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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장

게다가 신 회장은 나이가 많았기에 고지식한 사고를 가지고 있었고 굉장히 보수적이었다. 그래서 신 회장은 홍라연과 같은 정조를 지키지 않는 천한 여자는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의사는 이 광경을 보고 놀라 멍하니 옆에서 소리쳤다. "그만하세요! 그만 두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합니다!!” 두 사람이 꿈쩍도 하지 않고 계속 홍라연을 구타하자 의사는 고개를 돌려 혜빈과 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두 사람은 엄마가 맞고 있는데 가만히 있어요?!!”

하지만 두 사람은 옆에서 냉담한 눈빛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정상적이라면 엄마가 맞는 것을 지켜볼 수 없을 것이고, 설령 부부싸움이 벌어지더라도 자녀가 마땅히 화해를 위해 나설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너무 특수했다. 어머니가 밖에서 오래 지내다가 돌아와서 갑자기 남의 아이를 임신해왔다는 것을 들으니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너무 쪽팔린 일이었다. 요즘 자녀들은 대부분 이기적이고 자기 자신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혜빈과 혜준은 이런 이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홍라연이 그들을 창피하게 만들자, 자신의 어머니가 어떤 고충을 겪었는지 전혀 상관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엄마가 그저 부끄러웠다.

홍라연은 폭행을 당하며 고통을 호소했고, 신 회장과 김창곤의 독설을 참아내며, 자식들의 창피하다는 눈빛을 받아냈다.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아파왔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자신을 향한 아들딸의 차가운 시선을 느끼자 그녀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어디서 힘이 났는지도 모른 채 그녀는 자신을 에워싸고 있던 두 사람을 밀어내며 분노했다. “그만해! 뭐 어쩌라고? 내가 은시후한테 당한 건 생각해봤어? 내가 그 지옥 같은 공사판에서 매일 먹고, 잠도 충분히 못 자고, 육체 노동도 하고, 구타도 당했는데 그건 생각이나 해봤냐고!!?" 홍라연은 감정이 격해져 날카롭게 소리쳤다. "내가 그 건설 관리자의 요청을 승낙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살아남지 못했어!! 나는 그곳에서 죽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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