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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3장

소민지의 말은 유나를 갑자기 더욱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관자놀이를 살짝 매만지며 머뭇거리며 말했다. "그건... 중매결혼에 해당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소민지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결혼하기 전에 두 분은 서로 몰랐으니, 당연히 감정적 기반도 없었겠죠. 동시에 인연도 없었으며, 할아버지의 요청에 따라 결혼했으니, 전형적인 중매 결혼 아닌가요? 당시 문인의 거장 중에 첫 부인과 아무런 관계도 없었고, 할아버지의 요청으로 결혼했다고 한 사람이 있었는데..” 말하던 중에 소민지는 갑자기 뭔가 생각이 난 듯 소리쳤다. "그 작가 선생님과 사모님은 평생 동안 부부처럼 느껴본 적이 없다고 했어요. 그럼 유나 씨와 남편분도 마찬가지일까요?!"

소민지의 솔직한 말에 유나는 더욱 부끄러워하며 당황했다. "그... 저는.. 그... 그게..."

유나의 긴장감 때문에 소민지는 갑자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자신의 추측이 정확했음에 틀림없다고 느꼈고, 이것이 바로 유나가 그토록 부자연스럽게 행동한 이유였다고 생각했다. 만약 자신의 추측이 정말로 맞다면, 시후와 그녀는 단지 겉으로만 부부사이일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더 좋은 기회가 있다는 뜻 아닌가?

옆에 있던 박혜정도 유나의 행동에서 몇 가지 단서를 알아차리고, 이것은 딸에게 좋은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생각에 대해 부끄러워했고, 결국 이런 일은 명예롭지도 않고 조금 비열하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이때 소민지는 서둘러 앞으로 나아와 유나의 팔을 친근하게 잡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유나 씨, 남편과 결혼한 지 얼마나 됐나요?"

유나는 "우리는 결혼한 지 4년이 됐어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4년이요?" 소민지가 놀란 척 물었다. "그럼 어떻게 4년 동안 중매 결혼을 해서 서로 잘 지냈는지 말해줄 수 있어요? 서로를 친구처럼 대하시나요? 아니면 다른 사람 앞에서만 부부처럼 행동하고, 집에서는 서로에게 간섭하지 않으시나요?”

유나는 소민지가 질문을 하자 더욱 당황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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