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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1화

정한나는 그녀가 여기서 배달 일을 하는 걸 알게 된 이후로 일부러 윤이 식당에 배달을 시켰다. 임유진도 그런 그녀의 속셈을 훤히 알고 있다.

“왜요? 주문에 무슨 문제 있어요?”

카운터에 있던 탁유미가 물었다.

“아니요.”

임유진은 가볍게 웃으며 배달 음식을 들고 스쿠터로 걸어갔다. 그녀는 음식을 스쿠터에 싣고 로펌 방향으로 출발했다.

임유진이 배달 음식을 들고 로펌으로 걸어오자 정한나는 활짝 웃으며 반겨주었다.

“어머, 유진 씨, 이거 죄송해서 어쩌죠. 또 유진 씨 번거롭게 굴었네요.”

“번거로울 거 없어요. 제 일인데요 뭘.”

임유진이 담담하게 말하며 음식을 그녀에게 건넸다.

다만 정한나는 음식을 받은 게 아니라 갑자기 그녀를 이끌고 로펌으로 들어오더니 모든 직원들을 향해 말했다.

“자, 여러분, 이분이 바로 방금 제가 말씀드린 사례의 당사자이자 우리 로펌의 옛 동료 임유진 씨입니다.”

순간 모든 이의 시선이 임유진에게 쏠렸다.

임유진은 불쑥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정한나는 가식적인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

“다름이 아니라 요즘 제가 신인들에게 업무를 가르치는 중이거든요. 유진 씨도 알다시피 가장 좋은 방법은 전에 논란이 됐던 사건들을 꺼내서 다 함께 토론하는 거잖아요. 지금 막 유진 씨 그해 사건을 얘기하고 있었는데 재판 기록이나 사건 진술을 보는 것보다 당사자인 유진 씨가 직접 말씀드리는 게 훨씬 효과가 있을 것 같아요.”

정한나는 다정하게 임유진의 손까지 잡았다.

“유진 씨 설마 거절하려는 건 아니죠? 그해 재판에서 그토록 억울하다고 하더니 지금 다시 말해보세요. 혹시 알아요. 다 같이 뜻을 모으면 어디에 허점이 있었는지, 어떤 단서를 놓쳤는지 찾아낼 수도 있잖아요. 우리가 유진 씨 사건을 뒤집을 수 있다고요.”

임유진은 손발이 차갑게 식었다. 정한나의 매 한마디가 날카로운 칼이 되어 그녀의 아픈 상처를 모질게 찔렀다!

뜻을 모아? 허점과 단서? 사건을 뒤집어?

마냥 가소로울 따름이다!

그해 임유진이 사고 났을 때, 진짜 도움이 필요했을 때 정한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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