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정의 확신에 가득 찬 이야기가 끝나자, 회의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안도감과 함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해졌고, 몇몇 사람들은 심지어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치기까지 했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박수를 치는 것이 아닌가? 주주들은 사실 Koreana 그룹의 항해에 함께하기로 결정한 것은 결국 개인적으로 돈을 벌기 위한 것이지, 어떠한 음모나 파벌싸움에 발을 들이려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들은 그저 자신들이 돈을 가장 잘 벌 수 있도록 이끌 사람을 따르고 싶을 뿐이었다. 게다가 고선우 회장에게는 기적이 일어났고, 중병까지 완쾌되었다고 하는데.. 왜 계속 그를 지지하지 않겠는가? 자신에게 돈을 벌어다 준다는데??고우정과 고예강의 표정은 삽시간에 어두워졌다. 이렇게 오랫동안 치밀하게 준비해왔던 계획이.. 이렇게 수면 위로 드러나기도 전에 물거품이 된다고..? 이건 참을 수 없는 일이다! 이건 바로 수십 년 동안 산 속에서 도를 닦고 무술을 연마하다가 이제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하여 하산한 뒤에, 무술 고수를 만났는데 한 방에 KO패를 당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두 사람이 받은 타격은 그야말로 엄청났다.하지만 고우정은 여전히 패배를 인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단호한 목소리로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형님! 지금 여기에 힘들게 모인 사람들을 놀리는 겁니까? 말기 췌장암이 어떻게 치료가 된다는 겁니까?? 아무리 회장이라도 그렇지.. 우리가 무슨 세 살짜리 어린애라고 생각하는 거요?!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이 병으로 목숨을 잃었어요! 그런데 형님은 이렇게 고약한 병에서 완쾌가 되었다니..! 누가 믿겠습니까? 만약 형님이 모두를 속인다면, 결국에는 투자자들이 다 알게 된다고요! 그럼 우리 그룹의 주가는 신뢰를 완전히 잃게 될 것이고, 폭락할 거예요!!!”고선우는 화를 내지 않고 의자를 빙글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서서 미소 지었다. "고우정 대표님, 두 눈으로 좀 봐요.. 지금 내 상태가 안 좋아 보입니까?”고우정은 막무가내로 입을 삐죽거리며 불
고우정은 맏형이 이렇게 쉽게 자신의 요구에 응하자, 더 이상 시비를 걸 이유를 찾기도 어려워 이를 악물었다. "좋아! 그럼 형의 건강검진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거야! 형이 아직 완쾌되지 않았다면, 나는 형이 회장직을 계속 수행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 그러니 형은 회장직을 건강한 사람에게 넘겨야 한다고!”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던 시후는 이때 비웃으며 입을 뗐다. "만약 회장 자리에 건강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면.. 당신과 당신의 막내 동생 모두 그 요구에 부합하지 않을 것 같은데..?”고우정은 짜증난다는 듯 소리쳤다. “어이! 너는 제발 그만 좀 나대! 내 몸은 굉장히 건강하니까!”"그래요?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당신은 이제 더 이상 아이를 못 만들 텐데..??? 불임이지 않아요? 출산 능력도 없는 사람이.. 과연 건강하다고 말할 자격이 있을까요? 그럼 당신에게는 더 이상 성기능이 중요하지 않다는 거네요..?”고우정은 성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인해 잔뜩 분노했는데, 아마 이 회의가 아니었다면 이미 시후와 진작에 한 판 했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시후에게 말을 걸지 않은 건, 지금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는 일을 최우선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자신이 은시후를 불러 내기도 전에, 이 건방진 자식이 알아서 자신에게 시비를 걸어 대는 바람에 그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소리쳤다. "어이 은시후! 나는 이미 네 뒷조사를 다 했어! 네 놈이 누구인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 어디 건방지게 내 앞에서 뭐라도 되는 척하는 거야?! 너, 작은 회사의 데릴 사위라며?!”고우정이 폭발하자 고예강도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쳤다. "그래 은시후!! 이 개 같은 자식!! 너 무슨 짓을 한 거야?? 만약 네가 우리를 정상으로 돌려놓지 않는다면, 우리가 너에게 복수하더라도 뭐라고 지껄이지 마! 알겠어?! 그리고 우리 형이 널 보호한다고 해도 소용없을 거다!!”회의실에서 가장 끝에 앉아 있던 고수빈, 고은광은 은시후에 대한 분
"네 놈이 누구인지 내가 알아야 하나?!" 고우정은 시후의 싸움 실력을 보고는 주눅이 들었지만, 시후가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에는 별 다른 반응 없이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아~ 그래..? 내가 네 놈이 누구인지 궁금은 하더라고? 얼마나 별 것 아닌지는 알아야 할 것 아니야? 그래서 네 놈의 내막을 진작에 조사 했어~~ 듣자 하니.. WS 그룹인가 W.C인가 뭔가 하는 곳의 데릴 사위라며?! 그런 별 것도 아닌 집안에 얹혀사는 놈 주제에 어~디 감히 건방지게 굴어?!”"맞아 맞아!!" 고예강도 옆에서 냉랭한 표정으로 거들었다. "사실, 잘 나간다는 대기업들 몇 개 합쳐 놓아도 우리 Koreana 그룹의 절반도 안 된다는 거.. 알고 있지..?” 고예강의 이 말은 다소 오만하고, 과장된 측면이 있었지만 사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경기도는 많은 대기업들이 공장을 지었고, 서울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물자 조달, 해외 교류 측면에서 다른 지방에 비해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경기도 토박이 기업 중 최근 많은 돈을 벌어 점점 규모가 커지는 대기업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는 추세였다. Koreana 그룹도 이와 같았다. 시후가 교류하는 이룸 그룹은 서울에서 잘 나가는 대기업이기는 하지만, 최근 Koreana 그룹의 실적에 비교한다면 쉽게 자신들이 더 뛰어나다고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고예강은 이런 이유로 자신 있게 건방진 말을 내뱉은 것이다.시후는 그러자 싱긋 웃음지었다. "음.. 그런가요? 내가 그런 보잘것없는 회사의 데릴 사위일 뿐이라면.. 대체 어떻게 고선우 회장님을 만날 수 있었을까요?”고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두 동생과 두 조카를 보며 말없이 미소 지었다.그러자 고우정은 콧방귀를 뀌었다. “네가 풍수로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꾼 놈이니까 그렇지~! 네가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지, 우리가 다~~ 알아봤다고!” 고우정은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시후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네가 말이야..! 서울에서 돈 좀 있다는 대표들을
형의 마지막 질문을 듣고, 그는 무의식적으로 답했다. "기억하지. 은서준이었던 것 같은데..? 그 이름.. 당시에 LCS 그룹에서 제일 유명했지!" 이렇게 말한 뒤, 그는 순식간에 온 몸이 감전된 듯 충격을 받았고, 두 눈이 극도로 커지면서 시후를 계속해서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20살 정도 차이나는 두 인물의 모습이 겹쳐졌다..! 그는 그제서야, 눈앞에 서 있는 이 기세 등등한 젊은이가, 당시 은서준이라는 이름의 젊은 청년과 너무나도 닮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저 은시후라는 녀석도 성이 은씨인데다, 형님과 굉장히 가까운 사이였던 것이 떠오르자 그는 벼락에 맞은 듯 몸을 부르르 떨며 시후를 가리켰다. "형님, 그.. 그.. 그! 설마!!! LCS 그룹의 둘째, 준이 형님의 아들이 저 녀석이라고?!!”LCS 그룹 둘째 형님은 바로 시후의 아버지, 은서준을 말하는 것이었다. ‘서준(㥠駿)’이라는 이름은 지혜롭고 뛰어나다는 뜻으로, LCS 그룹에 아들이 생긴다면 용을 타고 날 정도로 뛰어날 것이라는 철학관의 이야기에 따라 심사숙고해서 지은 이름이었다..! 고우정이 기억하는 은서준은 LCS 그룹의 아들 중 둘째로, 비록 장남은 아니지만 능력은 LCS 그룹 내에서 가장 뛰어났다. 젊은 나이임에도 미래를 내다보는 완벽한 사업 전략을 짜서 그의 아버지 은 회장에게 제출한 전설적인 인물이 바로 둘째 아들 은서준이었던 것이다! 은서준은 리더십을 발휘해 그룹에서 대규모 마트 인수 사업에 뛰어들었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인 로스차일드 가문의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러 다니며 마트 인수 사업을 큰 문제없이 마무리 지었다.그 일 후에, 수많은 재벌 2세들은 은서준을 인생의 우상으로 삼았고, 자식이 있는 재벌들은, 자신들의 아이들이 은서준과 같은 능력을 가지기를 간절하게 바랐다. 게다가 딸이 있는 재벌들은 은서준을 일찌감치 사윗감으로 점 찍어 두기도 했다! 라는 말은 당시 혼기가 찬 재벌가 딸들에게 가장 유명하고 인기
은서준의 이름을 언급하면, 그를 알고 있는 많은 재벌가 대표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수많은 재산보다, 강력한 능력으로 그룹을 이끌 수 있는 후계자가 있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업이라는 것은 바로 전쟁터와 같은데, 때때로 사소한 실수가 부대를 전멸시키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부대가 전멸하면 다시 복구하기에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것은 많은 재벌가들이 생겼다 사라지게 되는 이유이기도 했다. 한 집안이 영원히 자손 대대로 번영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돈이 수중에 있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룹에서 얼마나 능력 있는 후계자를 얻을 수 있는 지였다!오늘날 LCS 그룹의 번영은 바로 20년 전 은서준이 다져 놓은 견고한 토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사람들은 은서준을 기억하고, 마음 속의 우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시후는 고우정과 고예강 형제가 아버지의 이름을 듣고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을 줄 몰랐고, 두 사람의 공손한 모습이 가식적인 것이 아님을 보고 분노도 조금씩 누그러졌다.그 때, 고우정이 고개를 돌려 아들 고수빈과 조카 고은광을 보며 외쳤다. "너희 둘! 빨리 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하지 못해?!”고수빈은 이미 알아차렸다. 그는 은서준의 소문을 많이 듣지 못했지만, 은시후가 LCS 그룹의 후손이라는 것은 짐작했다. Koreana 그룹과 LCS 그룹은 모두 한국의 재벌가 중 하나지만, 그 차이는 굉장히 크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런 우스갯소리도 돌고 있었는데, 그건 바로 “Koreana 그룹은 사실 LCS 그룹과 LH그룹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 불과하다.”라는 말이었다. 그러니 결국 아무리 고선우, 고우정, 고예강 형제 세 사람이 힘을 합친다고 해도, LCS 그룹 앞에서는 그저 하룻강아지일 뿐이었다.게다가 그룹의 맏이인 고선우 회장은 이미 은시후와 같은 편에 서 있었다. 그러니 고수빈은 자신의 아버지 고우정과 작은 아버지 고예강 형제가 맏형에게 등을
그러자 고예강 역시도 재빨리 잘못을 인정했다. "형님!! 저도 둘째 형님처럼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어떤 분부가 있으시면, 앞뒤 안 가리고 무조건 형님 말을 들을 겁니다!!”고선우의 표정에는 실망과 망설임이 함께 했다. 사실, 고선우는 둘째, 셋째 동생이 이렇게 빨리 저항을 포기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들이 끝까지 완강히 저항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 시후와 그의 아버지 은서준의 신분이 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모양이었다. 그래서 고선우는 단숨에 승리를 거두었고, 두 동생 모두에게 잘못을 인정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고민하지 않았기에 망설여졌다.그 때, 시후가 적막을 깨뜨리고 입을 열었다. "잘못을 인정하고 싶다면 적어도 성의 표현은 하셔야 하지 않겠어요? 제가 비록 남이기는 하지만.. 여기서 작은 제안을 할 테니 한 번 들어보시죠?”고선우는 황급히 말했다. “시후야 좋은 계획이 있니? 한 번 말해볼래?”시후는 미소를 지었다. "아저씨, 네 사람 모두 같은 피가 섞인 혈육 아닙니까? 제가 보기에 잘못을 알고 고치려고 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고우정과 고예강은 이 말을 듣자마자 기뻐하며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형님! 우리 모두 피 섞인 친형제 아니겠습니까? 핏줄의 정과 우리 모두 진심으로 뉘우친 것을 생각해서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시후는 "일단 조급해하지 마세요 다들. 지금 용서를 빌기는 했지만, 이건 조건부입니다.”라며 모두를 진정시켰다.고우정은 당연히 시후가 이렇게 쉽게 자신들을 용서할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여기에는 반드시 다른 조건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련님, 말씀하세요!"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둘 다 Koreana 그룹의 주주이기에 그룹의 주식을 가지고 있죠. 그러니 회장님을 따르고 싶다면 더욱 더 강하게 결속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 의견은 바로 두 분의 손에 있는 모든 주식에 해당하는 투표권을 영구적으로 회장님께 양도하는 겁니다.” 사실
지금 고우정은 누구보다 마음이 아팠다. 은시후의 말은 형님을 돕기 위해서 자신이 지금껏 모아왔던 무기들을 모두 버리고 무장 해제시키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사실 기업은 직원이 몇 명이고 부서가 몇 개로 나눠져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의 회사에서 얼마나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지분에 상응하는 투표권은 사내 권력과 이익을 얻기 위한 무기와 다름없다. 그러니 고우정에게 지금 투표권을 다 내놓으라는 것은 무기를 바닥에 다 내려 놓으라는 것으로 저항 가능성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솔직히 말해서, 고우정은 이렇게 남에게 통제 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그는 어쩔 수가 없었다. 동의하지 않는다면..? 동의하지 않더라도 어쩔 수는 없다. 형이 지금 건강이 회복되고 있으며 옆에서는 은시후가 보조하고 있으니.. 자신은 전혀 상대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 은시후는 아직 손 위에서 자신을 가지고 놀고 있으니, 만약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는 아마 다른 방법으로 음모를 꾸며 자신을 제거하려 들겠지.. 아마도 그때는 총을 반납하라는 말 없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 버릴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자 그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도련님, 당신의 제안에 동의하며.. 모든 투표권을 내놓겠습니다.”고예강은 둘째 형님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고예강은 나약하고 줏대도 없는 편이었다. 그는 딱히 이 상황에 대해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어쨌든 이 일은 둘째 형님과 함께 시작한 것이니, 당연히 둘째 형님과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고예강 역시도 급히 "도련님, 저도 문제없습니다!"라고 말했다.시후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고선우에게 "아저씨, 그렇다면 변호사를 불러 양도 합의서를 작성하게 하시죠. 합의서에 서명한 뒤에 마침 기자회견이 있으니, 이 일을 대중에게 알릴 수 있을 거예요. 음.. 지금 11시가 넘었으니, 빨리 움직이시면 12시 반 정도
그럼 다들 이런 내시 노릇을 계속 할 수밖에 없다고??! 이런 날이 언제까지 계속된다는 거야!!? 하지만 시후가 이렇게 말했으니, 다들 감히 그의 뜻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의 기분을 건드려서 건강을 바로 회복하지도 못하고 평생 이렇게 살게 될 것이고, 그럼 완전히 망하는 게 아닌가? 그러자 고우정은 "도련님 걱정 마세요~ 제가 꼭 기분 나쁘지 않게 잘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다들 일어나시죠. 법무팀 분들이 지금 이 상황을 보면 꽤나 당황할 겁니다.”네 사람은 그 말을 듣고서야 자리에서 일어섰다.이어 시후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 참, 제가 먼저 제 신분을 외부에 알리기 전까지는 네 사람 모두 제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만약.. 제 이야기가 밖으로 새어 나간다면, 결코 용서하지 않겠습니다.”고우정은 자신이 시후를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LCS 그룹의 도련님일 뿐만 아니라, 맏형도 옆에서 버티고 있었고, 더 중요한 것은 네 사람의 생식능력을 시후가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을 때려죽인다고 하더라도 결코 시후에게 미움 살 짓을 쉽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어휴~ 안심하셔도 됩니다. 절대로 외부에 단 한 마디도 누설하지 않을 테니까요!"나머지 세 명도 고개를 끄덕이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시후는 그들의 태도가 진심이라는 걸 느끼고 그제서야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리고는 고선우에게 부탁했다. "회장님, 이따가 기자회견에서 저는 기자석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요.”고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따가 비서에게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해둘게."조금 뒤, 법무팀 직원 10여 명이 한꺼번에 회의실로 도착했다. 이들은 모두 국내 최고의 변호사이자 법조인이며, 그들은 자신의 전문 능력을 사용하여 Koreana 그룹 전체의 법적 권익을 보호하는 최고의 엘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