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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여자는 상황을 살피더니 핑계를 대고 자리를 비켰다.

서준혁은 마음속의 감정을 억누르며 천천히 시선을 자두에게 돌렸다. 지난 3일 동안 그는 매일 병원에서의 장면을 수없이 떠올렸다.

그는 자두의 "엄마"라는 소리에 신유리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것을 들었다.

그 장면은 매일 밤 그의 꿈에 나타났다. 눈을 감기만 하면 신유리와 자두가 나타났다.

심지어 자두가 그를 "아빠"라고 부르는 꿈까지 꿨다.

서준혁은 술을 좋아하지 않는 데다가 술에 취한 사람들을 극도로 싫어했다.

하지만 그 "아빠"라는 소리를 꿈속에서라도 더 듣기 위해 그는 3일 동안 연속 술에 취해 있었다. 잠들기만 하면 다시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그 꿈을 바라게 되었다.

서준혁은 자신이 지금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터무니없는 가능성 때문에 자신을 이렇게까지 몰아넣은 것이었다.

그는 신유리를 바라보며 눈빛에 자신도 눈치채지 못한 기대감을 담았다. 하지만 신유리는 가벼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모르는 사이인 것처럼 두 걸음 물러서더니 차갑게 뱉었다.

“할 말이 있으면 빨리 해.”

서준혁은 말했다.

“일단 호텔로 데려다줄게.”

“그럴 필요 없어.”

신유리는 약간의 불편함을 느끼며 하늘을 쳐다보자 금방이라도 비 올 것 같아 짜증 내며 말했다.

“시간 낭비하지 말고 빨리 말해. 비 올 것 같아.”

서준혁은 고집스럽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데려다줄게.”

“필요 없다고 했잖아. 못 알아듣겠어?”

신유리의 품에 안겨 있던 자두는 그들의 대화에 깼는지 몇 번 뒤척이는 바람에 신유리는 끝내 인내심을 잃었다.

그녀는 서준혁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네가 무슨 물음을 물어보든 난 전혀 관심 없고 그 물음에 대답할 의무도 없어. 우린 이제 아무런 사이도 아니니까 다시는 날 방해하지 마. 정말 짜증 나.”

신유리는 이렇게까지 말하면 서준혁처럼 자존심 강한 사람은 당연히 자리를 떠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예상과 달리 서준혁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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