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지미의 병실은 하얀 가운을 입은 메이오 클리닉의 최고 종양 전문의들로 가득 찼다. 병실에 들어온 사람들은 모두 각 과의 책임자나 실험실의 고위 인사들 뿐이었고, 직급이 약간 낮은 사람들은 병실 밖의 큰 유리창 앞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모두 중환자실에서 거대한 기적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FDA 고위급 인사인 스미스의 아들이 한국의 전통 한약 덕분에 큰 치료 효과를 얻었다고 했고, 계속해서 약을 복용하는 모든 과정을 모니터링한다고 하니, 누구도 이 기적을 직접 목격하거나, 혹은 소문을 확인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이때, 지미는 엄마의 도움으로 다시 한 알의 약을 삼켰다. 약은 다시 입에 넣자마자 녹아내렸다. 지미는 놀라며 말했다. "엄마, 약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녹아버렸어요... 솜사탕보다 더 빨리 녹았어!"스미스는 놀라며 말했다. "이 약의 수용성이 그렇게 좋을 리가 없는데, 어떻게 먹자마자 녹아버렸지?"제니는 그를 무시하고 아들에게 급히 물었다. "지미, 어떤 느낌이야?"주치의도 급히 말했다. "그래 지미, 어떤 느낌인지 최대한 자세히 말해줘.."지미는 생각하다가 말했다. "약이 배로 들어가면서 따뜻해져요.. 그리고 몸이 안 아프고.. 머리도 안 아프고..."이때 지미의 담당 주치의의 곁에 있던 간호사가 기기의 여러 데이터를 확인하며 놀라며 말했다. "선생님, 지미의 여러 신체 지표가 또 눈에 띄게 향상됐습니다. 혈중 산소, 혈압, 심박수가 다시 조금씩 올라가서 거의 정상 아동의 최저치에 가까워졌어요."주치의는 침을 삼키며 말했다. "대체 어떤 약이 이렇게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지..? 아드레날린도 이렇게 빠르진 않은데..." 그러면서 그는 옆에 있는 약물 전문가에게 물었다. "매튜 박사, 당신의 전문적인 견해로.. 이 약에 호르몬제가 들어있을 가능성이 있습니까?"스미스는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맞아! 그럴 가능성이 커! 그들은 한국의 한약재 원료에 화학 약품이나 현대 의학의 활성성분을 첨가했을지
"정말?!" 제니는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비록 제니는 의사도 아니고 의약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었지만,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뛰어난 인재였다. 따라서 그녀는 아들이 시력을 잃은 이유는 종양이 시신경을 압박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들이 시력을 점차 회복하고 있다는 것은 시신경을 압박하던 종양이 완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목이 메어 말했다. "정말 잘 됐어! 정말 너무 잘 됐어!"지미는 손의 힘도 크게 회복되었기에, 여전히 수액관과 혈중 산소 모니터링 센서가 꽂혀 있는 오른손을 힘겹게 들어 엄마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했다. "엄마, 울지 마세요. 내가 나아졌으니 기뻐해야죠!"지미가 팔을 들어 올려 제니의 눈가의 눈물을 정확히 닦아주는 것을 보고 모두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주치의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혼잣말로 말했다. "내가 무슨 환각을 본 거야..."스미스는 이 순간 너무나도 감격하여 급히 달려와 아들 앞에 무릎을 꿇고 물었다. "지미, 아빠 얼굴이 보이니?"지미는 대답했다. "아빠, 코 위에 왜 빨간 여드름이 있어요?"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코 위의 돌기를 만지며, 아내와 같이 눈물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아빠가 요 며칠 호르몬이 좀 불균형 했나 봐. 괜찮아, 며칠 지나면 나을 거야." 그러면서 아들의 손을 잡고 울면서 말했다. "지미, 드디어 아빠, 엄마 얼굴을 볼 수 있게 됐구나... 난 네가 평생 다시는 우리를 못 볼 줄 알았어..."이때 병실은 논란으로 거의 폭발 직전이었다. 모든 전문가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고, 그들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불신이 가득했다.주치의는 중얼거렸다. "어떻게 한 거지... 도대체 어떻게 한 거지...? 설령 호르몬이라고 해도 상태를 개선할 수는 있어.. 압박 받은 시신경을 회복시키는 건 불가능한데! 시력이 회복되었다는 것은 분명히 종양이 줄어들어 압박이 완화된 결과야... 그
곧 어린 지미는 의사와 간호사에 의해 핵 의학 센터로 옮겨졌다. 조영제를 맞은 후, 지미는 CT실로 옮겨져 전신 스캔을 받았다.30분 후, 스캔 결과가 나왔고 많은 의사들이 컴퓨터 앞에 모여 지미의 최신 CT 영상을 검토했다.주치의는 동시에 보름 전의 영상 자료를 열어 비교한 후, 경악하며 말했다. "정말 믿기지 않아요! 지미의 체내에 있던 많은 종양들이 실질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지미의 암은 말기였기 때문에, 이미 다발성 전이가 있었고, 림프, 골격, 간, 폐 등에도 종양이 퍼져있었으며, 그 크기도 상당히 컸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종양은 아기의 주먹만큼 컸다. 게다가 치료 방법이 다 소진된 상태에서 지미의 암세포 확산 속도는 점점 빨라졌고, 종양도 계속해서 커지고 있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보름이 지난 후에는 종양이 더 커졌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 이 병변들은 커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모두 줄어들었다! 특히 시신경과 청신경을 압박하던 두개 내 거대한 종양은 직경이 1밀리미터 줄어들었다. 이 1밀리미터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는데, 신경을 압박하던 것은 바로 종양이 1밀리미터 커졌기 때문이었다!의사들은 흥분했다! 약물 전문가 매튜는 외쳤다. "우리는 대체 무슨 항암제를 연구하고 있는 거야..? 이게 바로 전 세계 최고의 항암제야!"주치의도 감탄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맞습니다! 이 약이 암 치료에 이렇게 효과가 있다면, 전 세계에 보급되었을 때 우리 종양 전문의들은 모두 실직할 겁니다."스미스도 완전히 감탄했다! 그는 어떻게 한국 전통 의학이 이렇게 강력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이때, 지미의 엄마가 다시 한 알의 약을 꺼내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 번째 알약을 먹을 시간이에요!"모두가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말했다. "빨리! 세 번째 알약을 먹으면 어떤 기적이 일어날지 봅시다!"그날 밤, 메이요 클리닉의 모든 의사들은 자발적으로 병원에서 밤을 새울 수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그러자 그녀는 참지 못하고 스미스에게 말했다. “여보, 오늘 꼭 지미를 위해 구현재조환을 한 상자 더 구해줘야 해. 지금 상황을 보면, 한 상자 더 복용하면 이곳에서 퇴원해서 집에서 요양할 수 있을 거야!” 그녀는 말을 하다가 목이 메었다. “지미는 벌써 3년 동안 집에서 잠을 자본 적이 없어...”지미는 이미 중증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에 지미는 병원의 24시간 모니터링을 벗어날 수 없었다. 유럽에서 치료를 받을 때도 병원에서 출발해 공항으로 갔고, 전용 의료 전세기를 타고 유럽으로 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니는 아들을 집으로 데려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게다가 그녀의 눈에는 아들이 계속해서 구현재조환을 복용할 수만 있다면, 병원을 벗어나 집에서 잘 회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그녀에게는 구현재조환의 신뢰도가 병원보다 훨씬 더 높아졌다.그날 밤, 메이오 클리닉의 대부분의 전문의들은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지미와 구현재조환의 기적에 대한 이야기가 빠르게 미국 전체 의료 시스템으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아침이 되자, 거의 모든 미국의 일류 병원, 의료 연구 기관, 제약 연구 기업들은 이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다만, 현재로서 이 소식은 전해 들은 정보일 뿐, 완전한 자료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들은 암을 극복하기 위해 수십 년을 노력했지만, 누구도 말기 암 환자를 구할 수 없었다. 말기 암이 치료될 수 있다면, 암이 정말로 정복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스미스는 오늘의 경험을 통해 모든 관점을 완전히 바꿨다. 지금 그는 이학수를 찾아가 머리를 조아리고, 자신의 뺨을 몇 대 때린 후 더 많은 구현재조환을 요구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그는 시간을 확인하고 아침 6시가 된 것을 보고 중얼거렸다. “이학수 씨도 일어났을 거야.. 지금 바로 전화해 봐야겠어..!” 이 말을 마치고 그는 즉시 휴대폰을 꺼내 이학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제 밤과 마찬가지로 이학수의 전화는 여전히 꺼져 있었다. 그
이 시점에서 스미스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학수가 자신에게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할 기회조차 없게 만들어 버렸다는 사실을 말이다.한편, 이학수는 지금 시후의 개인 여객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 비행기는 콩코드 여객기만큼 빠른 속도는 아니었지만, 내부는 콩코드에 못지 않게 호화로웠다. 지금 이학수는 5성급 호텔보다도 더 사치스러운 스위트룸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기에, 여행의 피로나 고생은 전혀 없었다.그에 반해 스미스는 아침 일찍부터 워싱턴 경찰서의 관계자들을 찾아 이학수가 묵고 있는 숙소를 찾고 있었다. 그는 이학수의 이름은 발음은 알지만 영문으로 어떻게 적는지 모르기 때문에 찾는 데 꽤나 애를 먹었다.나중에 경찰서의 친구가 필터링 방법을 사용해 어제 워싱턴에 체크인한 모든 한국 국적의 남성 여행객 정보를 정리하여 스미스가 컴퓨터 앞에 앉아 사진을 하나하나 살펴보게 했다. 한 시간 동안 사진을 살펴본 후에야 스미스는 드디어 이학수가 실제로 묵고 있는 호텔과 방 번호를 알아낼 수 있었다.경찰 친구는 전화 한 통을 걸 수 있게 도와주고 나서 스미스의 어깨를 치며 웃으며 말했다. “너무 급할 필요 없어. 내가 이미 호텔에 물어봤어. 이학수라는 사람이 일주일 동안 객실을 예약했다고 해. 그는 단기간 내에 워싱턴을 떠나지 않을 거야.”스미스는 안도하며 숨을 돌리며 말했다. “고마워, 피트. 다음에 나 한잔 살게!”상대방은 웃으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나랑 같이 갈래?”스미스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사과하러 가는 거니까. 경찰을 데리고 가면 그를 위협한다고 생각할지도 몰라.”“좋아.” 상대방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럼 나는 호텔 측 담당자에게 연락하러 가 볼게. 그래야 호텔에서 널 안 막지.”“그래!” 스미스는 경찰서를 떠나 자신의 차를 몰고 이학수가 머물고 있는 호텔로 급히 향했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이름을 보안 직원에게 알리고, 미리 경찰관으로부터 전달받은 정보
스미스는 턱을 괴며 생각했다. "이상하다... 방 안에서 고의로 못들은 척할 리가 없잖아? 아무리 화가 나도 그건 너무 유치하지 않나?" 스미스는 답답해서 문을 계속 두드렸다.이 때, 옆방의 문이 열리고 상의를 벗은 건장한 남자가 화를 내며 말했다. "야! 이 아침부터 무슨 짓거리를 하는 거야? 죽고 싶어?! 자꾸 시끄럽게 굴면 네 머리통을 박살 내버릴 거야!!”이렇게 건장하고 수염이 난 거대한 체구의 남자 앞에서 스미스는 계속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아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소리를 좀 낮추겠습니다..”건장한 남자는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작게 해? 나는 이제부터 네가 어떤 소리를 내더라도 박살 내버리겠어!”그러자 스미스는 입을 다물고 있었고, 계속해서 손을 비비며 미안하다는 시늉을 했다. 그제서야 사내는 마침내 그를 놓아주고 자신의 객실로 돌아갔다.스미스는 어쩔 수 없이 이학수의 객실 문 앞에 앉아 있었다. "문을 두드리거나 부수는 건 불가능하니까, 이학수 씨가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오지 않을 리가 없어. 여기는 22층이니까, 창문을 타고 도망갈 순 없을 거야..." 결심을 굳힌 스미스는 이학수의 객실 문 앞에서 기다리며, 배가 고파왔지만 계속해서 기다려야 했다. 동시에 그는 앉아서 이학수에게 전화를 계속해서 걸었지만, 계속해서 연결되지 않았다.조금 뒤, 그는 호텔 직원에게 이학수의 객실로 전화를 걸어보라고 부탁했지만,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았다.스미스는 정오까지 기다렸고, 이 때 이학수가 탑승한 비행기는 강한 빛 속에서 인천 공항에 착륙했다. 두 지역 간의 시차로 인해, 이미 한국은 자정 12시가 지난 시간이었다.이학수는 착륙과 동시에 핸드폰을 켰다. 그는 원래 시후에게 메시지를 보내려고 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그를 방해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 비행기가 완전히 멈추지도 않았지만 그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는 바로 스미스가 걸어온 것이었다. 이 때 스미스는 이미 이학수
스미스가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것을 듣고 이학수는 웃음을 참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스미스 씨, 저는 당신의 태도에 매우 불만족스러웠지만, 당신에게 거짓말할 필요가 없지요. 저는 실제로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비행기 엔진 소리를 듣지 못하십니까? 제가 탑승한 비행기가 조금 전 착륙했고 아직 완전히 멈추지도 않았습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이학수는 핸드폰을 창가에 가까이 대었고, 스미스는 즉시 엔진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스미스는 전화기에서 들리는 엔진 소리를 듣고, 객실 안에서는 계속해서 아무런 인기척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는 즉시 이학수가 진짜로 떠났음을 깨달았다. 이 순간 그는 완전히 무너졌고,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학수 씨... 왜... 왜 그냥 인사도 없이 떠나셨나요? 적어도... 적어도 저한테 참회할 기회를 주셔야 했는데...""나에게 참회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학수는 차분히 말했다. "우리의 문화, 배경, 성격, 교양, 지식 모두가 다릅니다. 따라서 당신이 저에게 참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 하세요, 저는 비행기에서 내려야 합니다.”스미스는 당황하여 급하게 말했다. "이학수 씨, 이학수 씨! 전화를 끊기 전에 기다려 주세요. 제... 제가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반드시 도와주십시오..."이학수가 되물었다. "무슨 일입니까?”스미스는 서둘러 말했다. "그 구현재조환 말입니다.. 제 아들이 어제 한 상자를 다 복용했는데, 효과가 매우 좋아서 또 조금 부탁드리려고 합니다...""불가능합니다." 이학수는 엄격하게 말했다. "구현재조환은 매우 귀중한데, 전에 선물로 두 상자를 드리려고 했지만, 당신은 받지 않았죠. 당신의 아들이 너무 불쌍해서 한 상자를 남겨드렸을 뿐입니다. 그러니 더 많은 약을 줄 수는 없습니다."스미스는 자신의 귀를 갑자기 한 대 쳤다. “짝!”하는 소리로 인해 이학수도 놀라고 말았다. 스미스는 곧바로 말을 이었다. "이학수 씨, 제 잘못입니다! 제발 다시 그 약을 팔아 주세요
그는 일생 동안 이렇게 모욕을 받아 본 적이 없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건 남이 자신을 모욕한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의기 소침해진 그는 아들을 위해 이렇게 말하기로 결정했다. "이학수 씨... 제가 잘못했습니다... 모든 것이 제 잘못입니다..! 교만했던 것도 제 자신이고, 우물 안에 앉아 좁은 하늘만을 바라보던 것도 제 자신이며, 선악을 분별하지 못했던 것도 저입니다. 요컨대, 저는 똥 덩어리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니 저와 같은 수준 낮은 인간과 논쟁하지 마시고, 암에 걸린 제 아들에게 생존 기회를 좀 주십시오.. 이 아이의 나이는 12살 밖에 안 되었습니다..."이학수는 진지하게 말했다. "스미스 씨, 세상에 암에 걸린 아이들은 수없이 많고, 당신의 아들보다 훨씬 나이가 어린 아이들도 많아요. 하지만 당신의 아들은 현재 유일하게 구현재조환을 복용한 아이입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는 이미 감사하고 만족해야 한단 걸 알아야 하고요! 당신의 아들과 같은 수많은 아이들이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걸 생각하면, 당신의 아들은 이미 매우 운이 좋다고 볼 수 있겠죠."스미스는 이학수가 주었던 그 한 상자의 구현재조환 만으로도 자신의 아들의 병세가 크게 개선되었기 때문에 적어도 2~3개월 이상 또는 조금 더 오랫동안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은 이미 큰 행운을 만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부모가 이런 상황에서 만족스러워할 수 있겠는가...? 이전에 모든 서양 의학 기술의 방법을 다 써 보았지만, 이제 드디어 아들을 완치시킬 가능성이 있는 기적의 약을 만난 스미스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약을 구해야만 아들의 생명을 더 연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비록 동양과 서양 각 국의 문화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가족에 대한 특히 자녀에 대한 부모의 헌신적인 태도는 대체로 동일할 것이다. 특히 부모는 자녀를 위해 어떠한 대가 없이 헌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