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에게 이 질문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인생에서 겪은 가장 잔인한 선택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지금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그 시각, 월터는 자신의 롤스로이스에 앉아 병원을 떠나는 중이었다. 월터의 본명은 월터 호로비츠(Walter Horowitz)이며 그는 미국인이었다. 그의 가족들은 모두 미국에서 유명한 부동산 개발업자로 알려져 있었다. 윌터는 이태리와 동기 출신이었는데, 이태리가 대학생 때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면서 두 사람은 같은 수업을 듣게 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 때 윌터는 이태리에게 첫 눈에 반했고, 당시 나이가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가족들의 감시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감히 공개적으로 아시아 여성에게 구애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현재 월터는 학생 시절의 월터와 비교하면 굉장한 차이가 있었다. 그는 이미 가족 구성원 내에서 충분한 자본과 주도권을 확보했고, 자신의 사업도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사업을 아시아로 부동산 분야에 진출하며 확장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을 속박하는 모든 것들을 제거하고 있었다. 그리고 윌터가 가장 먼저 목표로 삼은 일은 바로 이태리를 정복하는 것이었는데, 이것은 그저 윌터가 이태리에게 반해서인 것만은 아니었다. 윌터에게 지금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이태리가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의 유명 대기업인 엠그란드 그룹에 큰 공헌을 했으며, 그녀의 능력이 부동산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태리는 뛰어난 능력뿐만 아니라, 한국 부동산 산업에 대해서도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인재였다. 윌터는 그녀를 자신의 회사로 데려갈 수 있다면, 회사 발전에 굉장한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으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터였다. 게다가, 윌터에게는 이태리를 꼭 데려와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녀가 엠그란드 그룹의 기밀정보를 모두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사실 부동산 산업이라고 하면 토지를 매각 및 매입하고 건물을 지어
다음 날, 시후는 밖으로 나가서 저녁 식사에서 지인들에게 나눠 줄 환약을 담기 위해 작은 상자 몇 개를 샀다. 이 환약들은 사람들의 눈에 생명을 구하는 신비한 약이기 때문에, 적절한 포장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상자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시후는 안세진으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았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안세진은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도련님께서 지내셨던 낡은 저택의 현 소유자와 관련된 사건이 오늘 아침 판결이 났습니다..!”"예??" 시후가 서둘러 물었다. "뭐라고 하던가요..?”안세진은 서둘러 말했다. "일단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모든 자산은 피고인의 빚을 갚기 위해 압수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도련님께서 주목하고 계시던 주택을 포함하여 그의 이름으로 된 모든 자산이 사법 경매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합니다!”"그래요? 아주 좋네요! 그럼 제 이름을 등록하도록 해주세요. 경매에 참가하고 싶으니까요!”안세진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도련님. 저는 제 운전 기사 중 한 사람의 이름으로 이미 경매를 등록했습니다..! 결국 도련님과 도련님의 부모님은 한때 그 집에서 지내셨으니, 도련님의 이름이 입찰자 목록에 드러난다면, 누구라도 도련님의 정체를 유추할까 봐 걱정이 되었거든요.. 그러니 도련님의 이름을 쓰지 않으셨다고 저를 비난하지는 말아 주십시오..!”시후는 감탄하며 말했다. "저는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었네요.! 그렇다면 부장님의 기사님 이름으로 입찰에 참여하도록 하죠.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집은 절대 경매에서 놓칠 수 없습니다..!”안세진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요 도련님. 해당 주택은 오랫동안 철거 금지 보호 건물 범위에 포함되었습니다. 따라서 유통 가치는 거의 없기 때문에, 시초가가 현재 5억 정도에 불과합니다. 사실 서울에 있는 저택 중에서 이 정도 가격이라면, 투자할 가치는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만약에 경쟁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15억~20억 정도를 부르신다면 아마 그 누구도 도련
호주에 도착한 후 지난 며칠 동안 그는 굉장히 우울했다. 아내 박혜정과 이혼을 진행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과 얽힌 스캔들이 폭로된 뒤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그의 이미지가 완전히 산산조각 나버렸기 때문이다. 현재 외부 세계의 그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그는 최근 국내에서 평가되는 부끄러운 동문 중 1위를 차지했다. 왜냐하면 그는 아내를 배신하고 바람을 피웠을 뿐 아니라 밖에서 사생아까지 낳았기 때문이다. 그는 사생아를 경호원으로 위장하여 아내와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집으로 데려가 계속해서 자신의 주변에 머물게 했다. 사람들이 더욱 어처구니 없다고 여기는 부분은 바로 자신의 사생아에게 해외에서 악랄한 범죄를 저지르도록 지시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가장 분노하고 있는 부분은 자신의 스캔들이 폭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본의 자위대와 합세해 자신의 딸을 죽이려 들었다는 것이다.이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이것은 바로 모든 사람에게 진실을 숨기고, 사생아를 살인 도구로 사용한 뒤에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해 딸을 죽이려 든 짐승이 저지른 일이라는 것이다. 어떤 한 사람이 수많은 죄를 저지르게 된다면, 그는 짐승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가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이런 일을 저지르는 것은 짐승보다 못한 행위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소수도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아버지 소성봉이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아들인 자신에게 강요한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일단 이러한 혐의가 자신의 잘못으로 인식되기 된다면 쉽게 없앨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이것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소수도는 증오심으로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평생 이 악명을 떨쳐버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소수도는 사실 명성과 명성을 추구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면 앞으로 엘에이치 그룹을 승계할 기회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소수도는 사람들 사이의 평판을 신경 쓰지 않
박혜정은 소수도의 비난을 듣고도 화를 내지 않고 침착하게 말했다. “소수도,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다면, 당신이 지금 도덕적 결함이 있다는 걸 알지 않을까..? 그런데 지금도 우위를 주장하고자 한다면.. 난 정말 실망스러울 것 같아..? 사랑이라는 건 말로 얻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유지하는 거야.. 나는 방금 당신에게 이혼 소송을 제기했어. 그게 왜? 내가 너무하다고? 당신이야 말로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당신.. 외도를 해서 낳은 아이가 벌써 20대야. 그리고 당신은 나에게 그 사실을 지금껏 비밀로 해왔고.. 그렇다면 당신은 지난 몇 년간 남편과 아내로서 우리의 부부 사이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있는 거야?”소수도는 이 말을 듣고 갑자기 다시 우울해졌다. ‘그래 맞아... 이제는 아내에게 무례하다고 비난하는 건 내 뺨을 때리는 것과 같아... 결국 정말 실수한 사람은 나고, 그게 20년 넘게 지속되었으니..’박혜정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막막해진 소수도가 아무 말을 하지 않자, 박혜정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 이제 이런 얘기는 그만하죠. 난 그저 하루 빨리 서울에 정착하고 싶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이혼을 하기 위해 전화한 거라고요. 한동안은 서울에서 살 생각이니, 다른 사람이 험담하지 않도록 빨리 이혼하는 게 서로에게 좋지 않겠어?”박혜정은 자신의 뜻을 명확하게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소수도는 이미 그녀의 말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다. 지금 박혜정의 말은 자신이 서울에 머물고 싶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국내 재벌가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모두가 그녀가 서울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그건 바로 은서준을 위한 것임이 틀림없었다. 박혜정과 소수도가 아직 결혼을 한 사이라고 한다면, 박혜정이 은서준을 위해 서울에 정착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소수도의 체면을 깎아 먹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혼을 하게 된다면 그는 체면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소수도는 지금 매우 화가 난 상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오늘 밤에 한 잔 하셔야겠네요?”"그렇지~ 아무래도 좀 마셔야겠지?? 하하!! 그런데 무슨 일인가?”"아, 다름이 아니라.. 제가 오후에 할 일이 좀 있어서요.. 장인 어른께서 괜찮으시면 오후에 제가 차를 몰고 나갈까 싶은데요..”김상곤은 서슴없이 시후에게 차 열쇠를 건네며 말했다. "에이~ 뭐 불편한 게 있겠어..? 그냥 차 타고 가~ 나는 술을 마실 예정이라 차를 몰고 나가면 대리를 불러야 해~ 그럴 바에는 택시 타고 돌아오는 게 훨씬 편하지 뭐~”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동차 키를 챙겼다. 옆에 있던 유나가 말했다. "아빠, 저 잠시 회사에 다녀올 일이 있는데 제가 그럼 가는 길에 협회에 데려다 드릴게요~”김상곤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래~ 그러면 택시비도 절약되고 좋겠다."유나와 장인 어른이 떠난 후 시후는 방에서 환약을 꺼내 눈에 띄지 않도록 배낭에 넣고 집을 떠났다. 그는 김상곤의 차를 몰고 곧바로 교외에 있는 진원호의 별장으로 갔다. 같은 시각.목동병원에 있던 이태리는 막 어머니께 식사를 배달한 뒤 곧바로 아버지의 현재 상태를 묻기 위해 신장내과 원장실에 들렀다.60세가 넘은 신장내과 김 과장은 안경을 치켜들며 진지하게 말했다. "흐음.. 이태리 부회장님..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지금 아버님의 상태가 굉장히 위중하십니다.. 특히 신장 상태가.. 정말 좋지 않습니다.. 제 기능을 전혀 못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해요. 현재 매일 같이 투석을 하고 격일로 혈액투석을 진행 하고 있지만 합병증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건강검진을 했는데, 어제에 비해 오늘 컨디션이 또 나빠졌더군요... 후우.. 어제 어머님을 만났을 때 이식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아직 20일 정도 남았다고 했는데.. 오늘 다시 평가해본 결과 상황이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아요..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주기가 약 15일 정도로 단축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김 과장은 다시 한 번 한숨을 쉬며
이태리는 김 과장이 설명하는 내용들을 듣고 잠시 생각을 한 뒤에 말했다. "김 과장님, 이번에 아버지가 아프기 전에 제가 모르는 약을 복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아버지께서 한약을 과다복용하신 모습도 못 봤고요.. 그러니까 분명 아리스토로크산? 이라는 물질과는 접촉할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장 이식 수술을 하신 뒤에는 전반적으로 건강 상태가 양호하셨고, 당뇨병 증상도 경미해 메트포르민 서방정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그 약은 신장에 매우 안전하다고 병원 측에서도 설명하셨어요.. 그러니 그 약을 먹어서 급성신부전을 일으키는 것은 불가능할 테고요..”김 과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제가 조금 전 말씀드린 물질은 단지 예를 들기 위한 것이고요, 급성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은 아리스토로크산 뿐만 아니라 훨씬 더 다양하지요. 화학물질도 많고, 유기화합물도 있는데, 모두 극도로 강한 신독성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그럼 김 과장님, 아버지의 급성신부전 원인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가요..?" “음.. 검사를 위해 아버지의 혈액과 소변 샘플을 연구실에 보냈는데, 이러한 일련의 검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려요. 그러니 당분간은 원인을 찾기 어려울 것 겁니다.. 하아..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금 최우선으로 필요한 것은 아버님의 신부전이 진행된 원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신장 공급을 해오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거예요!" 이태리는 힘없이 한숨을 쉬며 낙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아무리 공급원을 찾아봐도 아버지의 혈액이 RH-라는 걸 사람들이 알자 이것 만으로도 많은 신장 공급원이 99% 이상 제외 되었는 걸요..”김 과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래도 지금 상황은 속수무책인 것 같아 보여요.. 내가 아는 지인들을 통해서 전국으로 문의를 하도록 도와드렸지만, 나도 아직 들은 소식이 없네요." 이에 김 과장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
전화를 받자 이태리는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혹시 지시사항이 있으신지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 지시하려는 건 없고요. 어제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오늘 저녁에 시간이 있나요? 시간이 되면 진원호 대표님 집에 함께 모이려고요. 설 연휴에 다 함께 우리 집에 인사하러 왔는데 내가 그 이후로 한 번도 연락을 안 한 것 같더라고요. 다 같이 식사를 하자고 초대하지도 않았으니.. 미안해서 도저히 견딜 수가 있어야죠..”이태리는 마지못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회장님, 저에게 너무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게 아니신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어이구, 이건 신경을 쓰고 안 쓰고의 문제가 아니죠~ 이건 예의의 문제라고요! 내가 모두를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했어요. 딱히 큰 가치는 없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냥 작은 성의일 뿐이에요. 그러니 시간이 있으면 와서 잠시 있다가 가요. 시간이 없어도 상관없어요. 오늘 못 온다고 하더라도 선물은 나중에 따로 챙겨드릴 테니까.” 이태리는 이 이야기를 듣고 서둘러 말했다. "회장님! 아니에요~ 따로 챙겨 주실 필요 없으시고 제게 시간과 장소만 전해주시면 저녁에 꼭 가겠습니다...!" "그래요. 그럼 나중에 카톡으로 시간과 장소를 보내 줄게요.”이태리는 서둘러 말했다. "네 회장님..!" 그 말을 한 후 그녀는 조금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회장님, 그런데.. 제가 일이 있어서 오랫동안은 머물지 못할 것 같아요.. 그냥 얼굴을 비치고 일찍 떠나야 할 것 같은데.. 괜찮으신가요..?”시후는 태연하게 말했다. "괜찮아요. 뒤에 일정이 있으면 제대로 처리해야죠! 그런 건 신경 안 써도 돼요.”이태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사실 그녀의 현재 상태로는 어떤 저녁 파티에도 관심이 없었다. 왜냐하면 지금 아버지가 병원 침대에서 죽어가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인 저녁 식사를 위해 달려갈 생각이 있겠는가?? 그녀는 오히려 입맛조차 없었다.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물 몇 잔을 마신 것 외에는 쌀 한
윌터의 말은 이태리의 마음을 갑자기 조여왔고, 강한 압박감은 그녀를 질식시킬 것만 같았다. 비록 그녀는 윌터가 자신에게 제안한 것을 떠올리면 매우 역겹고, 심지어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까지 했지만 윌터가 미국에서 발견한 신장 공급원은 아버지가 필요한 신장과 일치할 수 있는 유일한 공급원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이 신장 공급원을 다른 사람이 먼저 가져 버리면, 그녀는 모든 희망을 완전히 잃게 될 것이다.이런 이태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윌터는 현재의 신장 공급원이 바로 중국인이라는 것도 알려주었다. 중국은 아무래도 장기 밀매로 유명한데, 워낙 땅덩이가 넓은데다 통제가 잘 이뤄지지 않는 곳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인들 중에서 자신의 장기를 팔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쉽게 신장 적출을 할 수 있었다. 가끔씩 마취 없이 적출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중국의 장기 밀매는 1조 1000억 원 규모의 거대한 시장이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그렇다 보니 신장을 적출하면 빠르게 구매자에게 배송될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텐데... 그러나 이태리는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이 신장 공급원의 장기를 이식한 뒤에 책임져야 할 대가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 대가가 너무나도 커서 그녀는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할 지도 모른다. 자신의 순결, 직업, 도덕성, 심지어 자신의 삶까지도 말이다.그녀의 투쟁하는 표정을 본 윌터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태리, 당신이 결정을 내리는 것이 너무 어렵다면.. 그냥 잊어버려~ 더 이상 자신을 괴롭게 만들지 말자고. 그럼 내가 이 신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할게. 그럼 그 사람이 직접 프랑스인에게 팔겠지 뭐~ 이렇게 하면 당신의 수고와 슬픔을 덜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말을 마치자마자 윌터는 이미 휴대폰을 안 주머니 속에서 꺼내 들었다.이태리는 무의식적으로 "안 돼! 윌터! 안 돼!"라고 소리쳤다.윌터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장소운은 시후의 기세에 완전히 눌려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만약 자신의 집안과 홍문이 시후를 제압하지 못한다면 자신은 더 이상 어떤 카드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절대로 시후의 화를 더 돋우지 않으려 애썼다.그러나 시후는 그를 그렇게 쉽게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그는 손을 들어 다시 한 번 장소운의 뺨을 세게 후려치며 질책했다. "말해봐. 갑자기 벙어리가 된 건가?"장소운의 입은 이미 심하게 부어올라 마치 입 안에 메추리알 스무 개를 넣은 것 같았고, 그는 간신히 고통을 참으며 흐느꼈다. "저.... 제가 잘못했습니다.... 형님, 제발.... 한번만 살려주세요...."시후는 다시 한 번 뺨을 후려치며 냉정하게 말했다. "내가 묻는 건, 아까 그 ‘즐긴다’고 떠들던 놈이 네가 맞냐는 거야! 헛소리를 한 마디만 더 하면 네 입을 찢어주지!"장소운은 울먹이며 말했다. "저.... 제가 맞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 번 그의 뺨을 쳤다. "먼저 즐기고 다 함께 즐긴다고 하더니, 참 기세등등하더군!"장소운의 입 가장자리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는 울면서 말했다. "전부.... 전부 제 입이 방정이었습니다! 형님, 제발 저를 용서해주십시오...."시후는 냉소하며 또 한 번 그의 뺨을 때렸다. "아까는 나보고 무릎 꿇고 뺨을 백 대 맞으라고 하지 않았나? 조금 전 네 놈이 했던 그 말 기억하지?"장소운은 머리가 핑 돌며 시후에게 울부짖었다. "그건.... 그건 다 헛소리였습니다! 형님, 제발.... 제발 저를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다시는 이런 일 안 하겠습니다...."시후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와서 살려달라고? 이미 늦었어!" 그는 또 한 번 더 장소운의 뺨을 강하게 후려쳤다. 장소운은 눈앞이 빙글빙글 돌며 거의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이 모습을 본 유미경은 차마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시후에게 다가가 말했다. "은시후 씨, 이제 그만 때리세요
그렇기에 모두가 힘을 합쳐 한마음으로 덤비면 단숨에 시후를 쓰러뜨리고 부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이들은 더욱더 격앙되었다!그 순간, 맨 앞에서 뛰어든 한 사내가 높이 뛰어올라 발차기를 하며 시후의 얼굴을 향해 돌진했다. 그의 계산으로는 이 발차기로 시후를 단숨에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고, 나머지 동료들이 몰려가 시후를 밟아 시후가 공격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시후를 반쯤 죽게 만들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그러나 시후는 그의 발차기를 피하지도 않고 뒷걸음치지도 않았다. 대신 그는 갑자기 두 손을 뻗어 날아오는 사내의 다리를 단단히 붙잡았다.그 순간, 공격한 사내는 온몸이 공중에 멈춰 있는 듯한 기묘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달려가 뛰어오른 관성은 마치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 같았는데, 그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멈춰섰다!시후는 그를 보며 냉소적으로 말했다. "어디서 굴러온 개 같은 놈이지? 엄마에게나 돌아가!" 그리고는 힘을 주어 그의 몸을 반달 모양으로 휘두르더니, 그를 무기로 삼아 다른 사람들을 향해 내던졌다.그러자 시후에게 달려들던 이들은 시후가 쓰러질 것을 기대하며 한꺼번에 몰려왔었지만, 예상과 달리 그들의 동료가 무기로 변해 자신들을 덮치고 말았다. 시후가 휘두른 사내는 한바퀴 반을 그리며 돌았고, 그 궤적 안에 있던 이들은 마치 볼링 핀처럼 엉켜 날아가고 말았다. 땅에 나뒹굴게 된 그들은 충격이 너무 심해서 큰 골절상을 입고 아예 움직이지도 못했다. 시후가 휘두른 사내는 더욱 처참했다. 자신이 부딪힌 모든 동료들을 쓰러뜨리는 대가로, 그는 몸의 여러 군데가 부러졌다. 특히 휘둘린 쪽의 갈비뼈는 전부 산산조각이 났다.시후의 뒤에서 이 모습을 본 유미경은 말문이 막혔고, 시후의 맞은 편에 있던 장소운 또한 당황하며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그는 꿈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열 명이 넘는 사람이 단 두 번의 움직임에 모두 쓰러진 것이다. 장소운은 너무나도 두려웠다. 시후는
시후의 한마디에 유미경은 극도로 긴장했다. 그녀는 시후가 어떻게 열 명이 넘는 사람들과 싸울 수 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이 사람들은 보기만 해도 홍문의 조직원임이 분명했고, 모두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죽일 것 같은 살벌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진짜 싸움이 벌어진다면, 시후는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다. 이 건장한 깡패들은 시후가 이 순간에도 여전히 허세를 부리는 모습을 보고 하나같이 사나운 표정을 지었다.장소운은 시후를 비웃으며 말했다. "좋아, 참 배짱 있는 놈이네! 죽을 때가 됐는데도 여자 앞에서 허세를 부리고 있어!"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누가 죽을 때가 됐는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지 않나? 네가 부른 이 잡것들은, 내 눈엔 개 만도 못하거든."그 말을 들은 건장한 조직원들 중 우두머리 격인 리더가 즉시 소리를 쳤다. "뭐야, 우리는 홍문의 조직원인데 감히 무시하는 거냐?!"시후는 태연히 말했다. "그래, 내가 개 만도 못하다고 했는데 마음에 안 드냐?"리더 옆에 있던 부하가 욕설을 퍼부으며 말했다. "이 자식! 우리 오골계 형님은 홍문의 간부시라고!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해!"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오골계? 이름처럼 닭 같은 놈이네. 진짜 개 만도 못하군."우계는 이 말을 듣고 치욕감을 느끼며 극도로 분노했다. 그는 시후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내가 너를 죽여버리겠다!" 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시후를 향해 돌진하며 강한 주먹을 시후의 코를 향해 내밀었다. 오골계는 홍문의 간부 중 한 명으로 전투력이 상당히 강했다. 그는 홍콩의 지하 격투 경기에서 다수의 경기를 치렀으며 승률도 절반을 넘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주먹 한 방이면 시후를 쓰러뜨리고 피투성이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자신의 힘으로 시후의 조롱에 대해 대가를 치르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먼저 달려들었기에 이후에 장소운 앞에서 공을 인정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순간, 상
유미경은 곧바로 차에서 내려 시후를 따라 나섰다. 그리고 그녀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그에게 물었다. "우리 어디로 가는 거죠?"시후는 산길로 이어지는 작은 길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로 가보죠. 아래로 좀 내려가 보는 거예요."유미경은 속으로 의문을 품었다. 평소라면 어떤 남자가 자신을 이런 외진 산속으로 데려오겠다고 하면 절대 따라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생각 끝에, 그녀는 결국 시후를 믿기로 했다. 그리하여 그녀는 시후를 따라 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시후와 유미경이 산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본 장소운은 분노를 참지 못하며 소리쳤다. "전부 차에서 내려! 오늘 반드시 저 자식을 끝장내고야 말겠어!"세 대의 차량에서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이 빠르게 내려와 시후와 유미경을 따라 산길로 들어갔다. 홍콩은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데다 지금은 여름철이라 산속은 울창한 나무들로 가득했고, 햇빛은 짙은 나뭇잎 사이로 겨우 몇 줄기씩 내려와 희미한 반짝임만 있었다.유미경은 시후를 따라 산속 깊은 곳으로 걸어가며 처음에는 비교적 담담했지만, 점점 더 깊숙이 들어가자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지형이 조금 평탄한 곳에 다다르자, 그녀는 참지 못하고 시후에게 물었다. "대체 어디로 가려는 거죠?"시후는 그녀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이리 와요, 내 뒤로요."유미경은 놀랐지만, 시후에게로 걸어가려는 찰나 뒤쪽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산속에 무슨 야생동물이 있는 줄 알고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조금 뒤, 나무들 사이에서 열 명이 넘는 건장한 남자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모두 근육질에 문신을 새긴, 한눈에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깡패 같았다. 유미경은 그들을 보자마자 긴장하기 시작했고, 시후를 잡아 끌며 빨리 도망가자고 하려던 순간, 장소운이 무리들 사이로 어두운 얼굴로 뒤따라오는 것을 보았다.장소운은 시후와 유미경을 보자마자 이를 갈며 소리쳤다. "진짜 개 같은 커플이군! 홍콩에 호
시후는 가볍게 한마디를 던졌지만, 유미경은 괜히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시후에게 물었다. "도대체 뭐 하려고 그러는 거예요? 왜 인적이 드문 곳에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거죠?!"시후는 그녀를 보고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너무 긴장하지 마요. 내가 하려는 일은 당신이 신경 쓸 일이 아니니까요. 그냥 보고 있으면 됩니다." 이 말을 마친 후, 시후는 가속 페달을 밟아 유미경의 테슬라를 주차장에서 몰고 나갔다. 차가 주차장에서 나가자마자, 뒤에서 다른 세 대의 차량이 빠른 속도로 따라왔다. 그 중 한 대에 탄 장소운은 이를 악물고 시후가 운전하는 테슬라를 노려보았다. "저 자식을 따라가! 오늘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차를 운전하던 청년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도련님 걱정 마십시오. 오늘 죽여버릴 겁니다!"그는 팔에 문신이 가득하고, 근육질 몸매와 험상궂은 얼굴을 가진, 보기만 해도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아우라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러자 장소운은 입가에 미소를 떠올리며 차갑게 말했다. "유미경, 계속 이렇게 눈치 없이 굴면, 기회를 봐서 그냥 제압해 버릴 거야!"운전하는 청년이 웃으면서 말했다. "도련님, 만약 그 여자를 제압하시려면, 곧바로 아버님과 대부께 그 집안에 가서 결혼을 제안하라고 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 집안은 절대 결혼을 거절하지 못할 것 아닙니까?!""그래 맞아!" 장소운은 여러 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유미경이 계속해서 눈치 없이 굴면 이제는 나도 가만 있지 않겠어!”시후는 내비게이션을 따라 차를 몰고 갔다. 운전하는 동안 그는 계속해서 백미러로 뒤따라오는 차들을 살폈다. 차들이 간헐적으로 가까워졌다 멀어지는 모습을 보고 그는 안심했다. 한 시간쯤 지난 후, 시후는 차를 홍콩 북부의 홍화령 인근 산지로 향했다. 그 후, 시후는 잠시 속도를 늦추고, 뒤따르는 친구들을 맞이할 만한 적당한 장소를 찾고 있었다.그때, 장소운은 뒤쪽 차에서 점점 더 얼굴이 어두워졌다. 운전자는 참
유미경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제발 너나 잘 해. 내가 들었는데, 너 새 남자친구랑 또 헤어졌다며? 이번엔 사귀고는 몇 일 만에 또 헤어진 거야?"여학생은 입술을 삐죽대며 말했다. "그 인간, 정말 말하기도 싫어! 나랑 사귄 이유가 그냥 졸업 디자인에 도움 받으려고 한 거였다는 거야! 내가 그 자식의 졸업 작품을 끝내줬더니, 그 뒤로 바로 나랑 헤어졌다고..."유미경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제발, 남자 보는 눈 좀 키워."여학생은 잠시 시후를 바라보다가 진지하게 말했다. "그런데 미경 언니, 사실 이 분이랑 언니랑 정말 잘 어울려!"유미경은 급히 손을 들어 그를 제지하며 말했다. "그만해! 이미 여러 번 남자 보는 안목이 거의 없다는 걸 증명했잖아. 그래서 네가 이 분과 내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면, 아마 나에게 전혀 맞지 않는 사람일 거야." 그리고 나서 유미경은 시후를 향해 눈을 흘기며 말했다.시후는 잠시 미소를 지으며 그 여학생에게 말했다. "저는 이 분의 약혼자입니다. 미경 씨가 직접 말한 거예요."그러자 주변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놀라며 일제히 감탄했다.여학생은 유미경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미경 언니... 몰랐는데 언니도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네!?"유미경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그 말 듣지 마, 이 사람은 전혀 내 스타일 아니야." 그리고는 학생들에게 말했다. "다들 일이나 하라고, 이런 헛소리 좀 그만 듣고!" 그 후, 그녀는 자신이 가져온 상자를 열고 개인 물품 몇 개를 꺼내어 사람들에게 소개했다. "이 노트북은 내가 올해 초에 교체한 거야. 중고 사이트에서 보니까 거의 4천 홍콩달러 정도 하던데, 나는 3천으로 가격을 매겼어. 그러니 아마 쉽게 팔릴 거야. 그리고 이 게임기도 2천 몇 백 홍콩달러에 샀는데, 1천2백 홍콩달러로 가격을 매겼어..." 개인 물품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유미경은 사람들에게 말했다. "모두들 수고 많아, 끝까지 힘내자. 나는 일이 있어서 더 이상 여기 있지 못해."
"어떤 정의를 실현하냐고요?" 유미경의 질문에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건 지금 당장은 말해줄 수 없어요. 약간의 신비감은 남겨두도록 하죠."유미경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럼 혹시 장소운이 당신을 겨냥하면 어쩌려고 그러는 거예요? 홍콩에서 주먹 두 개로 두 명이나 당해낼 수 있겠어요? 그런 사람이 홍문과 싸우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무 날 과소평가하는 거 아닌가요? 두 주먹으로 두 명도 못 이긴다고요? 거기다 숫자 하나 더 붙여서 40명이라 해도 별로 대수롭지 않아요."유미경은 시후가 또 헛소리를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그녀는 그의 말에 정신이 혼란스러워졌다. 결국 어쩔 수 없이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정말이지, 당신에게 졌어요." 그녀는 시후와 함께 주차장을 나섰다. 주차장을 지나, 두 사람은 침사추이의 가장 붐비는 쇼핑몰 광장에 도착했다. 광장에는 많은 인파들 뿐만 아니라 판촉 활동을 하는 판매원들과 홍보와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세일즈맨들도 많았으며 제품을 전시하는 공간도 많이 있었다. 광장의 중심부에는 여러 개의 깔끔하게 정렬된 부스가 있었고, 이 부스에는 홍콩대학교의 마크가 걸려 있었다. 그곳에는 과잠을 입은 학생들이 부스 앞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마음이 복잡한 유미경은 시후와 함께 부스로 향했다. 이곳이 바로 그녀와 동기들이 자선 바자회를 열고 있는 장소였다.유미경이 다가오자, 학생들은 깜짝 놀라며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안경을 쓴 한 남학생이 급히 다가와 물었다. "미경 누나, 오늘 오셨네요?"유미경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침 오후에 근처에 볼 일이 있어서 잠깐 들렀어." 그러고는 물었다. "오늘 매출은 어때?"남학생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다지 좋지 않아요.. 아침 8시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겨우 3만 홍콩달러 정도 팔았어요.. 원래는 5만 달러를 목표로 했었는데요."유미경은 그를 격려하며 말했다. "괜찮아, 3만 달러
시후가 물었다. "홍문이 그렇게 가난하면, 장운추가 평소에 좀 도와주지 않나요?""도와줍니다." 성도민이 대답했다. "만약 장운추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홍문은 벌써 감원을 했을 겁니다. 장운추가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홍문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홍문은 이 점을 근거로 꾸준히 손을 벌렸죠. 장운추가 나중에 비즈니스로 크게 돈을 번 뒤에는 홍문과 어느 정도 선을 긋고 싶어 했고, 대신에 홍문이 사업을 전환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현재 홍문의 주요 수입원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는 전당포 운영, 둘째는 클럽과 바 운영, 셋째는 냉동육 밀수, 넷째는 불법 도박장입니다. 이 중 도박장을 제외한 앞의 세 가지 사업은 모두 장운추가 도와 시작한 겁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홍문이 운영하고 있는 가장 큰 클럽은 어딥니까?"성도민이 대답했다. "LP 클럽이라고 불리며, 란콰이펑이라는 지역에 있습니다.""LP......" 시후가 작게 중얼거리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요. 알았습니다." 시후는 전화를 끊고 옆에 있는 유미경에게 말했다. "미경 아가씨, 이렇게 하는 게 어때요? 저녁 먹고 나서 당신이 저를 데리고 클럽 구경 좀 시켜줘요."유미경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물었다. "은시후 씨, 조금 전 전화에서 홍문의 클럽을 물어본 게 혹시 거기를 가려는 거예요?!""맞아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홍콩의 유명한 밤문화를 한번 느껴 보려고요."유미경은 재빨리 말했다. "그래도 홍문이 운영하는 클럽은 가면 안 돼요! 방금 장소운을 건드려 놓고, 그곳으로 가는 건 정말 위험하다고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위험한 건 확실하죠. 하지만 누가 더 위험한지는 두고 보자고요."시후의 여유롭고 가벼운 태도를 본 유미경은 그의 정체에 대한 의문이 더욱 깊어졌다. 조금 전 통화를 통해 그녀는 시후가 단순히 무모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 그는 이미 홍콩의 각종 세력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 것 같
이때 유미경은 거의 멘탈이 무너질 지경이었다. 지금 그녀는 시후가 손을 잡고 있는 것조차 신경 쓸 여유가 없었고, 자신이 불러온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싶었다. 다른 남자를 방패로 삼는 이런 행동은 TV 드라마에서 많이 봤지만, 그녀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저 조금 전 시후가 농담을 건네자 순간 장난기 어린 생각이 들어 그런 이야기를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유미경은 시후가 일을 이렇게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버릴 줄은 정말 몰랐다. 그녀는 처음으로 농담 때문에 두려움을 느꼈고, 말을 할 때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은시후 씨, 내가 부탁할게요. 홍콩에서 빨리 떠나줘요. 나중에 다시 오면 되잖아요. 하지만 오늘 떠나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난다니까요?!"시후는 그녀의 눈가가 붉어지고, 거의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걸 보며 걸음을 멈추고 그녀의 손을 놓아주었다. 그리고 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미경 아가씨, 나를 걱정하지 말아요.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이번에 홍콩에 온 건 일부러 문제를 만들려고 온 거니까요." 시후는 유미경의 놀란 눈빛을 무시한 채, 담담히 말했다. "내가 홍콩에 온 이상, 누군가 날 건드리면 내가 그 사람을 손봐줄 것이고, 아무도 날 건드리지 않아도 내가 일부러 사람을 찾아서 손봐야 합니다. 만약 그 장소운이 홍문이라는 집단과 관련이 없었다면, 나도 그와 엮이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그가 홍문과 깊은 관계가 있다면, 오늘 그가 날 건드리지 않았더라도 내일, 모레, 심지어 글피라도 찾아가서 홍문과 제대로 한 판 붙었을 거예요!""미쳤어요?!" 유미경은 충격을 받으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당신이 비즈니스를 잘하고 있는 와중에 왜 홍문을 건드리겠다는 거예요?! 홍문이 어떤 조직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예요? 홍콩에서는 아무리 돈 많은 재벌이라도 홍문에 맞서지 못해요. 그런 짓을 했다간 목숨을 잃는다고요!"시후는 유미경에게 자신이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에 성도민에게 받은 자료를 이미 다 봤다는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