는 원래 그들에게 이별의 시간을 조금 더 주려고 했지만, 이중열은 스스로 짐을 들며 말했다. "경찰관님, 이제 가시죠."류수오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 가자고."이중열은 물었다. "수갑을 차야 합니까?""아니, 그럴 필요 없어." 류수오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당신은 불법 체류 혐의일 뿐이고, 중범죄는 아니니까. 우리가 당신을 데려가면 우선 간단히 조사를 진행하고, 진술서를 작성할 거야. 그 후에 이민청 담당자가 와서 공동 조사를 할 거고, 불법 체류가 사실로 확인되면 추방 절차를 시작하게 돼. 그때는 담당자가 비행기까지 동행할 거야."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주 공손하게 살짝 허리를 숙였다. "귀찮게 만들어 죄송합니다."류수오는 그의 말에 약간 머쓱해졌고, 기침을 두어 번 하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크흠.. 그런데 하나 말씀드리자면.. 이건 우리 경찰이 주도한 일이 아닙니다. 이민청에서 주도한 거예요. 아마도 이민청 쪽에 누군가가 당신의 불법 체류 사실을 신고했기 때문에 우리가 협조 요청을 받은 거죠." 이어 류수오는 일부러 불평 섞인 투로 말했다. "에휴, 누군지 참 한심하지. 사실 한인 타운이 아니라 차이나 타운이야 말로 불법 체류하거나 불법으로 미국에 숨어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 다 놔두고 하필 당신을 신고하다니.."류수오의 말은 이중열과 창재에게 누군가 고의로 이 일을 꾸민 것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이중열도 이를 잘 알고 있었지만, 그는 이미 이 일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었기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결국 제가 먼저 법을 어겼으니, 누군가가 신고한 것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 않겠습니까."류수오는 이중열의
이 차량들에는 페이셔스 그룹의 차량 행렬과 Samson 그룹의 차량 행렬이 섞여 있었으며, Samson 그룹 사람들은 각자 여덟 대의 차량으로 나뉘어 타고 빠르게 현장을 떠나 AB 빌딩으로 향했다.뉴욕 한인 타운.여러 대의 경찰차가 빠르게 한인 타운으로 들어와 이중열의 식당 앞에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열 명이 넘는 뉴욕 경찰들은 성큼성큼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들의 선두에는 제이크 한의 심복인 수오가 있었다. 그의 성은 류씨로, 류수오라고 불렸다.이때, 식당에는 여전히 많은 손님들이 식사 중이었다. 경찰인 류수오가 들어서자 손님들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류수오는 한 손으로 허리에 있는 권총을 쥐고, 다른 손으로 경찰 배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여러분, 경찰이 사건을 처리 중입니다. 자리에 앉아 모두들 움직이지 마십시오."종업원인 창재는 경찰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고 긴장한 나머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한 접시를 손님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려 했으나, 손이 떨리며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갑자기 미친 듯이 주방 쪽을 향해 소리쳤다. "삼촌! 경찰들이 왔어요! 빨리 도망쳐요! 어서요!"류수오는 그 말을 듣자마자 창재를 바닥에 눌러놓고 차갑게 경고했다. “어이, 너와 이중열의 신상은 내가 다 알고 있어. 추방당하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있어. 그렇지 않으면 나도 널 도와줄 수 없다!"창재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외쳤다. "그럼 저를 추방시켜요! 저는 삼촌과 함께 갈래요!"류수오는 엄하게 말했다. "이 자식, 너 정말로 무식하구나. 네가 조금 어리다는 이유로 너를 봐주는 건데, 내 호의를 무시하지 말라고!"이때 이중열은 급히 주방에서 나와 앞치마도 벗지 못한 채 말했다. "경찰관님, 제가 이중열입니다. 여러분의 집행에 전적으로 협조하겠습니다. 창재는 아직 어리고 철이 없으니 그와는 언쟁하지 마십시오!"이중열이 나타나자 류수오의 태도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는 창재를 놓아주며 낮은 목소리로
안충주와 안태풍은 앞장서서 Samson 그룹 가족들을 데리고 VIP 실을 떠났다. 멀어져 가는 발소리를 들으며, 시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동시에 마음 한구석이 아파왔다. 그는 외가 식구들과 상봉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닐 수도 있을 것이라고 느꼈다. 이것은 조부모님들께 심리적으로 위로가 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자신은 부모의 죽음에 대한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고, 적이 자신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강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떠올리자, 지금껏 자신이 신중한 태도를 고수해 온 것이 다행이라고 느꼈다. 결국, 어둠 속에 있어야만 조용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가 자신을 어둠 속에 숨어 있는 거대한 적에게 일찍 노출시킨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큰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네 대의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VIP 구역에는 시후와 그의 어깨에 기대 잠든 유나만 남았다. 시후는 아내의 뇌에 남겨 둔 한 가닥의 영기를 조용히 회수한 후 눈을 감고 잠든 척했다.그러자 잠시 후, 유나가 천천히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뜨며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내가 어디에 있는 거지?’ 곧, 관람석의 큰 창 너머로 무대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혜리를 보자, 그녀는 번개에 맞은 듯 놀라며 외쳤다. “어?! 콘서트가 이미 시작된 거야?! 내가... 내가 왜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잠들었지...” 그녀는 급히 옆에 있는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가 고개를 뒤로 젖힌 채 깊이 잠들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의 어깨를 흔들며 다급히 말했다. “여보... 여보, 얼른 일어나요!”시후는 졸린 척 눈을 뜨며 멍한 얼굴로 물었다. “왜 그래요, 여보... 나 꿈꾸고 있었는데...”유나는 무대를 가리키며 아쉬운 얼굴로 말했다. “봐요, 콘서트가 이미 시작했어요. 그런데 우리 둘 다 잠들었다니...”시후는 놀란 척하며 말했다. “아이고, 그렇네... 나도 어떻게 하다 잠들었는지 모르겠네.. 오늘 낮에 너무 놀아서 그런 거 아닐까요?”
안충주는 심지어 아버지의 손바닥에서 계속 찔린 부위가 이미 깊게 움푹 들어간 것을 발견했다. 안산의 손바닥은 끊임없이 찔려서 손상되었고, 볼펜 잉크가 피부에 스며들어 마치 오래된 문신 같은 자국을 형성하고 있었다.비록 손바닥에 적힌 내용을 명확히 읽을 수는 없었지만, 안충주는 그것이 분명 아버지가 직접 적은 글로 아버지 자신을 계속 상기시키기 위한 문구일 것이라 추측했다.안충주는 마음이 아파왔고, 조용히 아버지 곁으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다 아버지가 다음 번에 볼펜으로 손바닥을 찌르고 적힌 글씨들을 몰래 살펴볼 때, 비로소 손바닥 안에 적혀 있는 세 줄의 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예선이와 은 서방이 떠난 지 어느덧 20년이다. 둘째, 시후의 약혼녀에게 목숨을 구하는 은혜를 입었다. 셋째, 시후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이 세 줄을 읽은 안충주는 코끝이 찡해졌고, 눈시울도 뜨거워졌다. 그는 아버지가 이 세 줄의 글을 적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아버지가 이 세 줄을 손바닥에 적은 이유는 자신에게 계속해서 잊지 말라는 경고를 하기 위한 것임을 알았다.부모로서 딸과 사위가 세상을 떠난 지 20년이 지났고, 외손자를 여전히 찾지 못했다는 사실을 이렇게 어렵게 기억하려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것은 안충주에게 매우 가슴 아픈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위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아버지가 스스로 이겨 내기를 바랄 뿐이었다.곧 안태풍이 뉴욕에 있는 Samson 그룹의 보디가드들을 모두 공연장 근처로 소집했다. 인원이 모두 모이자, 안태풍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사람들이 모였으니 이제 출발하시면 됩니다.”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배유현에게 공손하게 말했다. "배유현 씨, 그럼 우리는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이번에 도움을 줘 정말 고맙습니다! 나중에 우리 충주나 태풍이에게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Samson 그룹이 도움이 될 일이 있다면 절대 힘을
안예선의 선견지명은 Samson 그룹 전체에서도 따라올 자가 없었다. 그녀는 AB 빌딩을 건축할 당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AB 빌딩의 꼭대기 층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었다.AB 빌딩의 꼭대기 층은 최고 수준의 방탄유리로 제작되었으며, 꼭대기 층으로 연결되는 옥상과 아래층 통로, 엘리베이터 샤프트 등은 은행 금고에 버금가는 강력한 물리적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 물리적 차단 장치가 완전히 닫히게 될 때, 꼭대기 층은 마치 철옹성과 같아져 단일 무기나 공격으로는 옥상, 아래층, 창문 등 어느 방향에서도 침투가 불가능했다. 따라서 만약 적이 뉴욕 도심에서 무장 헬리콥터를 동원해 강제로 공격을 시작하지 않는 한, 그 누구도 이곳에 침입할 수 없을 것이었다. 게다가 AB 빌딩은 맨해튼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이는 뉴욕뿐 아니라 미국 전체에서도 가장 번화한 지역이었다. 9.11 테러 사건 이후, 뉴욕 초고층 빌딩의 안전은 미국 경찰과 국가안보기관에서 매우 중시하는 분야가 되었다. 따라서 이런 곳에서 AB 빌딩을 대놓고 공격하려는 자는 없을 것이며, 무장 헬리콥터 같은 대규모 무기를 맨해튼 상공으로 가져오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 할 것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안예선은 오래전부터 결론을 내렸다. Samson 그룹이 큰 위기에 직면했을 때, AB 빌딩에 숨는 것이 다른 어떤 장소보다도 안전할 것이라고 말이다. AB 빌딩에 숨는 것은 뉴욕의 천만 명 가까운 시민들 머리 위에 숨는 것과 같았다. 뉴욕 시민이라면 누구나 어디에서든 고개를 들어 화려한 맨해튼의 먼 곳을 바라보면 AB 빌딩을 볼 수 있었다. 이렇듯 모든 이의 눈이 닿는 곳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Samson 그룹에 해를 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안예선은 AB 빌딩을 Samson 그룹의 최후의 요새라고 불렀다. 이 요새의 비밀은 오직 안산과 장남 안충주만 알고 있었는데, 평소 대부분의 시간을 AB 빌딩에서 일하고 있는 안태풍조차 이 층의 비밀을 몰랐다.안태풍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