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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장

빈까사노 클럽의 풍수는 나름대로 신경을 썼지만 시후의 눈에는 그다지 깊고 독특한 점이 없었다.

보통 사람들은 이곳의 풍수가 좋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가 보기에 이곳의 풍수는 마치 끓는 물 한 잔과 같았다. 끓인 물은 좋은 점도 없고, 해로운 점도 없으며, 밍밍하고, 평범하다.

하지만 민정에게 승락한 만큼 시후도 개의치 않고 풍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자세히 관찰하고 있었다.

그는 《구현보감》의 풍수비술과 함께 곧 일련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바로 그때. 그의 뒤에서 갑자기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시후, 당신이 왜 여기 있어?"

이 말을 들은 시후가 얼굴을 찡그리며 돌아섰는데, 김혜빈과 하얀 양복을 입은 남자가 다가왔다.

남자는 다름아닌 화신 제약의 이장명이었다.

이장명은 김익수로부터 김혜빈을 넘겨 받은 뒤 그녀를 총애하게 되었다.

김혜빈에게 꼭 더 나은 삶을 살게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김혜빈은 처음에 노리개처럼 그에게 보내지기 싫었지만, 이장명이 자신에게 확실히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자, 기꺼이 그의 연인이 되었다.

김혜빈이 보기에, 화신 그룹의 능력은 비록 김익수의 그룹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적어도 자본은 충분하기에 그녀는 이장명에게 몸을 맡겼다. 그렇기에 예전처럼 건방짐이 다시 되 살아났다.

오늘 빈까사노 클럽이 문을 열었다고 해서 이장명은 특별히 천만 원을 들여 고급 회원의 자격을 하나 구매했다. 그리고 김혜빈을 데리고 와서 이곳을 한 번 둘러보기로 했다.

김혜빈은 빈까사노 클럽 회관에 들어선 후, 이곳의 호화스러움에 놀라 단번에 이와 같은 상류사회에서 살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그러나 그런 느낌에 젖어 있을 때, 그녀는 문득 그녀를 절망으로 끌어내린 시후의 뒷모습을 보았다.

이건 갑자기 파리 한 마리가 나타나 기분 좋은 식사를 망쳐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흥이 깨졌다! 정말 흥이 깨져 버렸다.

그녀는 흥이 깨져서 빨리 방법을 강구해서 이 파리를 쫓아내고 싶었다.

물론 이 파리를 잡아 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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