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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7장

갑작스러운 강추위로 밤사이 서울 경기권의 기온이 뚝 떨어졌고, 하늘에서는 다시 함박눈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시후의 휴대폰 화면에 오늘 밤부터 내일 낮까지 폭설 경보가 발령된다는 알림이 떴다. 얇은 겉옷만 걸치고 발코니로 걸어 나온 시후의 머릿속은 온통 부모님의 묘소를 찾는 일로 가득했다.

이제 드디어 부모님의 묘소를 찾을 수 있다. 그에게는 18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숙제 같던 일이었는데, 시후는 이 일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목에 가시가 걸린 듯 불편했다.

흩날리는 눈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문득 뒤에서 은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시후 오빠~ 왜 이렇게 얇게 입고 발코니에 서 있는 거야? 감기 걸릴라~”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은서는 어느새 방에 들어와 발코니 입구에 와 있었다. 은서는 서둘러 설명했다. "아 참! 미안해 오빠. 아까 노크를 했는데 계속 대답이 없어서.. 그냥 문을 열고 들어와 버렸어.”

시후는 빙긋 웃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 괜찮아. 그런데, 왜 이렇게 나에게 공손하게 대하냐?”

은서의 아름다운 얼굴에 갑자기 두 송이 붉은 꽃이 피어올랐다. 그녀는 시후에게 다가가 "시후 오빠, 방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어?"라고 물었다.

“그냥.. 뭐.. 옛날 일들..?”

은서는 시후의 손을 살짝 부드럽게 쓰다듬은 후, 놓지 않고 말했다. "시후 오빠.. 우리 아빠의 생명을 구해줘서 정말 정말 고마워.. 이건 다 오빠 덕분이야..!”

시후는 진심으로 말했다. "은서야, 아저씨는 우리 아버지의 좋은 형제이자, 내가 존경하는 분이셔. 그러니 아저씨의 병이 심각해지는 걸 두고 볼 수만은 없었어. 내가 능력이 없었다면 어쩔 수 없지만, 능력이 있다면 당연히 도와야 하는 거지.”

"응!" 은서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시후 오빠, 이번에 온 김에 여기에 며칠이나 있을 수 있어? 설마 내일 우리 아빠랑 이사회에 참석한 뒤에 부모님 성묘를 마치고 곧바로 돌아가는 건 아니지..?”라고 물었다.

"모레 개인적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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