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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강지혁이 대답했다.

“기왕 물은 거 다 말해줄게.”

그가 지금 안 알려줘도 날이 지나면 임유진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이 일은 S 시 상류층에서 더이상 비밀이 아니니까.

남들에게 전해 듣는 것보단 그래도 강지혁이 직접 알려주는 게 낫다.

“강현수가 사람 한 명 찾고 있는 거 맞아. 어릴 때 알고 지낸 여자아이인데 줄곧 못 찾았어. 여태껏 만난 여자친구들도 어쩌면 그 아이의 대체품일지도 몰라. 주인을 못 찾으니 무언가로 대체하고 싶었나 보지.”

강지혁은 말하면서 임유진의 반응을 살폈다.

그녀는 미간을 살짝 구겼다.

“그러니까 강현수 씨가 한 여자아이의 대타를 찾는다고?”

“강현수가 만난 여자친구들은 그 아이랑 은근 닮은 점이 많아.”

“하지만 결국 현수 씨가 찾는 사람이 아니잖아. 이렇게 끊임없이 대체품을 찾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그녀가 물었다.

“집념이 너무 깊어서 혹은 인제 절망의 수준에 다다라서? 강현수도 이젠 그해 그 소녀를 찾을 거란 희망을 잃은 것 같아.”

강지혁이 문득 화제를 돌렸다.

“누나가 만약 그 소녀였다면, 줄곧 누나를 찾아 헤매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

임유진은 흠칫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도 이런 가설을 해봤으니까.

“감동 받고 그 사람 곁으로 돌아갈 거야?”

강지혁이 물었다. 그는 평소보다 더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마치 최면하는 것처럼 그녀의 진실한 답변을 유도했다.

“아닐걸.”

임유진이 말했다.

“네 말처럼 단지 집념 때문이지 진짜 그 소녀를 깊이 사랑해서 그런 게 아닐 수 있잖아. 게다가 두 사람은 아주 어릴 때 만났다며? 어릴 때 감정이 깊으면 얼마나 깊겠어?”

“정말?”

강지혁이 되물었다.

“무조건 누나여야만 한다면?”

임유진은 실소를 터트렸다.

“그렇다고 나도 무조건 그 사람한테 가야 해? 더욱이 난 이미 네가 있어. 내가 원한다 해도 네가 안 놓아주겠지.”

“맞아. 누나 곁엔 이미 내가 있어...”

강지혁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나야 당연히 누나 안 놓아주지. 아무한테도 누나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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